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선 당선자들 당선 후 연찬회 참석, 여야 당선자간 페어플레이 다짐
전문 보좌진 모시기 공모 “인맥과 정보에 정통한 인사 영입할 생각”
국회입성 앞두고 의욕적 의정 준비, 지역구 민생투어 여론 수렴
초선의원 공동 연구 추진, 스타급 선배의원들 의정활동 벤치마킹
국회의사당 첫 등원을 앞두고 새내기 당선자들은 분주한 모습이다. 당이나 국회사무처가 주관하는 당선자 교육이나 초선 연찬회에도 빠짐없이 참석해야하는 등 활발한 의정활동을 위해 준비해야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닌 탓이다.
국회 입성 본격 준비
지난 4·9 총선 이후 처음으로 18대 초선의원들이 국회에서 한 자리에 모였다. 국회는 지난 15일 초선의원의 입법능력 및 예산 심사 능력을 제고하고 원활한 의정활동을 도모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들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을 견학하고, 의정활동에 관한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연찬회가 시작되기 전 각 당선자들은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향후 의정활동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여야 당선자 간에도 페어플레이를 다짐하는 등 활기찬 모습이었다. 연찬회를 마친 후 임채정 국회의장이 주최하는 오찬에도 참석하는 등 본격적인 입성 준비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이들은 특히 의정활동 지원제도 안내를 통해 법제와 입법절차, 예·결산 심사 및 국정감사제도, 국회정보시스템 활용 방법 등을 익히게 된다. 의원실 지원 경비와 보좌진 임용 절차도 교육받는 등 그들의 움직임이 바쁘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각오를 다졌다. 한나라당 구상찬 당선자는 “지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국가와 민족,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나라당 고승덕 당선자는 이 자리에서 “정치가 뭔지도 모르고 당선돼 정치를 하게 돼서 앞으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소감을 밝힌 뒤 “전반적인 규제 개혁에 대해서 확실하게 일을 하고 싶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통합민주당 송민순 당선자는 “정부의 A안에 대한 대안으로 B안을 제시하는데 주력하겠다”며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초당적인 의견수렴 과정이 필요하며, 여당은 일방적 밀어붙이기를 자제하고 야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채정 국회의장은 연찬회 환영사에서 “오직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생산적 의회정치와 미래지향적 통합의 정치를 실천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입법 활동도 정당 입장보다 국민들의 요구와 바람을 듣고 우선적으로 반영하는 국민을 위한 국회로 거듭나야 한다"며 "국회가 국민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선진국회로 가는데 앞장서고, 국민 앞에 겸손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18대 초선 의원은 한나라당이 82명으로 가장 많으며 이어 민주당 21명, 무소속 10명, 친박연대 8명, 자유선진당 7명, 창조한국당과 민주노동당이 각각 3명의 순이다.
초선 당선자들이 가장 먼저 신경 쓰는 사항은 자신을 그림자처럼 보필하면서 팔 다리가 되어줄 사람, 즉 쓸만한 보좌관을 찾는 일이다. 공격적 상임위 활동을 벌이기위해선 전문성이 강한 보좌관을 찾는 일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전문 분야 보좌진을 보강하기 위해 ‘보좌진 전원 공채’와 ‘사이버 보좌진 모집’ 등의 이색 아이디어까지 활용하고 있다. 당내 활동보다는 정책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재경위와 정무위를 복수 신청한 민주당 함승희(서울 노원갑) 당선자는 이미 각 대학에 보좌진 공모요청서를 보냈고 각 정부기관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보좌진 후보자들을 물색하고 있다.
함 당선자는 “경제법을 전공해 경제분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국회가 열리자마자 상임위에서 뚜렷한 인상을 심어주겠다는 각오로 최근 현안을 중심으로 주요 공략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당의 송영길(인천 계양) 당선자는 아예 보좌진 중 한 명을 경제부처 인사로 충원하기로 결정하고 교섭작업을 벌이고 있다.
송 당선자측은 “386세대 의원이 50대 관계 출신 보좌관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재경위 배정을 염두에 두고 경제부처의 인맥과 정보에 정통한 인사를 영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학구파 새내기 “열공 중”
초선 당선자들은 대학교수들, 연구원 등 자신이 앞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며 식견을 넓히는 데도 열심이다. 또 각당이 내는 논평을 꼼꼼히 살피며 FTA 등 최근 이슈를 익히고 초선 의원들의 행동 요령도 습득하고 있다.
통일외교통상위를 희망한 민주당 김성호(서울 강서을) 당선자는 국회 도서관에 비치된 남북정상회담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국회 의사록을 세밀히 검토하는 등 이미 통외통위 초선의원 수행(修行)에 들어갔다.
정무위를 희망하는 한나라당 김부겸(경기 군포) 당선자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에서 다루는 재벌정책과 금융에 대해 전문지식을 갖추기 위해 이 분야 전문가들을 자주 만나 공부하고 있다.
아예 학교를 다니는 당선자들도 있다. 지난달 말부터 10주 동안 진행되는 서강대 의회전문가 과정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한나라당의 신지호(도봉갑) 나성린(비례) 유일호(송파을) 배은희(비례) 당선자와 민주당의 김상희(비례) 최영희(비례) 당선자 등이 이 과정에 등록해 ‘입법 실무’를 배우고 있다.
민주당 송영길 당선자는 초선의원들간의 공동연구와 정보교류, 지구당 관리 노하우 공유를 위한 ‘초선의원 스터디 그룹’을 만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아무리 중앙무대에서 스타급으로 활약해도 지역구를 소홀히 하면 맥없이 떨어진다는 걸 이번 총선에서 체득한 탓인지 선거가 끝난 지 한 달 여가 지나도록 여전히 지역구에 머무르는 당선자가 가장 많았다.
한나라당 초선 당선자들은 하나같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군기’가 바짝 들어간 모습이다. 여당 국회의원 신분으로 변하면서 유권자들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탓이다. 28일부터 원활한 입법활동을 위한 ‘민생투어’에 나선 한나라당 예비 새내기 의원들은 “현장 밀착형 입법과제를 찾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한성 당선자(문경-예천)는 “주민들을 만나 여론수렴을 하고 있는데 여당 후보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초선 당선자들로 구성된 민생대책특위의 취약계층분과에 소속된 이 당선자는 “지역구 활동은 물론 현장체험을 통해 노인 및 장애인 문제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석호 당선자(영양-영덕-봉화-울진)는 틈틈이 주민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듣는다. 민생대책특위 규제완화분과에 소속된 그는 “경북 북부권 개발에 대한 소외감이 주민들에게 팽배하다. 지역 발전을 위해 국회에 들어가면 국토해양부나 농수산식품부와 관련된 상임위에 들어가 활동하고 싶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스타급 선배 따라하기

한나라당 이성헌(서울 서대문갑) 당선자는 국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보좌진들과 함께 약 15만 페이지에 달하는 속기록을 점검하고 있다.
건설교통위를 희망하는 이 당선자는 통일시대를 대비해 새로운 국토활용계획과 수도권의 고밀도 개발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민주당의 임종석 당선자(서울 성동)는 지난해 국정감사자료와 교육 관련 국회자료를 훑어보며 예비 보좌진들과 함께 매주 1회씩 상임위 활동 구상을 짜고 있다.
모 초선 의원의 보좌관 예정자는 “제대로 상임위 활동을 하려면 최소한 과거 3년 자료는 훑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조순형·이상수·김홍신·김영선 의원 등 의정활동이 뛰어났던 선배 의원들에게 줄을 대는 초선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