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폐 유흥업소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경찰도 혀를 내두르게 한 신종 업소가 최근 경찰에 적발됐다. 일명 ‘떡바’ 혹은 ‘쇼바’로 불리는 이 업소는 영업기간 한 달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무려 3억원이라는 거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실제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5월8일 퇴폐 성매매업소를 차려 3억원 상당의 이득을 챙긴 혐의(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로 업주 김모씨(36)와 손님 정모씨(32)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현장을 덮쳤을 당시 나이트클럽을 연상케 하는 내부 구조와 아가씨들의 옷차림새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이 같은 형태의 업소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사신문>은 사건을 통해 이들의 영업 행태를 재구성했다.

“아직도 그 동아줄이 어디에 쓰였는지 의문이다. 좀 더 조사해 보면 동아줄이 왜 거기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것”. 사건 담당 경찰의 말이다. 그는 이어 “그 곳은 마치 대학가 클럽이나 외국의 퇴폐업, 국내 나이트클럽 등을 한꺼번에 접목시켜 놓은 듯 했다”고 회상했다.
유흥업소에 웬 ‘동아줄’?
경찰에 따르면, 업주 김씨는 지난 4월1일부터 현재까지 서울 서초구에 약 200평 규모로 침대룸 5개, 소파룸 9개, 무대와 테이블 15개가 있는 홀 등을 갖춘 이른바 ‘떡바’라고 불리는 불법 업소를 차린 뒤 김씨 등 여성 10명을 고용했다. 이들은 룸살롱으로 영업신고를 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퇴폐업을 시작한 것.
이 업소는 쇼바(Show Bar)라는 이름으로 간판을 내걸고 영업을 시작했다. 외관은 일반 바(Bar) 형식을 취해 일반 술집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경찰이 현장을 잡기란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경찰은 “건물 지하에 마련된 200여 평 규모의 이 업소는 카운터에 입장료를 지불하면 입장을 할 수 있었고 조그만 형광팔찌를 부여, 손님에게 착용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정황에 따르면, 입장료를 지불하고 손님이 입장하면 업소에선 맥주 2~3병을 포함해 안주도 기본으로 제공됐다. 돈을 더 내면 양주도 마실 수 있었다.
시끄러운 댄스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현란한 조명을 비추는 것은 나이트클럽과도 흡사하다. 중앙 무대에서는 일본 여성들이 속옷만 걸친 상태에서 홀 곳곳에 박혀있는 봉을 붙잡고 춤을 추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춤을 추는 아가씨들은 시간이 흐르면 조금씩 옷을 벗으며 그 수위를 높여 나가기도 했다.
외국 유흥업소에서 본 듯한 장면들이 이 업소에서 펼쳐졌던 것. 경찰은 “댄서들이 15~30분 간격으로 계속 교체되면서 춤을 추며 보는 남성들의 시선을 집중 시켰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어 “손님들이 봉쇼를 감상하고 있으면 바텐더라고 불리는 아가씨들이 테이블을 돌면서 또 다른 쇼를 보여준다”면서 “아가씨들의 가슴팍에는 번호표가 부착돼 있었는데 손님은 그 것을 기억해 뒀다가 마음에 드는 아가씨를 초이스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는 곧 성관계를 의미하는데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의사 표현은 입구에서 나눠준 형광팔찌를 아가씨의 손목에 끼워주는 형식”이라면서 “이 같은 점이 룸살롱 등에서 말하는 일반적인 초이스와는 색다른 방식이다”고 덧붙였다.
손님에게 초이스 된 일부 여종업원들은 업소 내부에 마련된 밀실로 이동, 성관계를 한다. 업소 내부 귀퉁이에 자리한 밀실은 약 2~3평 규모. 경찰이 제공한 사진에 의하면, 밀실 안에는 굵은 동아줄이 걸려 있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 밧줄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경찰은 “밀실뿐만 아니라 구석에 마련된 소파에서도 성관계를 할 수도 있었다”면서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성관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관계가 끝나고 나면 여종업원이 남자손님의 야광팔찌를 가져간다.
이처럼 이곳의 영업 시스템은 단순하고 명료하다. 하지만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식의 성매매라는 점이 남성들 사이에서의 인기비결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경찰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아가씨들의 쇼를 보며 성매매 할 수 있는 여성을 자유롭게 선택 할 수 있는데다가 즉석에서 성매매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남성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단속에 걸리기 전까지만 해도 남성들 사이에선 입소문을 통해 인기가 식을 줄 몰랐다. 자신이 원하는 여성과 성관계를 하기 위해 많게는 2~3시간 정도 기다리는 남성들이 줄을 서있는 웃지 못할 광경도 자주 목격됐다고 한다. 아가씨의 숫자는 한계가 있는 반면 많은 남성들이 몰리기 때문.
“여기 말고 더 있다”
하지만 이 업소의 영업은 불과 한 달여 만에 막을 내렸다. 경찰은 현재 이 같은 불법 성매매를 하는 업소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문제는 이 같은 퇴폐업소가 강남 지역에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경찰이 적발하는 데엔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곳을 찾는 남성들이 늘고 입소문을 타 성행한다면 음성적인 성매매는 불붙듯이 번져나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유사한 성매매 업소에 대해 지속적인 단속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