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진정 도덕성이 필요한 때!
지금은 진정 도덕성이 필요한 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축! 청와대 수석의 재산 경쟁 승리

승리한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축하받을 일이다. 인간이 열심히 일하는 것도 생존경쟁에서 이겨 살아남자는 것이 아닌가. “와아 우리가 이겼다.”라는 제목이 언론에 등장했다면 누가 뭘 했는데 이겼을까 궁금할 것이다.

우리 낭자 골퍼가 ‘오초아’를 이기고 우승했나. ‘소렌스탐’을 꺾었나. 최경주가 골프 황제 타이거우드를 이겼나. 허나 기사를 읽은 다음에 느낀 기분은 영 씁쓸하다. 35억이 31억을 이겼다는 것이다. 더 좀 알기 쉽게 설명하자.

이명박 정부의 장관들 재산이 평균 31억인데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의 재산은 이명박 대통령 빼고도 35억이라는 것이다. 청와대가 내각을 이겼다는 것이다. 비야냥이다.

35억은 350만원 받는 월급쟁이가 100년 동안 받는 월급이란다. 실감이 나는가. 월급으로는 불가능하다. 떼돈을 벌던지 이건희처럼 유산을 받든지 아니면 부당한 방법으로만이 가능한 돈이다.

돈 많다는 게 비난받을 일인가. 절대 아니다. 돈 많은 것을 시비하는 것은 돈 없는 인간들의 시샘이라고도 할 수 있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이 옳은 말을 했다. “재산이 많다고 무조건 비난을 해서는 안 된다.”

백번 천 번 지당한 말이다. 땀 흘려 노력하고 바르게 재산을 모았다면 존경을 받을지언정 비난을 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옳은 말을 한 이동관 대변인이 사과를 했다. 4년 전에 춘천에다 부인 이름으로 절대농지를 구입했고 이는 직접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다. 땅 값이 올라서 투기의혹을 산 것이다.

이동관 대변인은 법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투기가 아니다”라며 버티던 태도에서 180도 달라졌다. 동아일보 정치부장 출신의 언론인 역시 문제가 불거지면 아니라고 도리질부터 치고 들통이 나면 인정하는 고위공직자와 다를 게 하나도 없다. 매일처럼 TV방송을 통해 그의 얼굴을 봐야 하는 국민들이 참 딱하게 됐다. 몰랐다니까 넓은 아량으로 이해를 하고 용서를 해야 하는가.

내정 때부터 교수로서 제자 논문표절 말썽을 달고 다니던 박미석 사회정책수석은 이번에도 비켜 가지 않았다. 인천 영종도에 남편명의로 땅을 사고 대리경작을 해 투기의혹이 불거졌는데 이번에 ‘자경확인서’까지 조작했다.

곽승준 국정기획수석은 대학생 때 판교인근 땅 1만여평방미터를 매입했다. 참 대단한 대학생이다. 위장전입한 의혹이 짙은 것이다. 왜냐면 땅 산 곳에서 생활하는 것을 본 주민도 없고 바로 다음 해 서울로 이사를 했다. 재산보유 3위인 김병국 외교수석은 수백억 대의 재산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번 공직자 재산등록 전에 동생에게 넘겼다고 한다. 넘겼다는데 왜 안 믿느냐고 할 것인가.

“청와대 재산이 내각을 이겼다”는 야당의 냉소적 비난을 국민들은 어떻게 듣는가. 그럼 돈 많은 사람은 장관도 못하고 청와대수석비서관도 못한단 말이냐고 항의할 수 있다. 당연한 항의다. 그러나 전제가 있다. 장관이나 청와대수석은 자리에 앉기 전에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는 것이다.

도덕성이다. 박미석 수석에 대해서 “공직을 수행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 이동관 대변인의 말은 맞는가. 누가 출근을 못하게 막는 것도 아니고 결제를 못하게 하지도 않고 수석회의에도 참석할 수 있다.

곽승준 수석도 김병국 수석도 공직을 수행할 수 있다. 이동관 대변인도 매일 기자들 앞에서 브리핑을 할 수 있다. 청와대 수석들도 대통령을 모시고 회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혹시 대통령 앞에서 부동산 투기 문제나 국민의 빈부격차 해소, 양극화 문제를 논의할 때 속이 어떨까.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는 부자들만 모인 곳이라는 인상만 준 것이 아닌가”라는 불편한 심기를 밝혔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청와대는 부자들만 있다는 생각을 국민들이 한다. 청와대의 상징은 무엇인가. 대통령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은 354억7401만7천원이다. 수석들의 평균 재산은 35억이다. 청와대가 TV 화면에 보이면 ‘아 저기 부자들 사는 곳’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면 이상한 국민이다. 내각도 마찬가지다. 국무총리나 장관들의 얼굴이 보이면 그들의 재산이 얼굴에 겹쳐서 떠오를 것이다.

법무장관이 나오면 저 사람 재산이 얼마지. 배고파서 도둑질 한 고통을 알기나 할까 웃을 것이고 국토해양부 장관 나오면 투기한 땅이 얼마더라 생각할 것이다. 복지관련 노동관련 환경관련 각료들이 나와 아무리 그럴듯한 소리를 해도 역시 마찬가지다. 저 사람들이 서민들의 고통을 알기나 하겠느냐고 코웃음 칠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각료들의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바로 부도덕과 연결이 될 때 정부의 대한 신뢰는 낙제점수를 받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도덕성은 중요한 것이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을 “그 놈이 그 놈”이라고 한다. 모두가 도둑놈이라고 한다. 이번에 불거진 비례대표 비리를 보면서 결격사유가 없는 당선인은 땅을 칠 것이다. 얼마나 억울하랴.

국민들이 부도덕한 공직자라고 생각하면 그것이 바로 공직수행의 결격사유가 된다. 때문에 검증이 필요하고 여론조사가 필요하고 이력과 경력을 따지는 것이 아닌가. 수도 없이 보도되는 부동산 투기사범과 하위직 공직비리사범들이 법의 심판을 받으며 무슨 생각을 할까.

“진짜 웃기는 세상이구나. 네 놈들은 얼마나 깨끗하냐. 위장전입, 땅 투기가 위법이라고 했겠다. 위장 전입 안한 고위공직자 있으면 아버지로 모시겠다.”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니 지난 얘기는 접자. 그러나 이번에 들통 난 수석들의 위장전입이나 투기나 거짓말은 깨끗하게 처리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청와대 수석들의 의혹이 깨끗이 정리되지 않는 한 ‘강부자 내각’에 이어서 ‘강부자 청와대’라는 오명은 벗을 도리가 없고 바로 국정수행의 엄청난 장애가 될 것이다.

왜 결단을 못하는가. 무엇을 기다리는가. 의혹이 불거진 사람들 이외에 그렇게도 인재 찾기가 힘이 드는가. 아니면 회의를 하고 결재하고 출퇴근 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기 때문에 공직수행의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믿는 것인가.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것은 국민에게 충성하는 것과 같다.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뽑은 국민의 대통령이니까. 이 정도의 증거와 이 수준의 여론이면 이제 사표를 내는 것이 맞다. 아무리 얼굴이 두꺼워도 어떻게 길을 다니며 자식들을 보는가.

“청와대가 내각을 이겼다”는 비야냥을 그냥 귓등으로 흘릴 것인가. 하루가 다르게 추락하는 국정지지도를 정치는 의례 그런 것이라고 웃어넘길 것인가. 도덕적으로 타락하면 국민은 두 말 없이 외면한다.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부의 도덕성이다. 과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부인가. 절벽 끝에 도달하기 전에 돌아서야 한다. 절벽 끝은 너무 위험하다. 정부나 국민이나 거기까지 가면 안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