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서지마, 우리 아직 건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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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하는 ‘친노그룹’ 속 생존자 누구?

인물이냐 정당이냐 票心은 고민 중, 당선 희박한 수도권 예상외 선전
청와대 출신들 힘겨운 추격전 이어져, 정치개혁 위한 미래 준비 역부족

▲ “한표라도 더” 친노 후보들이 국회 입성을 위해 지역구 곳곳을 뛰고 있다.
통합민주당 창당과정에서 ‘친노’그룹은 상당부분 설 자리를 잃은 것으로 보였지만 민주당 공천 심사 결과 적잖은 ‘친노’ 세력이 살아남았다. 대선 참패 문책론에 따라 생존 여부가 불투명했던 ‘친노그룹’은 오히려 건재를 과시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대선 참패와 당 지지도 하락이 빚은 민주당의 인물난이 이들을 살린 ‘동아줄’이 된 것. 이광철 의원 등 현역 의원 5명이 낙마했지만 인물이 넘쳐난 호남을 비롯해 전 지역에서 10여 명이 공천을 받았다. 이들은 호남권보다 당선 가능성이 낮은 수도권에 몰려있지만 동교동계와 정동영 전 장관 그룹이 치명타를 입은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약진이다. 이들의 활약을 살펴봤다.


18대 총선에 출마한 노무현 사단의 성적표를 보면 이번 총선에서 어느 정도 살아남을 수 있는 지는 미지수다.

3월31일까지 여러 언론, 방송들이 조사한 여론조사를 근거로 ‘친노’그룹의 18대 총선 중간 상황을 보면 현역의원들의 약진과 스타급 무소속 출마자들이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 외 출마자들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친노’그룹 중간 성적표

‘친노’그룹 중 현역 의원은 통합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서울 관악갑의 유기홍 의원이 유일하다. 3월27일 SBS와 조선일보 공동조사 결과를 보면 한나라당 김성식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중이다. 한편 통합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돼 서울 중랑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상수 전 노동부장관 역시 한나라당의 아나운서 출신 유정현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성북을에서는 한나라당 김효재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신계륜 전 사무총장 역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신 후보는 지난달 24일 민주당을 탈당, 성북을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 한 후 현재 20.0%로 26.1%인 김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강서갑 지역에서 4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신기남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의 캠프에서 특보를 지낸 경력을 내세운 한나라당 구상찬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강서갑 지역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4월3일 현재 한나라당 구상찬 후보(35.2%)가 민주당 신기남 (30.4%) 의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으나 신 의원은 지역주민의 오랜 숙원인 ‘화곡 뉴타운 추진’을 내세우며 민심을 움직이고 있다. 특히 유영 전 강서구청장이 신 의원을 지지하고 나서고 있는 상황. 신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구상찬 후보를 누르고 4선 달성과 함께 ‘친노’그룹 중 살아남은 자로 건재를 과시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출마한 한명숙 전 총리의 경우 지난 3월31일 발표된 KBS와 MBC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백성운 후보를 14%p 차이로 리드하고 있다.

1999년 시민단체 출신으로 비교적 늦은 54세에 정계에 입문한 한 후보는 지난 10년간 김대중(DJ)-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성장한 대표적 여성 정치인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정치인 한명숙’과 ‘친노그룹 재평가’라는 열매까지 거머쥘 수 있다

광주·전남의 경우 지난 3월29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광주 북구 갑의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무소속 한화갑 후보와의 대결에서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27일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 강 후보는 54.0%, 한 후보는 16.8%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순천에 출마한 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아직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없지만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빙 지역으로는 시흥갑의 백원우 의원, 성남 수정의 김태년 의원, 구리의 윤호중 의원, 안산 상록갑의 전해철 후보 등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3월31일 발표된 MBC와 KBS의 선거구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남 수정구의 경우 민주당 김태년 후보가 27.6%, 한나라당 신영수 후보가 23.8%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년 후보측은 선거초반 박빙에서 주도권을 차지한 추세를 계속 밀어붙여 본격적인 대세론을 형성해 가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김태년 후보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요인에는 ‘4년 연속 우수국회의원’의 성과와 지역 내 민생현안 해결 실적이 지역 유권자들에게 전달됐기 때문이라 보고 있다.

그 밖에 지역에서는 ‘친노’ 그룹의 성적이 시원하지는 않다 파주의 윤후덕 후보, 부천 소사의 김만수 후보, 인천 부평을의 홍영표 후보와 무소속으로 출마한 고양 덕양갑의 김태경 후보는 힘든 추격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와대 출신들 고전

청와대 출신들의 당선 여부는 관심 집중의 대상이다. 청와대 전 대변인 출신으로 경기 부천 소사에서 통합민주당 간판을 달고 나온 김만수 후보. 그는 부천 소사에서만 벌써 ‘3수’다. 2004년 총선 때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졌고 2006년 재보선에선 차명진 의원에게 패했다.

과연 그가 이번 총선에서 ‘4수’의 딱지를 떼고 금뺏지를 달고 여의도 입성에 성공, ‘친노’세력의 건재함을 보여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4년부터 대통령비서실 업무조정, 기획조정, 정책조정비서관 등을 지내며 노 전 대통령의 정책 방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던 윤후덕 후보 역시 이번 총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MBC와 KBS가 3월31일 116개 지역구 조사결과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72곳에 대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황진하 후보가 43.1%로 19.8%인 윤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통합민주당으로 출마한 강릉의 홍준일 전 청와대 행정관과 속초·고성·양양의 이동기 전 청와대 행정관 역시 힘겨운 추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구 달서갑의 무소속 김충환 전 청와대 행정관, 부산 강서갑의 민주당 전재수 전 청와대 제2부속실장, 그리고 전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경남 양산의 무소속 송인배 후보도 고전에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또한 울산 울주의 무소속 이정훈 전 청와대 행정관, 경남 마산을의 하귀남 전 청와대 행정관, 김해갑의 통합민주당 정영두 전 청와대 비서관 등 청와대 출신들의 고전이 거듭되고 있는 지역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러한 현재의 판세가 지속된다면 생환 가능성이 있는 후보는 10여 명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무현 사단이 구상하는 정치개혁을 위한 미래를 준비하기에는 역부족인 셈이다.

한편 대구 수성을 지역에 무소속으로 과감한 도전장을 내민 유시민 의원은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며 한나라당 주호영 후보와 격차를 좁히고 있다. 필마단기로 고향에 출사표를 던진 유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이른바 ‘노심’(盧心)이었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였다.

주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비서실장,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맡았다. 한동안 이 대통령의 손과 발이자 입이었다. 때문에 대구 수성을 지역은 ‘왕의 남자 빅매치’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이른바 ‘왕(王)의 남자’들의 대결은 지명도와 흥미 측면에서 ‘빅매치’의 하나로 꼽혔다 유 후보가 이번 총선에서 ‘왕의 남자’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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