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전문적인 보험용어 대신 이색적인 상품명을 잇달아 도입해 눈길을 모은다. 예전에는 노후보장, 사망 등 보험의 기능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단어가 상품명에 그대로 반영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보장내용을 간접적으로 설명해주는 상품명으로 보험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친숙하게 한발 다가서기 위한 전략이다. ‘가족사랑’과 ‘언제나 당신 곁에’ 등 배우자 또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 주를 이룬다. 바탕에는 당연히 사활을 건 마케팅 열전이 숨어 있다. <시사신문>이 따라가 봤다.
보험사별 보장 내용 특화시켜 고객 맞춤형 상품 출시
‘견우가 직녀에게’, ‘청춘만세’, ‘언제나 당신 곁에’…. 흡사 영화제목 같은 이런 문구들은 알고 보면 보험사들이 내놓은 상품이다. 질병, 상해, 자동차 등 상품별 보장 사항을 상품명으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고객들에게 친근함과 재미를 동시에 줄 수 있는 상품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보험사들이 이 같은 상품들을 등장 시킨 배경은 단연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함이다. 업계 전반적으로 신계약이 크게 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보장 내용을 전문용어 그대로 사용하는 딱딱한 이미지의 상품들이 약발(?)을 받지 않는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당연히 사활을 건 마케팅 기법이 총 동원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더구나 정보화 시대인 탓에 사업비 문제, 보험금 미지급 문제 등 여러 현안들이 고객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면서 불신감이 커진 것도 한 몫 한다.
친근한 이름으로 다가가기
친근감 있는 튀는 이름으로 이미지 제고는 물론 위기의 순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겠다는 속내가 숨어 있다. 그렇다면 어떤 상품들이 나와 있을까.
흥국쌍용화재의 ‘견우가 직녀에게 주는 사랑보험’은 가족 이름을 사용해 상품명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설계한 대표적인 ‘가족을 위한 선물’ 상품이다. 예를 들어 아빠인 계약자 ‘흥국’씨가 아내인 ‘쌍용’이를 위해 보험을 가입해줄 경우 보험증권에 ‘흥국이가 쌍용이에게 주는 사랑보험’으로 상품명을 정할 수 있다.
당초 모 방송국 인기드라마의 주인공이었던 삼순이와 삼식이의 이름을 따 ‘삼순이가 삼식이에게 주는 사랑보험’으로 지으려 했으나 실제 이름이 있을 수 있어 견우와 직녀로 최종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이름만큼 보장 내용도 튄다. 저렴한 보험료로 상해·질병 배상책임 뿐 아니라 화재로 인한 재산손해, 강도손해까지 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포괄적으로 보장해준다.
흥국쌍용화재 관계자는 “고객이 직접 원하는 상품명을 지어 보험도 선물할 수 있다는 이미지에 초점을 맞췄다”며 “단순한 보험 상품을 넘어 가족사랑을 만들어 선물로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선택구좌에 따라 보장금액과 보험료가 차별화 되는데 적합한 구좌(0.5구좌, 1구좌, 1.5구좌, 2구좌 등 총 4구좌)를 선택, 가입할 수 있다. 특히 계약 한 건당 매월 100원의 사회공익기금을 계약이 유지될 때까지 누적 적립해 조성된 기금으로 초등학교 1학년 및 특수학교 장애 학생 대상 안전 자켓(Safe Jacket) 보급, 교통안전책자 배포 등 ‘우리아이를 위한 안전한 세상 만들기’라는 슬로건 아래 어린이 교통사고예방활동을 전개, 공익적 개념을 실천한다.
동부화재 ‘프로미라이프 100세 청춘보험’은 하나의 보험증권으로 자동차보험은 물론 상해, 질병, 화재손해, 배상 책임 등 일상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을 100세까지 담보하는 통합 상품이다. 부부가 동시에 가입하면 개인별 설계가 가능하고 노후생활 보장이 필요하면 적립금을 노후생활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LIG 손해보험의 ‘엘플라워 청춘만세보험’은 실버보험과 상해보험의 이미지를 살린 상품명으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보장기능을 갖춘 웰빙형 상품이다. ‘노후에도 청춘과 같은 삶을 영위하라’는 의미와 ‘젊은 시절 다양한 사고를 보장한다’는 이중적인 의미를 상품명에 담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남겨진 가족에게 사랑을…
LIG 손해보험 측은 “저렴한 보험료로 다양한 보장을 누릴 수 있는 상해보험 상품으로 기존에 질병 위주의 보험에만 가입해 있어 상해에 대한 추가 보장이 필요하거나 여가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경우, 미처 노후에 대비하지 못한 50~60대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금호생명의 ‘무배당 언제나 당신곁에 Standby 종신보험’은 보장자산을 강화한 종신보험으로 남은 배우자의 생활안정과 위험 보장기능을 특화 시켰다. 기존 종신보험의 개별보장 단점을 보완해 주 피보험자가 살았을 때는 배우자에게 기본 보장을 해주고 주피보험자 사망 시 또는 80% 장해 시에는 보장을 두 배 설계함으로써 보험금뿐만 아니라 실속형 종신보험이다.
동양생명의 ‘수호천사 하늘애 정기보험’은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갑작스런 사고로 가장을 잃은 유가족들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생활자금 (월 200만원)을 지급하는 정기보험이다. 사망원인에 관계없이 기존 정기보험보다 훨씬 더 많은 보험금을 연금처럼 수령할 수 있게 해 남은 가족들의 생활을 보장해주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30세에 가입금액 5천만 원, 70세 만기로 이 상품에 가입하고 35세에 사망했을 경우 유족들에게는 매월 긴급생활비를 포함해 일반 사망시 4억3천만 원, 재해사망일 경우 8억5천만 원을 보험금으로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