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신 시험 쳐줄까?
내가 대신 시험 쳐줄까?
  • 문충용
  • 승인 2005.01.2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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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고 학생 시험답안지 조작해 준 교사
- 오 교사 "작년 4월 인천에 있는 본인 소유의 7층 건물 소송과 관련해 학생의 어머니를 통해 법률적 조언을 받은 데 대한 고마운 마음에 답안지를 조작했다"고 진술. - 서울의 B고교의 오교사가 학생 답안지 대리 작성파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학기 기말고사 뿐만 아니라 작년 내내 답안지를 조작해 준 의혹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내내 시험 답안지 대리 작성 의혹 서울시 교육청은 오 교사를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벌인 결과 "2004학년도 1학기 중간고사 때부터 2학기 기말고사 때까지의 답안지 전체를 조사해 보니 영어.도덕.수학.기술.가정 등의 과목에서도 조작 개연성이 있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조작 개연성과 관련, "본인이 시인한 국사와 사회 과목 답안지와 동일한 필체의 답안지가 이전 답안지에서도 흔적이 나타났다"며 "본인은 이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추가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 교육청은 학생과 필적이 다른 것으로 추정되는 1학기 중간고사 영어.사회 및 기말고사 때의 기술가정.사회 답안지를, 2학기 중간고사 때의 국사.수학 및 기말고사 때의 영어.도덕 과목 답안지 등을 추가 조사하기로 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오씨가 이전 시험 때도 다른 교사와 감독학급을 바꿔 자기 학급에 시험감독을 들어갔던 사실이 드러났다"며 "답안지 필체감정을 의뢰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오씨는 자신이 연루된 소송과 관련해 작년 4월 해당 학생 어머니의 도움을 받은 직후인 작년 5월 1학기 중간고사 때부터 답안지를 대필해 준 셈이다. 오 교사, 고마운 마음에 시험 답안 고쳐줘... 검사 아들인 제자의 시험답안을 대리작성한 오 교사가 개인적인 소송과 관련해 검사 학부모의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19일 조사 중 드러났다. 오 교사는 “본인과 누나의 공동 명의로 돼 있는 건물의 리모델링 문제로 노래방 세입자와 법정 다툼이 있었고, 이때 A군 어머니에게 소송 절차에 대해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교사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해 1월로 계약이 만료된 세입자가 나가지 않겠다고 버티며 협박까지 했고, 지난해 4월 점유이전 가처분 소송을 내기에 앞서 소송 절차를 문의하면서 학적부에 부모 직업이 공무원으로 기록돼 있는 A군의 어머니와 통화를 하게 됐다. 오교사는 이 과정에서 A군의 아버지가 검사인 것을 알게 됐으며, A군 어머니와 2∼3차례 통화를 하며 세입자의 협박 내용 녹취와 변호사 선임 등 소송 절차에서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 교사는 “지난해 6월 소송에서 승소한 뒤 고맙다고 전화했으나, A군 어머니가 A군과 관련해 도움을 요청한 것은 없었다”며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A군이 안쓰러워 답안지를 고쳐줬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같은 학교에서는 과연 오 교사가 소송 절차에 대한 도움말 정도로, 그처럼 위험한 일을 저질렀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날 서울시교육청을 통해 오 교사를 파면하라고 요구하기로 했다. 김영식 교육부 차관은 이날 "오 교사의 행위가 사실로 판명되면 이는 교사로서 도저히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교단에서 완전히 배제되도록 파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동부지검은 이날 서울시교육청이 오 교사를 사문서 위조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시교육청은 고발장에서 "오 교사가 학생의 답안지를 그대로 제출하지 않고 해당 학생의 성적을 올려줄 목적으로 가장 성적이 우수한 답안을 보고 다시 작성한 뒤 교체해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 교육청은 "학생 어머니와 사실 확인을 위한 면담을 요청하고 있으나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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