빕스에서 물 잘못 마시면 "병원 간다?"
빕스에서 물 잘못 마시면 "병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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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레스토랑 ‘빕스’ 고객이 병원 가야했던 사연

▲ CJ계열사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빕스에서 물 대신 금속세척제를 내와 손님을 병원으로 보내는 사고가 벌어졌다.
CJ그룹 계열사 운영하는 패밀리레스토랑 빕스(VIPS)에서 마실 물 대신 금속세정제를 내와 고객이 병원에 실려 가는 어이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 김모씨 가족은 2월15일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경기도 부천 모 지점의 빕스를 찾았다. 문제는 여직원 A씨가 서빙해온 물 컵이었다. 당시 컵에 든 것은 물이 아닌 금속세척제였다. 금속세척제는 다량을 섭취할 경우, 식도를 태우는 것은 물론이고 장기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물질이다.

갈증 때문에 물인 줄 알고 마신 딸 B양은 이상을 호소했고 이상하게 생각한 김씨는 해당 컵을 맛 보고야 화학물질임을 알게 됐다. 결국 B양은 급하게 인근 대학병원에서 위세척을 받고 입원하는 등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B양은 큰 이상 탈이 없었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빕스도 발 빠르게 일을 처리하기는커녕 방관했다는 빈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씨는 “빕스 측에서는 딸이 마신 것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고 숨기려고만 했다”면서 “심지어 위급한 상황일 수도 있었는데 응급조치나 병원 물색도 하지 않았다”라고 토로했다.
김씨는 결국 경찰에 사건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종업원 박씨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세척제의 성분 분석과 빕스 측의 관리소홀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가 정수기 옆에 컵에 담겨있던 금속세척제 확인도 안하고 김씨 가족에게 제공하면서 불거진 사고였다. 하지만 CJ그룹 측은 적극적인 사고 해결은커녕 사건 축소에 급급해 거짓해명까지 일삼고 있다.

▲ 김씨 가족이 경찰에서 가서야 확인할 수있었던 금속세척제.
지난 4월3일 CJ그룹 관계자는 공식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빕스에서 사건 초기에 대응을 잘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김씨가 너무 터무니없는 금액을 요구해 와서 들어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즉, 피해자가 2월 사건을 지금 거론한다는 것은 돈 요구에 응하지 않자 유포시켰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취재결과 이 같은 CJ그룹의 입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한번도 합의금이나 보상금 얘기를 꺼낸 적 없었고 오히려 CJ 측에서 주겠다는 합의금도 거절했다”면서 “그럼에도 우리 가족이 돈을 요구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분개했다. 오히려 혼자 돈을 받고 침묵하는 것은 사회적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것이 김씨의 말이다.
CJ푸드빌 관계자도 “김씨는 돈을 요구해온 적이 한번도 없었다”면서 “빕스에서 잘못한 사건이어서 무조건 사과를 드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의 해명과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던 것.

그렇다면 CJ그룹의 입장은 어떻게 나온 것일까. CJ그룹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을 한 뒤에야 “일반적인 경우에 그렇다는 것”이라며 “사실은 돈을 요구하지 않았다”라고 공식입장을 번복했다. 소비자 폭로를 의도적으로 불순하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었는지 의심스런 대목이다.

현재 김씨는 사건 이후 “딸이 배가 아프다고 호소할 때면 섬뜩섬뜩 하다”고 한다. 그는 “배가 아픈 것이 꼭 빕스 때문이라고 할 수 없지만 후유증이 아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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