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하나에 자존심을 건 경찰
사과 하나에 자존심을 건 경찰
  • 민철
  • 승인 2005.01.27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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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핸드폰으로 오인한 경찰, 재판에서 경찰측 승리 그러나...
영국 경찰이 괜한 자존심으로 언론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핸드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한 운전자를 체포했으나 이 여성의 손에는 사과가 들려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고집을 꺾지 않고 처벌을 강행, 2천만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 25일 BBC 등 영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003년 12월 영국 노섬브리아에서 한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유치원 보모인 23세의 사라 맥카프리는 운전 중 핸드폰을 사용한 혐의로 경찰에게 적발되었다. 하지만 맥카프리의 왼손에 있던 물건은 핸드폰이 아닌 사과 하나. 경찰은 운전 중 사과를 먹는 행위도 핸드폰 사용만큼이나 위험하다면서 그녀에게 30파운드(약 6만원)짜리 과태료 딱지를 부과했다. 하지만 맥카프리는 경찰의 처분에 불복, 공식 재판을 요청했다. ‘사과 한 알’ 때문에 시작된 재판은 1년 동안 계속되었고, 총 10번의 공판이 열렸다. 재판 시작 1년만에 재판부는 운전 중 사과를 먹는 행위는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경찰을 상대로 재판을 제기한 여성은 원래 과태료보다 약간 높은 벌금과 그에 따른 연체료를 납부하라는 처분을 받았다. 그녀가 내야 할 벌금의 총 액수는 원래 30파운드에서 160파운드로 불어났다. 경찰은 자신들의 행위가 정당한 공권력 사용이라는 위안을 얻었지만, 재판 비용으로 10,000파운드(약 2천만원)의 세금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나 언론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노섬브리아 경찰은 항공사진, 비디오 영상 등 증거물 제작비용으로 총 10,000파운드(약 2천만원)의 예산을 사용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경찰이 맥카프리의 유죄를 밝혀내기 위해 경찰 헬기와 비행기를 동원 교차로 인근의 사고 위험성을 강조하는 증거물을 제작했던 것. 맥카프리의 변호사는 재판 승소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사용한 경찰의 행위를 ‘터무니없다’고 비난했고, 유죄 판결을 받은 맥카프리도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경찰 측은 재판에 들어간 비용이 총 425파운드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항변했지만, 이 액수는 항공사진 및 비디오 제작비용을 제외한 금액이라고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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