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 3당은 14일 원내대표와 각 당 정책위 의장이 모인 ‘6인 연석회의’를 열고 쇠고기 협상 고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출하기로 합의했다.
통합민주당 김효석, 자유선진당 권선택,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는 15일로 예정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정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14일 오후 행정법원에 제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야 3당은 쇠고기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 소관 상임위인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를 소집해 결의안 통과를 추진하기로 했다. 재협상 촉구 결의안은 소관 상임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재적 과반수 출석,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되나 법적 구속력은 없다.
야 3당 지도부는 22∼23일 열리는 본회의를 앞두고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이미 합의한 국정조사를 개최하는 방안도 논의중이다. 또 위헌 심판 청구 소송과 관련해서는 자유선진당 측이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6인 연석회의’에는 민주노동당 정책위 의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강기갑 의원이 참석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효석 통합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주의가 중대한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야당의 존재이유가 뭐냐. 국민의 뜻을 받들어 (정부 고시를)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다 권선택 원내대표는 “쇠고기 협상의 오역파동, 책임공방 등은 과연 국민의 정부인지 의심이 가게 한다”고 지적하며 “고시를 연기하고 재협상을 하는 것이 문제를 푸는 길”이라고 말했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대표는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도 못 막게 된다”며 우려하며 “정부는 국민과 야당의 목소리를 따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지 않을 경우, 정부와 국민 전체에 불행한 일이 생길 수 있는 위기상황”이라며 “(고시를 강행할) 더 이상의 명분도, 논리도 내세울 것이 없다”고 못박았다.
천 대표는 “국민의 뜻을 따르는 일이 순리이고 정치의 본연”이라며 “정치권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18대 국회에 들어서라도 의정활동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최인기 통합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고시를 연기하고 재협상을 하는 것이 성난 민심에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으며 류근찬 자유선진당 정책위 의장은 “한나라당 내에서도 재협상에 대한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효석 통합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청문회 스타’로 소개받은 강기갑 의원은 “정부가 무모한 행보를 결코 하지않으리라 믿고 싶다”고 말문을 열며 “재협상을 해야하는 이유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고시 연기만이 아니라 재협상이 중요하다는 것을 재차 강조한 발언이다.
강 의원은 “정부가 인정한 2가지 즉, 한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을 할 수 없다는 것과 사료에 연령제한을 풀었다는 점만으로도 재협상을 해야한다”고 설명하며 “30개월 이상을 수입하기로 한 것이 (쇠고기 협상 문제의) 핵심이 아니냐”고 환기시켰다.
이어 강 의원은 “국민의 힘으로 이 단계까지 왔다”며 “정부와 한나라당은 현명한 판단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