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자. 참자. 참자. 참을 인(忍)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하지 않던가. 참자. 참자. 또 참자. 얼마나 참을성이 많은 백성들인가. 일제 36년도 견뎠다. 박정희 독재도 견뎠다. 전두환 독재도 참았다. 그러니 또 참자.
그러나 목젖까지 올라 온 한 마디를 참기가 왜 이리 힘 든단 말인가. 버리자. 인내의 미덕을 버리자. 이번 한번만 버리자. 속 시원하게 욕이라도 한 마디 하자.
그러나 또 참아야지. 언제는 우리가 할 말 하고 살았더냐. 터지고 깨지고 밟혀도 입 다물고 살지 않았더냐. 울화가 치밀어 미쳐 날 뛰다 죽는다 해도 눈물 흘려줄 놈 없다. 참아야지 별수 있는가. 국민은 참으라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더냐.
대 놓고 욕을 못한다 해도 그 욕을 듣지 않아도 국민들은 알 것이다. 무슨 욕을 하고 싶었는지 속으로 무슨 욕을 했는지 많은 국민들이 알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잘난 신문들의 쓰는 말에 인면수심(人面獸心)이란 말이 있다.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라고도 한다.
요즘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잠을 못 잔다. 이래서 무자식 상팔자라고 하는가. 할 말이 없다. 어른들이 무슨 말을 한단 말인가.
정몽준 후보가 넙죽 엎드려 절을 한다. 표를 달라는 절인가. 아니다. 잘못을 비는 절이다. 성희롱 했다고 용서를 비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돈 많은 재벌중의 하나인 정몽준이 왜 석고대죄 하듯 코가 땅에 닫도록 사과의 절을 했는가. 왜 방송에서 잘못을 비는가.
취재하는 MBC의 여기자를 성희롱했다는 것이다. 절대로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정몽준은 직접 MBC를 찾아와 사과를 했다. 거짓 사과인가. ‘인파에 밀려 본의 아니게 얼굴을 건드렸다’고 한 사실과 다른 해명도 즉각 정정하겠다"고 말했다.
“며칠동안 잠을 못 자 피곤한 상태에서 기자의 뺨을 건드려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끼게 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백주 대낮에, 수백 명이 몰려 있던 연설회 장소에서, 더구나 부인이 옆에 있는 상황에서 표를 얻으러 나온 후보자가 성희롱을 한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 무리한 얘기라던 정몽준이 사과를 했다.
아니라고 잡아떼던 정몽준은 당시 촬영화면을 공개하겠다는 말에 손을 들었다. MBC와 여기자에게 공식 사과했고 MBC는 이를 받아들였다.
MBC는 관대하게 받아드렸다. 단신으로 처리했다. 하해 같은 은혜를 베푼 것이다. “죄 없는 자 돌로 쳐라”인가. 착하다.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자신의 행위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직접 찾아와 당사자와 MBC에 공식 사과하라. 후보직은 물론 국회의원 후보도 즉각 사퇴하라"던 MBC 노조는 그냥 가만히 있을 것인가. 만족하단 말인가.
정몽준이나 MBC나 자기 판단대로 산다. 언론이고 감시견이고 다 그렇게 되어 있다. 국민은 구역질이나 하고 욕이나 하면서 살면 된다.
이제 정몽준 얘기는 끊자. 거론할 대상이나 되는가. 숙명처럼 지녀 온 인내의 미덕을 발휘하자.
‘행복한 눈물’이 있다.’ 그냥 눈물이 아니다. 2002년 11월 13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86억5000만원에 낙찰 받은 황금눈물이다.
하느님의 그림인가. 아니다. ‘리히텐슈타인’이라는 화가의 그림이다. 한 여성이 눈물을 흘리며 웃고 있는 만화 이미지의 96.5㎝ 그림이다. 참 많이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그래서 더욱 행복해 보이는 눈물의 그림이다.
그런데 행복 뒤에 불행이라니. 삼성특검이라는 게 진행 중이다. 하여튼 ‘행복한 그림’은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렸고 그래서 재수가 없었는지 홍라희 여사가 검찰에 출두했다. 불행한 눈물이 되는가.
왜? 왜 홍라희 여사가 우아한 모습을 특검청사에 나타냈는가. 국민은 모른다.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른다.
홍라희 여사께서도 입을 다물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은 그냥 마음속으로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다만 엄청나게 비싼 ‘행복한 눈물’을 TV를 통해 보면서 왜 나는 ‘불행한 눈물’을 흘리며 살아야 할까 한탄을 하는 국민들도 있을 것이다.
홍라희 여사는 잔잔한 미소를 흘리며 특검에 나왔다. 그렇게 우아할 수가 없다. 아마 취재하는 기자들도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홍라희 여사가 무슨 죄가 있어서 특검에 나오느냐는 소리도 있을 것이다. 내 돈 가지고 그림을 사는데 왜 시비냐는 것이다.
“그림을 무척 사랑한다. 돈도 있고 마음에 드는 그림이라 샀다. 이 나라 미술계에 내가 얼마나 공헌한 줄 알지 않느냐. 비싼 돈 내고 세계적 명화를 샀는데, 정말 이 땅이 싫다.” 이렇게 속으로 말할지 모른다.
그럴 수도 있다. “자연을 사랑해서 땅을 샀다”는 여자 장관 내정자도 있지 않았는가. 가진 자가 겪는 수난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이다. 그러나 삼성은 문제가 있다. 무슨 문제인가.
문제가 있으니 삼성특검이라는 것이 열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삼성떡값, 떡 검찰, 비자금, 차명계좌,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이건희 삼성 그룹 회장이 특검에 출두했다. 수 백 명 기자들이 몰렸다. 기자들이 질문을 하자 예상된 대답이 나왔다. “그런 기억 없어요.” “잘 모른다구요.”
비자금 지시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적 없어요”라고 대답했고 삼성을 범죄 집단이라고 생각한다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답했다. 절대로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언론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언론은 이래저래 만신창이다. 조중동이 뭐라고 반응할지 궁금하다.
그러나 아무리 아니다. 모른다고 부인을 해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특검에 소환된 삼성그룹 회장에게는 결고 명예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신은 부와 명예를 함께 주시지 않는가. 그렇지 않다. 부와 명예를 함께 가진 사람들도 많다. 이건희 홍라희 정몽준, 참 돈이 많다. 삼성 그룹회장 이건희는 세계의 부자 반열에 올랐다. 정몽준은 개인 재산이 천문학적이다. 그러나 명예는 어디 있는가.
빌 게이츠는 54조의 재산이 있다고 한다. 그의 기부행위는 유명하다. 존경을 받는다. 헨리 포드도 부와 명예를 함께 누렸다. 포드 재단을 설립하여 교육발전에도 크게 공헌했다.
우리들의 부자들은 어떤가. 이 나라의 재벌은 어떤가. 명예가 있는가. 존경을 받는가. 국민들이 알 것이다. 아니 그들 자신이 더 잘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