섶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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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연대 비례대표 양정례 숨겨진 얼굴

친박연대 비례대표 1번 양정례 당선자를 둘러싼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그가 비례대표가 되기까지의 이력이 허위로 작성됐다는 의혹과 특별당비 논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것. 허위학력 기재와 혼인사실 미기재, “당이 어려워 냈다”는 1억여 원의 특별당비에 관한 의혹과 양 당선자의 재산 관련 의혹까지 쉴 새 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라고 표현될 정도로 갑작스레 정치권으로 뛰어든 양정례 당선자, 그리고 그를 비례대표로 공천한 서청원 대표. 이들의 관계에 대한 의문점도 늘어나고 있는 상태다. 또한 일각에서는 양 당선자의 의혹으로부터 시작된 논란이 친박연대 전체로 빠르게 번졌다는 점에서 외부 개입설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8대 국회 최연소 당선자라는 환희에서 검찰 소환조사의 나락으로 떨어진 양 당선자.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따라가 보자.

친박연대도 모르는 비례대표 1번, 미궁에 빠진 ‘양정례’
서청원, 의혹 집중사격에 “어떠한 불법도 없었다” 해명
양정례-서청원 연결고리 양 당선자 어머니 말고 또 있다
마른 들에 불씨 당긴듯 빠르게 번지는 논란, ‘제3의손’?

18대 국회 최연소 당선자 양정례. 그러나 각종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며 ‘금배지 자진 반납’이 거론될 정도로 궁지에 몰렸다.

조작된 이력?

의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기한 그의 이력이 잘못된 데서 비롯됐다. 양 당선자는 선관위에 공식 경력으로 연세대학교 대학원(법학 석사) 졸업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모임인 ‘새시대 새물결’ 여성청년 간사를 기재했다.

한때 친박연대는 양 당선자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의 전 회장으로 소개했지만 정광용 박사모 회장이 “양씨가 박사모 회장을 사칭했으며 회원으로 가입조차 한 사실이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자 서둘러 해명했다.

친박연대는 “양씨의 후보자 이력서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실수한 것”이라며 당선자의 이력 중 ‘건풍사회복지회 연구관’을 강조, 사회복지 전문가로 내세웠다. 양 당선자도 “박사모 여성 회원으로도 일한 게 아니고 박근혜 전 대표를 뒤에서 지지했다”며 ‘박사모’가 아닌 사조직에서 활동했다고 말했다.

학력도 문제였다. 선관위 자료에는 ‘연세대학교 대학원 졸업’이라고 기재돼 있다. 하지만 양 당선자는 연세대 일반대학원이 아니라 특수대학원인 법무대학원에서 경영법무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던 것.

연세대 관계자는 “법무대학원의 경우 논문을 쓰지 않아도 졸업이 가능해 일반대학원과 차이가 있다”고 말해 같은 석사 학위라도 일반대학원과 법무대학원 학위는 엄연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친박연대가 총선 당시 작성한 ‘비례대표 신청자 명단’에는 양 당선자의 학력이 ‘연세대학교 졸업’으로 적혀있는 것으로 전해져 논란을 부추겼다.

양 당선자는 이에 대해 “오해다. 연세대 법무대학원을 졸업했다. 경영법무가 내 전공”이라고 밝혔다. 허위 학력 의혹 논란이 일자 서청원 공동대표는 “양 당선자가 하버드대나 서울대를 나왔으면 이런 문제를 제기했겠느냐. 지방대를 나와서 그런 오해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심재철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양 당선자가 연세대 원우수첩에 ‘열린우리당 조직특보실 실행위원’이라고 써놨는데 직함 자체가 당시에는 없었다. 선관위 등록 시 미혼이라고 돼 있는데 일부 언론보도에 결혼했다고 나온다. 만일 그렇다면 배우자 재산을 등록해야 하는데 신고누락이고 역시 선거법 위반”이라고 선관위와 검찰에 조사를 요구했다.

다른 경력인 ‘새시대새물결 여성청년 간사 및 건풍사회복지회 연구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단체는 모두 그의 어머니인 김순애(건풍건설 대표)씨가 각각 공동의장과 이사장을 맡고 있는 단체인 것. 김씨는 민자당 중앙상무위원, 자민련 등에서 활동한 인사로 알려졌다.

특히 양 당선자가 내세운 ‘새시대 새물결’ 여성청년 간사는 이 단체에서 공식적으로는 없는 직책이며 건풍사회복지회는 서울시에 어린이집 위탁 운영과 노인급식 지원에 대한 계획서를 냈지만 실적 보고는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비영리 복지법인이 아닌 어린이집이나 노인의 집 등을 위탁 운영해 돈을 버는 사단법인인 것으로 알려지며 ‘사회복지 전문가’ 경력을 무색케 했다.

양정례-서청원 공식은?

양정례 당선자가 ‘뜬금없이’ 비례대표 공천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양 당선자는 비례대표 신청에 대해 “지난달 25일 당에서 먼저 (연락이) 와 신청을 했다. 젊은 여성인데다 20~30대 유권자들을 고려해서 그런 것 같다. 국회 일을 하고 싶어 공천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직자들은 당에서 먼저 연락을 해 비례대표를 신청했다는 데 의문을 표한다. 한 당직자는 “서류를 냈으니 연락을 하지. 어떻게 당이 먼저 연락을 하겠냐”고 반문하며 “당이라는 표현보다는 당 내 ‘누군가’가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는 양 당선자의 비례대표 공천에 양 당선자의 어머니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양 당선자는 서 대표와의 특별한 인연이 공천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 “그런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어머니는 서 대표와 관계없다”고 어머니 대신 공천을 받았다는 항간의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서 대표는 “양 당선자가 지난달 25일 오전 어머니하고 함께 왔다. 어머니는 나도 과거 당에 있을 때 알았고 지난해 당 경선 때 외곽 사조직에서 일한 것도 알고 있어 그 분의 딸이라면 친박연대의 정체성에 맞는 것 같아 결정했다”면서 “거기에 연세대 대학원 석사에다가 복지사업에 관계를 하고 있어서 (결정했다)”고 설명, 양 당선자의 어머니인 김씨와의 인연이 공천에 영향을 줬음을 시사했다.

▲ “날 주목해”손상윤 전 뉴스타운 대표이사는 양정례 비례대표 당선자와 서청원 공동대표를 둘러싼 논란에 “내가 양 당선자를 서 대표에게 소개했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손상윤 전 친박연대 동작갑 국회의원 후보 블로그.
친박연대의 비례대표 공천을 주도했다는 서청원 공동대표와 양 당선자, 이들의 사이에 또 다른 인물이 자리하고 있어 이목을 끈다. 총선에서 친박연대 동작갑 국회의원 후보로 나섰던 손상윤 전 뉴스타운 대표이사가 양 당선자와 서 대표 사이의 ‘다리’가 됐다고 밝힌 것.

손상윤 전 후보는 ‘양정례 의혹’이 확산되자 뉴스타운에 실은 특별기고문을 통해 “논란의 요지는 ‘양정례 비례대표 1번’에 대한 친박 활동에 대한 논란 같다”며 양 당선자가 알져지지 않게 묵묵히 박 전 대표를 도운 숨은 일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비례대표 추천 및 공천에 대해 누가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의혹과 소문이 무성해 이 점에 대해서도 분명히 하고 오해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양정례 당선자’를 비례대표로 당에 추천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 당선자를 당에 추천한 것에 대해 “‘친박연대’가 창당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 총선에 출마할 후보자와 당에서 일할 사람이 적어 사람들을 찾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어려울 때 도우려고 당에 찾아 갔다가, 후보자 공천 및 등록시간이 너무 촉박해 급하게 ‘양정례 당선자’에게 전화해 당에 소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양 당선자와는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전 친박 활동 중 알게 됐다고 밝혔다.

특별당비 ‘특별하게’

손 전 후보는 양 당선자가 비례대표로 나서는데 ‘그동안 정치권에서 소외된 지방대, 전문대 출신들에 대한 배려와 젊은층과 교류할 수 있는 신선하고 참신한 젊은 일꾼’이라는 점이 중요한 요건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양 당선자의 ‘특별당비’에 주목하고 있다. 양 당선자는 5000만원 100여 만원을 낸 다른 비례대표와는 달리 1억100만원의 특별당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양 당선자는 이에 대해 “당이 어렵다고 하면 당연히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별당비는 냈다. 액수는 지금 밝힐 수는 없고, 회계처리하는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알려진 ‘1억100만원’의 특별당비가 끝이 아닐 것이라는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양 당선자의 어머니인 김씨와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는 한 인사는 “1억100만원 소리를 듣고 코웃음쳤다”며 “비례대표 1번이었던 문희 의원 대신 들어온 사람인데 그 정도가 가당키나 하냐”고 말했다.

그는 “돈과 인물이 급했던 서 대표가 싸게 부른 게 15억∼20억원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김씨는 서 대표의 사조직인 청산회 회원으로 산악회에 자금줄 역할을 한것은 공공연하다”고 수십억대의 특별당비를 거론했다.

정치권에 정통한 소식통에 의하면 양 당선자의 특별당비로 거론되는 액수는 5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50억설’은 청와대에서도 확인된 것”이라고 강조하며 “탈당한 친박계는 갑작스러운 바깥살림으로 힘들어 했다. 친박연대와 합친 참주인연합도 부채를 떠안고 있던 상황이라 자금면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결국 총선 자금을 모으기 위해 비례대표 공천장사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선관위에 신고 된 양 당선자의 재산은 부모 것과 합쳐 7억1600만원. 부동산 등 자산이 75억원대였고, 자신 명의의 빚(10억 원)을 포함해 부채가 68억여 원에 달했다. 양 당선자의 재산으로는 수십억대 특별당비 지급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양 당선자와 결혼,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강 모 변호사의 재산은 신고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혹은 끝없이 커지고 있다.

마른 들에 불 번지듯

한편, 친박연대의 비례대표 의혹이 빠르게 확산되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의혹의 눈초리가 일고 있다. 비례대표와 관련한 의혹이 유독 한 사람에게만, 한 정당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또한 검찰의 발 빠른 움직임도 어색하다는 것.

서청원 대표는 양 당선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어떤 불법도 없었다”며 “당 입장에서 한 점 부끄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가택 압수수사와 양 당선자 모녀 소환에 “한나라당이 하자마자 입을 맞춘 듯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며 형평성 있는 수사를 할 것을 요구했다.

서 대표는 이어 “다만 다른 당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며 “심지어 모 당은 20여 명의 후보를 A지역에 공천했다가 B지역으로 옮기고 다시 비례대표로 추천하는 등 이리저리 옮긴 만큼 그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형평성 차원에서 다 수사해 표적수사라는 의혹을 벗어나야 한다”고 타 당 비례대표에 대한 의혹을 거론하는 등 ‘표적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건조한 들에 불을 놓은 듯 빠르게 번져가고 있는 ‘양정례 파동’에 대해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외국으로 나서기 전 ‘친박은 몰라도 친이는 없다’는 등의 발언으로 비밀지령을 내린 것”이라며 “국정운영의 걸림돌로 작용할 친박의 세를 약하게 해 놓을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당 외에 모여 있는 친박연대를 겨냥, 친박깨기에 나선 것”이라고 조심스레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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