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가 눈앞인데 도와주는 이 하나 없네!
고지가 눈앞인데 도와주는 이 하나 없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야 전당대회 '흥행몰이‘ 고민하는 사연<미리보기>

▲ ‘전당대회 카운트다운 시작’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7월초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새로운 당 대표 선출을 앞두고 부산해야 할 각 진영은 ‘쇠고기 정국’에 발목을 잡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전당대회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조용하다. 문제는 쇠고기 정국 등으로 분위기가 전혀 조성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흥행을 우려하며 고민하고 있다. 전당대회 한 달 전부터는 본격적인 출마 선언이 이어지며 캠프 개소식 등을 통해 열기를 고조시켜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시국 탓에 후보들은 출마선언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최소한 실무 절차만 진행하는 정중동 행보만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자칫 이런 상황에서 잘못 전당대회 얘기를 꺼냈다가는 정신없는 사람 취급받기 딱 좋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정국이 계속 수습되지 않을 경우 아예 출마선언이나 출정식 없이 후보등록을 하고 전국순회 일정도 최대한 간소화할 가능성 등이 관측되고 있다.

7·3 한나라당 전당대회 박희태·정몽준 ‘양강 대결’
여론 “새 대표 관심없다” 반응에 흥행몰이 고민 중
7·6 통합민주당 전당대회 정세균·추미애 양강 구도
‘재창당’ 수준 전당대회…자칫 ‘집안잔치’로 그칠까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7월 전당대회가 미국산 쇠고기 정국 파문에 휘말려 흥행연출에 비상이 걸렸다.

한나라당은 한 달 전부터 유력 주자들이 비공식 출마 선언을 한 상태지만 쇠고기 파문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아 주자들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도 ‘재창당’ 수준의 전당대회를 계획하고 있지만 자칫 ‘집안잔치’에 그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있다.

‘박희태 vs 정몽준’

▲ ‘정몽준 VS 박희태’한나라당 차기 당권을 두고 정몽준 최고위원과 박희태 의원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이 전당대회를 열기에 앞서 해결해야할 과제는 두 가지로 집약되고 있다. 쇠고기 정국 정리와 친박 인사 복당 문제다. 당 대표 유력 후보로 알려진 박희태 의원과 정몽준 의원은 최근 서울 여의도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선거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쇠고기 파문으로 강도 높은 국정쇄신책을 제시해야 하는 입장인 만큼 이들의 당권 도전을 향한 전력 질주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처지다. 또 안상수 전 원내대표와 친박 인사 중 일부가 당권도전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소극적인 입장이다.

민주당도 전당대회(7월6일)를 겨냥한 활동을 자제한 채 집권여당과 정부를 상대로 미국과의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며 ‘장외투쟁’에 주력하고 있다. 한나라당 지지율이 갈수록 저조한데도 민주당 지지율 회복이 생각보다 속도를 내지 않고 있고 속 타는 심정이다.

당권주자로는 정세균 의원과 추미애 의원 간의 양강 구도 속에 정대철 상임고문과 천정배 의원이 뒤쫓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과거처럼 계파갈등이 재현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서 국민적 관심을 끌기 위한 묘책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전당대회 한 달여를 앞두고 한나라당의 이번 당 대표는 이명박 정부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관리형 또는 화합형 리더가 나와야 한다는 데 한나라당 의원 대부분이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당 대표 선출에는 청와대 측의 의중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차기 한나라당 대표에 가장 가까이 가 있는 사람은 박희태 의원이다. 지난 총선 전 공천에서 낙천한 박희태 의원은 이상득 의원의 지원을 업고 한나라당을 이끌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홍준표 신임 원내대표는 “차기 당 대표는 화합형이 되어야 한다”며 박희태 의원에 힘을 실어줬다. 박 의원은 대표 출마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며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당과 청와대의 관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과 당 대표의 정기회동, 당·정·청 간 정책협의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당 원로그룹과 영남권 의원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그는 원만한 스타일로서 대야 관계에서도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비주류인 박근혜 대표 측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박 의원이 적임자라는 주장이다.

충신만이 자격 있다?

하지만 ‘박희태 카드’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특히 수도권 의원 등 소장파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박희태 대표론’에 반발하는 이유는 우선 그가 18대에서는 의원 신분이 아닌 원외인사라는 점과 민정계 출신인데다 70세의 고령이라는 점이다.

추미애·정세균 등 통합민주당의 유력 당권 주자들이 50대의 원내 의원들이라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 같은 문제 제기는 드러내지는 않지만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그룹별 모임에서 ‘박희태 불가론’이 거론되고 있다.

원희룡 의원은 최근 “당 대표로 관리형 또는 청와대에서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거론되는데 그러면 안 된다”면서 “민심을 읽고 그 민심을 쓴 소리가 되더라도 대통령에게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박희태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한나라당은 영남당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다”면서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대표도 수도권에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희태 의원 측은 이에 대해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고령인데도 그런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오히려 박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어른다운 모습으로 야당 대표들을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그는 “현재 손학규 대표도 그렇고 과거에 김중권·이회창 대표 등도 원외였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정몽준 의원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그동안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됐던 5선의 김형오 의원과 4선의 안상수 원내대표가 국회의장 경선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원외의 박희태 의원이 급부상하면서 ‘박희태 vs 정몽준’ 양자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 최고위원이 그동안 당 주류측에서 ‘관리형 대표론’을 내세운 데 맞서 ‘실세형 대표론’을 주장하면서 비판적 입장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욱이 지난 5월18일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의원과 당선자 등 20여 명이 서울 수유리 아카데미에 모였던 것을 두고 “자기들끼리만 의원총회를 한 거냐”고 비판하는 등 주류측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혈혈단신’으로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한나라당에 합류한 정 의원이 비록 당내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지만 그의 출마로 전당대회의 흥행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선을 끌고 있다. 그러나 대권을 꿈꾸는 정 의원이 이번 경선에서 의외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 경우 정치적 이미지나 위상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55.8% “차기 당대표 관심없다”

문제는 국민의 절반 이상이 오는 7월3일 전당대회에서 누가 한나라당 대표로 선출될지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9일 <한국일보>가 창간 54주년을 맞아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6~7일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오는 7월 한나라당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들 중 차기 당 대표로 정몽준 최고위원이 24.6%로 1위를 차지했다.

이명박계가 옹립키로 한 박희태 의원은 10.0%로 정 의원 지지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어 공성진(2.0%), 박순자(1.0%), 박근혜계 진영(0.8%), 김성조(0.2%) 의원 순이었다.

정 의원은 특히 20대(29.4%), 강원 제주(34.6%)와 대전 충남 충북(27%), 고졸 이상 대재 이하 학력자(27.4%)가 많이 지지했다. 박 의원을 꼽은 응답자는 남성(13.3%)과 50대(16.0%), 인천 경기(11.8%), 대재 이상 학력자(10.8%), 자영업자(16.3%) 중에 상대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전체의 절반을 넘는 58.8%는 ‘모름, 무응답'으로 나타나 차기 당대표를 뽑는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국민적 관심사 밖으로 밀려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나라당 지지층 사이에서도 정몽준 의원은 33.4%, 박희태 의원은 13.2%로 나타났으며 ‘모름, 무응답’이 45.3%로 가장 많았다.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 지지층 사이에선 정 의원이 29.4%, 박 의원이 12.6%였다.

한 후보측은 “전대 한 달 전에는 이래저래 사람들도 끌어 모으고 분위기가 살아야 정상인데 이번에는 도저히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면서 “조용히 지역 조직들과 만나고 실무 준비단 정도만 꾸리고 있는 데 여론 조성이 되지 않으니 이래저래 난감하다”고 설명했다.

복당문제 해결이 늦어지면서 박근혜 전 대표측이 이번 전당대회에 사실상 불참하는 것도 전대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데 한 몫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조·진영 의원 등 일부 박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는 있지만 박 전 대표 의중이 실리지 않는 한 이들을 ‘친박 대표’라고 인정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추미애 지지율 1위

▲ ‘추미애 VS 정세균’통합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추미애·정세균 의원이 양강구도를 보이고 있다.
통합민주당도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난 6월11일 천정배 의원이 당 대표 경선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정세균·추미애 양강 구도로 좁혀졌다.

천 의원은 이날 “지금은 당 대표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당의 정체성을 세우고 민생평화개혁세력을 복원하기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불출마 배경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 당의 진로와 정체성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면서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책개발에 나서겠다”면서 “대표경선 후보등록 상황을 보고 출마자에 대한 지원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통합민주당은 이로써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를 위한 물밑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인 가운데 일반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추미애 당선자가 지지율이 1위 지켜나가고 있다. 정세균 의원은 그 뒤를 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추미애 의원은 지난 조사보다 2.9%포인트 하락한 20.1%를 기록했지만 1위 자리를 계속지켰고, 정세균 의원은 지난 조사보다 3.8%포인트 상승, 14%로 2위에 올라 추미애 당선자와의 격차를 줄였다.

다음으로 정대철 의원(11.6%)과 천정배 의원(11.1%)이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김효석 원내대표가 5.0%, 문희상, 박주선 의원이 각각 2.1%위로 뒤를 이었다. 특히 추 당선자의 경우 통합민주당 지지층에서 35.8%의 지지를 얻어, 2위군과 20%이상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층에서는 추미애, 정세균 정대철 세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된 반면 여성 유권자들(21.5%)은 압도적으로 추 당선자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O대와 30대에서 추 당선자의 지지율이 24.5%와 20.5%로 나타나 여유 있게 선두를 지킨 반면 40대와 50대 사이에서는 1위부터 3위의 후보들의 지지율이 10%대의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민주당 또한 ‘모름,무응답’층이 57.6%로 나타나 민주당 차기 당대표도 국민적 관심사 밖임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제도권 정치세력이 국민적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인 셈이다.

흥행 전략 ‘고민 또 고민’

통합민주당도 7·6 전당대회를 앞두고 흥행 부진에 따른 흥행 전략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컨벤션 효과(Convention Effect.전당대회로 인한 지지율 상승효과) 없이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낮은 당 지지율도 문제려니와 일반 국민들의 흥미를 유발할 만한 ‘스타급’ 인물이 없고 관심을 끌만한 인물대결이나 이슈대결 구도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진 인물은 정세균, 추미애, 정대철, 의원이다.

이들 모두 당 안팎에서 정치적 중량감과 리더십을 인정받는 인물들이지만 바람을 일으킬 수준의 스타급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쇠고기 정국이 직격탄이 되고 있다. 6·4 재·보선에서 민주당에게 새로운 재기의 발판을 제공한 결정적 요인이었지만 한 달 넘도록 이어져온 쇠고기 국면 속에서 전대 분위기는 ‘거의 실종됐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얘기다.

한 당직자는 “쇠고기 정국이 모든 정치일정과 어젠더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민주당이 장외투쟁이라는 극단적 투쟁방식을 택한 것도 경선의 열기를 떨어뜨린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도부는 내주부터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당 안팎의 여건이 워낙 불리하게 돌아가는 탓에 민주당이 6·4 재·보선에서 거머쥔 호기를 제대로 살려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돌고 있어 민주당이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