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대전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한 여고생은 "보수언론들은 우리가 마치 누구의 선동에 의해서 촛불문화제에 나오는 것처럼 우매한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며 “우리는 그렇게 누구의 조정에 의해서 움직이는 한심한 사람, 판단력 없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항변하는 내용의 보도를 읽었습니다.
이번 광우병 쇠고기 수입 문제를 놓고 정책당국과 일부 언론들이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국민들이 마치 누군가의 조정을 받아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는 줏대 없는 허깨비인 양 몰아붙이고 있는데 대해 여고생의 눈에도 그들이 한심하게 보였을 것입니다.
연일 언론매체에 오르내리는 광우병 소고기 반대 시위에 신경을 쓰느라고 그런지 이번 사태를 책임지는 당국은 정작 서민 경제의 시금석이랄 수 있는 외식업체에서 흘러나오는 한탄의 소리가 들리지 않나 봅니다.
조류 독감 방역의 총체적인 부실로 인해 시내의 닭고기 오리고기 음식점들은 간판을 바꿔달거나 폐업의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국민의 아픈 가슴을 치유해줄 수 있는 진정어린 말 한 마디 살갑게 해주지 못하고 시쳇말로 미친 년 오줌 누듯이 허둥대고 있는 꼴을 보고 있자니 단군 이래의 최대 무능 정권이란 오명을 뒤집어썼던 노태우의 6공이 저절로 생각납니다.
관계 당국은 우선 광우병 쇠고기 문제는 둘째치고라도 허술한 방역 체계로 도산 직전에 처한 외식업체들에 대한 지원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국민의 건강을 책임진다고 자고 일어나면 큰소리치던 공복들의 무책임으로 인해 파생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광우병 소고기 파동과 관련해서 괴담을 퍼뜨리는 국민들을 향해 감시의 눈길을 던지는 데 정신 팔지 말고 왜 그런 괴담들이 삽시간에 펴져갈 수밖에 없었는지 그 배경을 살펴보고 헤아릴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이 나라의 민초들이 의혹투성이 후보의 정권 탄생을 도운 것은 오로지 죽어가는 경제 하나를 살려달라고 하는 아픔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 이명박 대선후보와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해서 일단 다 덮어두겠다, 그러니 제발 서민경제 좀 살려달라는 한 서린 외침이 있었기에 이번 정권 창출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호가 출항한 지 채 석 달도 되지 않아 이 나라는 흡사 아수라장을 방불케 합니다.
모름지기 기대가 크면 클수록 실망도 큰 법입니다. 현재 국민들은 입만 열면 경제를 살리겠다고, 국민들을 섬기는 정권이 되겠다고 립서비스로 대충대충 상황을 넘어가려고 하는 현 정권에 대한 심한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 5월15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공개한 ‘세계경쟁력연감 2008’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55개 국가와 지역경제 가운데 종합 국가경쟁력에서 31위로 지난해의 29위에서 2계단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대만(13위)·중국(17위)·말레이시아(19위)·일본(22위)·태국(27위)·인도(29위)에 뒤처지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조류독감 사태와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그리고 국가경쟁력 하락이라는 흉보凶報. 자고로 민도가 낮은 국민이 고만고만한 수준의 정치인한테 나랏일을 맡기는 법입니다. 노무현 정권의 무능력을 탓하며 자기들이 정권을 잡으면 금방 서민들에게 황금송아지라도 안겨줄 것처럼 큰소리 뻥뻥치던 잘난 정치인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자살하고 싶다는 서민들의 목소리는 못들은 채 외면하고 돌파구를 만들어 보겠다고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겨우 친박 인사 복당문제 이였던가? 그렇게라도 해서 서민들에게 가한 타격이 조금이라도 치유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제발 앞으로는 저 잘난 정치꾼들의 권력다툼에 소중한 우리 국민들의 삶과 생활이 무시되거나 파괴되는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은 누구를 막론하고 이번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어린 중고생 학생들의 목소리를 겸허히 수용해야 할 때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