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숙박 불편 등 해소해야”
“고비용·숙박 불편 등 해소해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섬 관광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포럼’

사람들은 한적하고 정적인 분위기와 아름다운 자연경관 때문에 섬에 가고 싶지만,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할거리가 딱히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섬 관광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섬 관광을 다녀온 이들은 자연경관에 높은 점수를 줬지만 많은 비용과 낙후되고 불편한 숙박시설, 할거리 부족 등에 만족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한국관광공사에서 열린 ‘섬 관광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포럼’에서 발제를 맡은 관광컨설팅전문업체 (주)대양이티엔씨의 노영희 대표는 이같은 설문조사를 발표하며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내놨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와 (주)대양이티엔씨가 공동주관한 이날 포럼은 체계적인 섬 관광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중앙 및 지자체 공무원과 섬 관광 관련 전문가, 일반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효표본 1232명 중 가고 싶은 섬이 있다고 응답한 이는 754명(61.2%)이었다. 그 이유는 ‘한적하고 정적인 분위기’(29.4%), ‘육지와 구별되는 특별한 경관’(22.1%), ‘개발되지 않은 섬의 자연을 보고 싶어서’(14.6%) 등의 순이었다. 또 섬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으론 ‘휴식/휴양’이 36.5%로 가장 많았고, ‘경관감상’(30.9%), ‘섬 문화 체험’(9.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가고 싶은 섬이 없다고 응답한 이는 478명으로 전체의 38.8%였다. 그 이유로는 ‘비용이 많이 들 것이다’(20.5%),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18.4%), ‘할거리가 딱히 없을 것이다’(13.2%), ‘섬 관광 정보가 없다’(10.9%) 등을 들었다. 그러나 정작 섬을 방문한 640명(51.9%)은 ‘자연경관’(53.2%),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17.2%), ‘섬 음식’(6.9%) 등에 만족한 모습이었다. 불만족스럽다고 대답한 것은 ‘비용’(24.2%), ‘낙후되고 불편한 숙박시설’(15.6%), ‘할거리 부족’(15.2%) 때문이었다.

노 대표는 이어 친환경·생태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카탈리나섬이나 아카디아국립공원, 리조트 및 크루즈가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칸쿤섬과 카리브섬, 정책적으로 개발된 일본의 하츠시마와 다카시마 등을 예로 들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휴먼웨어를 개발하고 지속가능한 도서 어메니티를 구현할 수 있는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또 섬 관광지 지정 및 시범사업 실시와 같은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한 사업과제도 발표했다. 이어 노 대표는 자연공원에 생필품 및 일용품 등을 판매하는 상업시설을 허가하는 방안 등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규제 현실화 방안도 내놨다.

이어 ‘가고 싶은 섬’ 추진 사례가 발표됐다. ‘가고 싶은 섬’ 사업은 섬 고유의 자연환경과 역사문화, 생태 등을 지속가능한 관광자원으로 개발해 섬 지역의 발전과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사업으로 지난해 당시 문화관광부는 충남 보령시의 외연도와 전남 완도군의 청산도, 경남 통영시의 매물도, 전남 신안군의 홍도를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다. 지난해 시작된 이 사업은 내년도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 상록수림을 자랑하는 외연도의 모습.

외연도의 추진방향을 발표한 관광컨설팅업체인 (주)이장의 임경수 대표는 외연도가 공동체가 있고 생태적이며 복합관광으로 유명한 섬, 또 연대가 있는 섬이 돼야 한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론 외연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상록수림의 사랑나무를 테마로 하는 언약의 광장, 바다를 테마로 하는 방갈로, 바다체험 공원을 조성한다. 또 외연도를 즐길 수 있는 내부 순환도로를 개설하고 해안산책로와 봉수대 등산로도 정비한다. 이밖에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주민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주민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한다.

▲ 황토빛 길을 중심으로 한 보리밭과 유채꽃이 유명한 청산도.

청산도의 추진방향을 발표한 조진상 동신대 교수는 청산도가 황토빛 길을 중심으로 한 보리밭과 유채꽃 등이 유명하고 영화 서편제, 드라마 봄의 왈츠 등의 주무대였던 점을 활용해 일주도로를 만드는 등 시설을 정비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섬의 장례풍속인 초분과 전통 민속민화 등 다양한 문화자원을 활용해 농어촌 체험관광 시범마을로 정비하고 서남해안 방어의 군사적 요충지인 청산도의 청산진성을 중심으로 역사문화 시범마을로 정비하는 방안도 내놨다.

▲ ‘자연, 삶, 예술이 어우러지는 빛과 바람의 섬’을 지향하는 매물도의 모습.

매물도의 추진방향은 ‘자연, 삶, 예술이 어우러지는 빛과 바람의 섬’이었다. 발표를 맡은 민현식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관광과 공간 변형에 관한 욕망,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욕망, 생태환경을 보전하려는 욕망을 상호 행복하게 조화시키는 임계점을 선택해야 하는 점을 강조하며 지향가치로 훼손돼 가는 매물도의 고유 가치를 재생하고 시대 변화와 조응하는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을 지향하자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매물도의 고유 음식메뉴과 육로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섬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소매물도에서 등대섬까지 탐방로를 정비하는 등 관광객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이다.

▲ 해안과 부속섬의 기암괴석과 노송, 동굴의 절경이 뛰어난 홍도.

홍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해안과 부속섬의 기암괴석과 노송, 동굴의 절경이 뛰어나지만 보는 관광 일색에서 탈피해 소리를 듣고 몸으로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관광을 지향하기로 했다. 발표를 맡은 노태학 목포대 교수는 숯가마에 대한 고고학적 조사 및 복원작업, 해양레저와 함께 하는 신석기문화 유람선 사업 등 역사자원을 활용하고, 홍도 특유의 민속예능인 풍어제, 해녀 노 젓는 소리, 강강술래 등 문화자원을 복원?활용해 섬 문화를 진흥하는 방안을 내놨다. 구체적으론 산악트래킹, 숯가마 체험, 해중산책, 해조류 탐방, 해상택시 프로그램 등이다.

제2부에선 엄서호 경기대 교수의 사회로 신순호 목포대 교수, 박상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책임연구원, 노백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 장호찬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김명선 한국관광공사 국내마케팅실장이 참여해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화 방안과 친환경적인 관광개발방안에 대해 종합토론을 벌였다.

문화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엔 전국적으로 3100여개의 섬이 있지만 접근성이 취약하고 기초인프라가 부족하며 방문객에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지 못해 섬 관광이 잠재력만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포럼이 바람직한 섬 관광문화를 조성하고 지속가능한 관광자원 보전 및 활용방안을 도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