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소를 한 손으로 때려잡고”
“미친 소를 한 손으로 때려잡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우병 투사 강기갑 의원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문제가 국민적 반발에 부딪힌 가운데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의 주가가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강 의원은 젖소 90여 마리를 키운 30년 경력의 농사꾼으로 한미 쇠고기협상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국민여론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청와대 앞에서 4월19일부터 5일 간 쇠고기 전면개방 반대 단식투쟁하는 등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 문제에 대한 성토한 데 이어 정부 문건을 공개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9월과 10월 농림부가 작성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개정협의대비 전문가회의자료 및 회의결과문서’ 등 4개 문서를 공개하며 “정부가 지난해 9월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에 대비해서 만든 문건에서 한국인 유전자가 광우병에 취약하다고 판단, 30개월령 미만의 수입 조건을 고수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부가 30개월 미만 소에서도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 7개 모두를 제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가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골수의 위험성과 뼈를 고아먹는 우리의 식문화와 vCJD(인간광우병)에 유전적으로 민감한 우리 민족의 유전적 특성을 고려할 때 사골, 골반뼈, 꼬리뼈 등 살코기를 제거한 상태의 뼈 수입금지를 검토해야 한다”며 “현행 수입위생조건에서 SRM으로 규정한 등뼈 등 7개 부위를 OIE 기준과 관계없이 모두 SRM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SRM을 제거해야 한다”고 기록돼 있다.

또한 “그간 미국산 쇠고기에서 갈비뼈 및 등뼈 검출 등 수입위생조건 위반사례 등을 감안할 때 미국 작업장에서 내장의 SRM인 회장원위부를 제대로 제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안전하게 내장 전체를 수입금지해야 한다”며 “대부분 냉동상태로 수입되는 내장은 국내 수입검역과정에서 육안검사로 회장원위부가 제거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하므로 실질적인 검사가 불가능하고, 바로 식용으로 사용되는 부위이기 때문에 전수검사가 필요하다”고 돼 있다.

문서는 이어 “미국 도축장의 경우 30개월령 이상 소와 미만 소의 도축라인이 분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30개월령 이상 소에 대한 전용 절단톱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교차오염의 가능성 있다”며 “미국은 이미 자국에서 태어난 소에서 BSE가 발생한 만큼 이러한 교차오염 등으로 추가 BSE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한 30개월 미만으로 연령 제한을 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문건은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 협상 타결 이후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도 안전하며 광우병 우려는 과장이다”는 정부의 주장과는 반대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결국 지난해 10월11일 미국과의 마지막 공식협상을 하기 전 우리 정부가 전문가들과 함께 마련한 협상방침은 ‘뼈는 허용하더라도 30개월 미만을 고수한다’는 것이었고, 이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다는 것이었다”며 “또 모든 연령에서 7개의 SRM부위도 제거한다는 것도 우리의 협상 방침이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 문제는 검역 문제이고 기술적·과학적으로 접근해야할 문제”라며 “그러나 지난 해 가축방역협의회와 전문가 기술협의에서 확정된 협상방침이 올해 4월 협상에서는 왠일인지 대폭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번 협상과 관련해 청와대, 외교통상부, 농림부에 미국과 협상 전 논의 과정, 협상 전 우리 관계부처 논의 자료, 대통령 지시사항 등을 요구했지만 ‘쇠고기 협상과 관련해 논의한 사실이 없어 자료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자료로 남지 않는 방식으로 정부 입장을 수정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이는 누군가의 정치적 판단 속에 변경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변경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광우병 소고기 파동’ 후 강 의원의 주가가 치솟자 당 내에서는 ‘강기갑 원내대표 추대론’이 힘을 얻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