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21세기를 ‘종자전쟁’ 또는 ‘자원전쟁’의 시대라고 한다. 전 세계 국가가 자원수집과 토종자원 확보를 위하여 힘쓰고 있고 이미 선진국에서는 일찍부터 수집·보존해온 전 세계 자원을 이용 개발 및 지적재산권 쟁탈에 힘쓰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은 자국 원산의 토종자원에 대한 소유권과 배상을 주장하는 등 국제사회의 주요쟁점이 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일본 농업생물자원연구소와의 국제협력 강화와 토종자원 반환을 위한 끈질긴 설득의 결과로 2008년 5월 29일, 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한반도 원산의 유전자원 중에서 국내에서는 이미 소실된 콩, 팥, 조, 참깨, 벼, 보리를 포함한 32작물 1,546점을 직접 전달받았다.
이런 한·일간 최초의 공식적 자원교류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순방에서 언급한 “미래지향적 신시대 개막” 의지와도 일맥상통하여 양국간의 다양한 농식품 분야 과학기술협력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며, 특히 지난 40년 이상의 오랜 한·일 농업협력 기간동안 수많은 시도에도 성사가 불투명하였던 공식적 자원교류가 한반도 토종자원의 반환으로 시작되었다는데 의의가 매우 크다.
전통적인 농업국가였던 우리나라에는 오랜 기간동안 우리 환경에 잘 적응된 다양하고 유용한 야생 및 재래 유전자원이 존재하였지만 급격한 산업화와 농업근대화 과정에서 자생지가 파괴되고 상업화된 종자의 재배로 수많은 자원이 소실되어 왔다.
우리가 잊고 지내는 사이, 우리 토종자원들은 세계 곳곳에서 그 우수성을 입증해왔는데 국제옥수수밀연구소에서 개발하여 기아해방을 이룩한 녹색혁명 주역으로 손꼽히는 ‘소노라64호’는 키 작은 토종 ‘앉은뱅이 밀’의 직계 후손이고, 혹독한 북해도의 추위에도 벼 재배를 가능하게 해준 장본인도 우리 ‘내한성 벼’이며, 건강식품과 바이오에너지의 원료로 세계를 주름잡는 콩들도 한반도 전역에 자생하던 우리 콩의 후손들이다.

농촌진흥청은 일찍이 유전자원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지난 30년간의 관련 연구를 통해 토종자원 지킴이로서 한편으로는 세계 자원의 수집본부로서 활동해 오고 있으며, 2006년 11월에는 농진청 내에 세계 최고 수준의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를 설립하고 국내외에서 수집된 18만 여점의 농업유전자원을 보존·활용하고 있다.
한편, 농진청은 국제기구와의 지속적인 자원외교를 통해 2008년 6월에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로 불리는 노르웨이 스발바드의 국제 유전자원 저장고에 우리 토종종자의 영구보존을 위해 중요 자원들을 기탁할 예정이며,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안전중복보존센터‘ 등록을 통한 “아시아의 유전자원 허브뱅크”로서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의 활용도와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