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vs김덕룡' 상생할까?
`정세균vs김덕룡' 상생할까?
  • 김부삼
  • 승인 2005.01.26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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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법 처리 임시국회 첫 시험대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의 온화한 인품처럼 25일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단과 한나라당 지도부의 상견례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져 역시 정세균이란 말들이 많았다. 정세균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김덕룡 대표를 지칭해 "김선배를 모시고 잘 했으면 하는 기대가 많은 것 같다"거나 "덕담을 많이 해줘 고맙다"는 식으로 자신을 한껏 낮추면서 특유의 겸손함을 잃지 않자 한나라당 쪽에서도 "막강팀", "합리적인 중도 실용주의팀"같은 찬사로 화답했다. 특히, 박근혜 대표는 정세균 원내대표를 맞아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는 사이 누군가 능청스레 "너무 오래 잡고 있다"는 말을 던지자, "무정쟁을 약속하는 손"이라고 응수해 하며 친근감을 표시해 좌중에 폭소가 터져 나왔다. 여야 원내사령탑인 열린우리당 정세균, 한나라당 김덕룡 두 원내대표는 ‘상생의 정치’를 보여줄 것인가. 정책전문가이자 합리적 개혁주의자로 평가받는 정세균 의원이 여당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됨에 따라 여야 원내대표간 협상력과 관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분위기는 좋다. 정 원내대표는 천정배 전 원내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건하고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편이어서 야당과의 협상에서 파열음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연말까지 가동됐던 `천정배-김덕룡 라인'의 경우, 천정배 당시 원내대표의 `개혁 드라이브'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김덕룡 원내대표의 반작용도 커 `윈윈협상' 보다는 진통과 결렬이 많았기 때문이다. 출신지역과 경력에서 자연스레 형성된 두 사람간 정서적 공감대도 협상 파트너로서 신뢰 구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장수, 김 대표는 익산으로 출신지역이 전북으로 같다. 또 학창시절 정 대표는 고려대 총학생회장, 김 대표는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에 뛰어든 경험도 있다. 그러나 양당간 워낙 깊은 이념과 정치철학의 골을 감안할 때 낙관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 2월 임시국회에서 국가보안법 등 쟁점법안은 양당 원내대표가 서로 웃음지으며 쉽게 처리할 수 없는 사안이다. 김 원내대표는 25일 정 원내대표에 대해 "경제가 어려운 이 시점에 경제통으로 알려진 정 의원이 여당 원내사령탑을 맡게 돼 기대가 크다"면서 "성공하는 개혁을 강조하고 민생경제살리기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것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도 김 원내대표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 대승적 결정을 할 수 있는 분이고 잘 협력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라며 "대화하고 토론하고 실리적인 타협을 추구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한나라당이 내달 3일부터 이틀간 개최할 의원연찬회에 이례적으로 정 원내대표를 초청해 특강을 듣기로 한 데 대해 정 원내대표도 "새로운 정치문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초반 분위기도 좋은 편이다. 그러나 이같은 외적요인과 현실정치는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코앞으로 닥친 2월 임시국회는 `정-김 라인' 협상력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들은 지난해 타결을 못보고 `이월'된 국가보안법 등 3대 입법을 경제관련 법안처리의 발목을 잡지 않으면서 솜씨있게 처리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미 정 대표는 “(작년 연말) 합의는 유효하며 정상적으로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하는 게 옳다” 김 대표는 “2월 임시국회는 시급한 민생경제 살리기에 여야가 주력하는 가운데 쟁점법안은 진지한 협상을 통해 차근차근 풀었으면 좋겠다”며 입장차를 드러냈다. 반면 김 원내대표는 "현재 절박한 개혁과제는 민생경제 살리기"라면서 "2월 임시국회는 시급한 민생경제 살리기에 여야가 주력하는 가운데 쟁점법안은 진지한 협상을 통해 차근차근 풀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혀 우선순위에 있어 견해차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여야 구성원들과 당내 의사결정구조가 변화되지 않으면 여당에 제아무리 온건파를 갖다 앉힌다고 하더라도 여야간 협상력의 급격한 질적변화는 수반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적지 않다. 다만 열린우리당에서 “국보법을 시급히 처리할 이유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한나라당에서는 ‘우경화’에 대한 비판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등 양당내 변화의 기류가 두 원내대표의 협상력을 높이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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