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미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한 것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정치 쇼’라고 반발하며 “즉각 재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은 8일 오전 11시30분 지도부 농성을 벌이고 있는 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 통화에서 재협상을 요구했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대표는 “온 국민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데도 정작 부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재협상은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으니 어떻게 국민이 이를 좌시하겠는가”고 지적했다.
천 대표는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전화통화에 대해 “한국민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고 최대의 수출시장인 한국에 쇠고기를 팔아야 하는 미국 정부가 궁지에 몰린 이명박 정부의 간청을 들어 벌인 쇼에 다름 아니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권영길 의원은 “국민 절대 다수가 재협상을 요구하고 재협상 없이는 해결책이 없다고 촛불로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 스스로가 이명박 대통령 퇴진 집회로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이 원하는 재협상을 해야한다”고 강조하며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전화 통화가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양국의 대통령이 결단내리면 재협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양국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라. 그렇지 않다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천 대표는 민간 수출입업자들의 합의를 통해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규제하겠다는 것에 대해 “국민의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포기하는 또다른 선언”이라고 규정했다. 합의를 어기는 민간업체를 강제하거나 처벌할 수 없고 30개월 월령 등을 확인할 방법도 없다는 것.
천 대표는 또한 “이명박 정부는 마치 재협상을 요구하면 엄청난 통상마찰로 경제위기가 올 것처럼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는 2년 전 한미 FTA협상이 타결된 이후, 미국 측의 요구로 한미 FTA 재협상을 했던 사실을 정녕 모르고 있단 말이냐”고 질타한 천 대표는 “‘2년전에 미국정부가 요구한 재협상을 우리가 수용한바 있으니 이번엔 우리 정부가 요구하는 재협상을 수용하라’고 미국에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은 2007년, 페루와의 FTA협상에서 페루 의회가 비준동의를 마친 이후에도 다시 페루정부에 요구하여 재협상을 한 사례까지 있지 않느냐”며 미국이 재협상 요구를 수용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천 대표는 “이명박 정부는 30개월 이상 쇠고기만 들어오지 않으면 해결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30개월 미만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물질 수입 허용 등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천 대표는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 지지 않을 경우, 6월 10일 100만 촛불대항쟁에 전면에 나서 싸울 것이며 이후에도 재협상이 이루어 질 때까지 모든 당력을 집중하여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