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터운 신망·정치력으로 “여권 힘 모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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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친이 라인업 들여다보니

▲ “MB 친정입니다”한나라당의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됐다.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이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BBK를 막아냈으며 임 정책위의장은 경제관료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인사다.
한나라당은 지난 5월22일 국회에서 당선자 총회를 열어 단독 입후보한 원내대표에 홍준표 의원(4선), 정책위의장에 임태희 의원(3선)을 만장일치로 각각 선출했다. 단독 출마한 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임기 1년의 원내사령탑에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집권당의 원내사령탑이 될 홍준표 원내대표와 정책을 총괄할 임태희 정책위의장을 뽑는데 걸린 시간은 단 1분이다. 이미 ‘홍준표-임태희 카드’에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이 실려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아무도 도전장을 내지 않은지라 그저 통과의례였을 뿐이다. 이어 25일에는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홍준표 차기 원내대표와 임태희 차기 정책위의장을 떠받쳐줄 ‘원내라인’이 구축됐다. 친이(친이명박) 인사가 원내 지도부를 구성함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친정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새 지도부 구성 친이 라인으로 교체 “새 집 단장 마쳤다”
모래시계 검사, 경제관료 출신 李의 측근…‘투톱’ 홍준표·임태희
홍준표 “가능한 야당을 국정 동반자로 인식하고 사전에 조율하겠다”
지도부 구성 계파·지역 안배 철저히 “요직은 친이계, 할 말 하겠냐”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된 홍준표, 임태희 의원은 원내 ‘투톱’으로 두 사람 모두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데다 정치적 역량도 갖추고 있다는 평이어서 ‘실세 원내사령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마땅한 여권 내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두 콤비의 정치적 위상이 자연스럽게 부각될 것이란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MB 친정체제 ‘부릉부릉’

▲ “화합으로 가요”한나라당 홍준표 신임 원내대표가 ‘화합’의 산파를 자처하고 나섰다. 홍 원내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와 강재섭 대표 사이에서 친박인사 복당 문제를 조율하고 있으며 야권과도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추진력과 과단성을 갖고 있는 홍 원내대표와 기획력과 안정성을 겸비한 임 정책위의장의 ‘콤비네이션’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원내대표 선출 자리에서 홍 원내대표는 “재선급을 정조위원장으로 발탁하면서 당·정·청 정책 조율에서 당이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정책위를 중심으로 당과 청와대, 총리실을 하나로 묶고 정책조정 실무회의를 하겠다”며 “청와대는 비서실, 행정부는 차관이 참여하며 총리실도 그에 상응하는 분들이 나와서 당·정·청 엇박자가 나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원내수석부대표에는 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지낸 주호영 의원이 임명됐으며 수석정조위원장 겸 3정조위원장은 경북 출신 재선인 최경환 의원이 맡는다. 이로써 이들은 18대 국회 초반 국회 운영과 당정 협의를 주도해 나갈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검사출신의 4선 의원. 검사시절 슬롯머신 업계 비리와 관련해 ‘6공의 황태자’로 불리던 박철언 전 의원을 구속해 ‘모래시계 검사’로 불리기도 했다. 그동안 주요 당직을 한번도 맡지 못하며 비주류로 활동해 왔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경제관료 출신의 3선 의원으로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비서실장에 이어 대통령당선인 비서실장으로 잇따라 발탁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급부상했다.

홍 원내대표와 임 정책위의장은 앞으로 1년 동안 원내 153석의 거대 여당을 이끌면서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 노선을 원내에서 뒷받침하는 막중한 권한과 책임을 맡게 됐다. 특히 당내 구심점이 약화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홍·임 투톱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와 임 의장’ 체제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탈당 친박(친박근혜) 인사 복당문제, 당-정-청 관계 정립, 18대 원구성 협상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 등 해결해야 할 굵직한 정치 현안이 기다리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주류 중에서도 이명박 대통령과 가깝기 때문에 ‘실세 원내지도부’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하지만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

야당 국정 동반자

▲ 지난 5월22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출에서 선출된 홍준표 의원과 임태희 의원이 손을 맞잡고 있다.
이 같은 과제를 풀기 위해서는 당내 화합은 물론 원만한 대야 관계가 필수적이다. ‘저격수’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강성’으로 통하는 홍 당선자는 이를 의식한 듯 대화를 통한 ‘당내 화합’과 ‘동반자론’을 강조했다.

그는 “가능한 한 야당을 국정 동반자로 인식하고 사전에 조율하고 타협해서 몸싸움, 단상점거 국회가 18대에는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우선 당 주도 당·정·청 관계를 당이 주도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의 정책역량을 강화해 당·정·청 조율에 있어서 주도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정조위원장 산하에 정조위원들도 새롭게 배치될 계획이다.

홍 원내대표는 “과거 행정부 설명만 듣는 자리였다면 이제는 우리가 ‘프로’를 정조위에 집중 배치해 정부 정책에 대해 사전 조율하고 점검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도부 구성에 계파·지역 안배에 신경을 썼다. 홍 원내대표가 인선원칙으로 “정책전문성과 함께 지역과 당내 화합을 고려했다”고 밝힌 대로 그 동안 공천이나 당직인선 과정에서 불만이 누적된 친박(친 박근혜) 인사들을 중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보좌할 원내수석부대표에 이 대통령의 당선자 시절 대변인을 지낸 재선의 주호영 의원이, 수석 정조위원장에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을 역임한 재선의 최경환 의원이 각각 발탁됐다.

공부부대표와 공보부대표 지원역(役)에 각각 주류와 친박측으로 분류되는 김정권(재선) 의원과 윤상현 당선자가 임명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정조위원장의 경우도 황진하(2정조), 최경환(3정조 겸임), 안홍준 의원(5정조)은 친박 인사들이며 주류측은 김기현(4정조) 의원 한 명뿐이다. 장윤석(1정조), 나경원(6정조) 의원은 중립 성향이다.

초선 위주로 편성된 원내부대표단 역시 계파별 안배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원내수석부대표와 공보부대표 및 지원역을 제외한 원내부대표단 6명 중 주류측은 정양석.박준선 당선자 등 2명이고, 친박 인사도 김선동. 이종혁 당선자 등 2명으로 숫자가 같다. 이범래, 이은재 당선자는 중립 인사로 분류된다.

원내부대표단과 정조위원장단 인선에서는 지역 배려도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전체 15명 중 수도권 출신이 7명(나경원, 황진하, 김선동, 정양석, 이범래, 윤상현, 박준선)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경북·울산 4명(주호영, 최경환, 장윤석, 김기현), 부산·경남 3명(김정권, 안홍준, 이종혁) 순이었으며 비례대표가 1명(이은재)이었다.

현재 한나라당 의원 153명 중 수도권 의원이 81명으로 가장 많고, 부산·경남 24명, 대구·경북·울산이 22명 등이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 구성은 협상력의 바로미터

원 구성 문제는 대야 협상력의 바로미터다. 안 그래도 어려운 게 원 구성 협상인데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 더해져 있다.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 등으로 원 구성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여당에겐 부담이다.

홍 당선자는 “독주하지 않고 야당을 국정동반자로 인식해 타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과 튀는 스타일에 대한 우려도 있어 원만한 타협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삐걱거렸던 당·정·청 간 엇박자를 해소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당·정·청 간 원활한 소통의 책무가 사실상 원내지도부에 있기 때문이다. 한미 FTA도 당면 과제다. 17대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처리가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18대 개원 국회의 최대 현안이 됐다.

18대 국회 의석수(한나라당 153석)를 고려하면 한미 FTA의 국회 처리는 그리 어려워 보이진 않지만 과반 여당의 원내 지도부가 이제부터 본격 시험대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어 야당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임 원내대표로 뽑힌 홍준표 의원은 물론 민생과 가까운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했던 신임 정책위의장 임태희 의원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주류 중에서도 이명박 대통령과 가깝기 때문이다. 특히 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릴 만큼 이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다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당중심모임’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중립을 표방했으나 경선 이후 대선 후보 및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잇따라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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