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주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김모(63·여)씨 등 50∼60대 주부 4명은 서울 강남에서 꽤 이름이 난 개인 펀드투자 상담사를 두 차례나 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펀드에 투자했다가 주가 하락으로 큰 손해를 보자 해결사를 고용해 펀드상담사를 납치하고 돈까지 뜯어냈다는 것이다.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서울 서초동에서 펀드투자상담사 김모(49)씨가 납치당한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김씨는 ‘주식귀재’로 알려진 프리랜서 상담사. 납치 주동자는 9달전 김씨를 믿고 3억여원을 투자했던 주부들이다.
이들 주부는 투자금액 3000만원당 매달 100만원 이상 수익을 보장하자 남편들 몰래 투자했지만 몇 달 후 주가폭락으로 투자금 대부분을 날리게 됐다. 그러자 김씨가 뒷주머니를 차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동자 김씨의 초등학교 동창인 홍모(64)씨 등 6명에게 해결사 역할을 부탁했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렌터카에 태워 김씨를 납치한 뒤 2박3일 동안 경기 일대 야산과 바닷가 등으로 끌고 다니며 김 씨로부터 8050만원을 뺐었다. 김씨가 원금마저 돌려주지 않자 해결사를 데리고 나타난 것이다.
납치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 1월에 납치를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치자 2월 또 다시 김씨는 납치했다. 투자원금을 마저 받아야겠다는 게 그 이유였다. 납치를 한 이들은 7박8일동안 서울과 광명일대 모텔에 감금하면서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살려주지 않겠다”며 폭행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주동자 김씨와 해결사 홍씨 등 2명을 구속했다. 또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주부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