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도시락 왔습니다"
"할머니 도시락 왔습니다"
  • 이성환
  • 승인 2005.01.2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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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도시락' 전하는 군산공군 제38전투비행전대 장병들
“할머니, 도시락 왔습니다.” 매일 아침 9시쯤이면 어김없이 할머니의 방을 두들기는 장병들이 있다. 공군 제38전투비행전대가 위치하고 있는 군산시 옥서면 현순임(74세) 할머니는 양손에 보온도시락을 들고 찾아 온 공군장병들을 반갑게 맞이하면서 따뜻한 도시락이 할머니에게 전달된다. 최근 불량도시락 파문으로 인해 불우한 주민들에 대한 진정한 봉사정신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끔 만드는 이때에 공군 제38전대에서 전하는 ‘사랑의 도시락’은 거동이 불편하고 생활 형편이 어려워 끼니조차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독거노인들에게 작지만 소중한 이웃 사랑의 정성과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하고 있다. 공군 제38전대가 ‘사랑의 도시락’을 전달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3년 9월부터이다. 부대 주임원사 인 김종열(45세)씨가 부대 인근지역에 생활하고 있는 무의탁 독거노인들이 가정형편이 어려워 식사조차 제대로 못한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자비를 들여 무의탁 독거노인들을 직접 방문하여 도시락을 전달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는 수발까지 하는 등 정성을 쏟았다. 또한, 독거노인들의 결식상태가 의외로 심각함을 인식하고 좀 더 많은 독거노인들에게 도시락 제공을 위한 방법으로 부대지원을 이끌어 지금은 4명의 독거노인들이 따뜻한 도시락을 공급 받고 있다고 한다. 선행의 주인공인 김 원사는 도시락을 배달한지 얼마 되지 않아 가슴 아픈 일도 겪어야 했다고 말했다. 지난2003년 겨울이 시작되는 문턱에서 독거노인의 집을 방문하여 도시락을 전달하고자 방문을 열어 보니 병환에 있던 노인이 사망했던 것이다. 인근지역 주민들과 면사무소에 알려 독거노인의 장례식이 치러질 수 있도록 하였으나 더 큰 관심과 힘이 되어 주지 못한 것에 자책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김 원사는 “무의탁 독거노인 대부분이 60세가 넘은 고령의 나이로 매월 국가생활보호대상자에게 지급하는 20만원으로 생활하고 있으나 끼니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실정이다”며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강조하면서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더 많은 독거노인들에게 도시락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들도 덧붙였다. 요사이 부쩍 강추위가 엄습하면서 독거노인들의 허름한 가옥에는 황소바람이 기생하며 극성을 부리지만 '사랑의 도시락'을 공급받는 군산시 옥서면의 홀로된 영세노인들은 해빙천사로 통하는 고마운 장병들이 있기에 그리 춥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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