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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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경리 유고시집 출간

소설가 고(故) 박경리의 유고시집이 49재인 22일에 맞춰 출간될 예정이다.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가제)에는 지난 4월 현대문학에 기고했던 시 3편과 미발표시 36편 등 총 39편이 수록된다. 이 시집에는 특히 ‘어머니의 모습’, ‘어머니의 사는 법’, ‘친할머니’, ‘외할머니’, ‘이야기꾼’ 등 어머니와 할머니를 그리는 시들이 여러 편 실렸다.

또한 고인의 유년시절과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 30여 장도 실려 고인의 향취를 전한다.

고인의 딸인 김영주 토지문화관장은 “시를 쓰고 싶다고 항상 말씀하셨고, 몸이 안 좋아지면서 산문을 쓰기 힘들어져 말년엔 주로 시 작업만 하셨다”며 “시집 출간을 위해 60여 편의 시를 준비했지만 미처 못 채우고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여하튼 어머니는 매사에 소극적이며/ 남에게나 자신에게도/ 과소평가를 원칙으로 하여/ 남을 추켜세운다거나/ 자기 자랑하는 일이 없었다/ 꿈을 꾸는 사람에게/ 일이란 돼봐야 안다는 말로/ 번번이 찬물을 껴얹었으며/ 나 역시/ 어머니의 방식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박정희 군사정권시대/ 사위는 서대문 형무소에 있었고/ 우리 식구는 기피인물로/ 유배지 같은 정릉에 살았다/ 천지간에 의지할 곳 없이 살았다”(‘어머니의 사는 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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