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상반기, 대한민국은 끊임없이 일어나는 사건사고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지금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는 美쇠고기를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진행되고 있고,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연일 강간?폭행?살인?사기 사건을 보도하고 있다. 특히 2008년 상반기에는 유난히 반인륜적인 살인사건이 많았고 태안 기름 유출, 숭례문 화재, 중국 쓰촨성 지진과 같은 굵직한 사고도 많았다. 조류인플루엔자와 광우병 파동까지 일어나 국민들의 안전한 먹거리에 대해 근심을 안겨주는 사건도 발생했다. <시사신문>은 창간 8주년을 맞아 2008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궜던 사회 8대 핫이슈를 총정리 했다.
<▲이슈1.> 서해안 태안 기름 유출 사고
지난해 12월7일 서해안 태안 앞바다에서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검은 재앙’으로 불리며 유출된 검은 기름은 바다의 백사장, 돌, 양식장 등을 뒤덮었다.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망연자실했고, 생태계 오염으로 많은 수중 생물들이 폐사했다. 그 후 112만 여 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가 태안 앞바다를 찾아 헝겊으로 조약돌을 닦고, 쓰레받기로 해변의 기름띠를 떠냈다. 국민 모두가 태안 앞바다를 살리기 위해 추운 겨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음을 모았다. 그 덕분에 현재는 모래사장도 금빛으로 빛나고 바다도 제 빛을 찾았다.
6월19일. 사고 6개월이 지났지만 자원봉사들의 발길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검은 기름띠는 보이지 않지만 쓰레기를 줍고 돌멩이를 골라내 해수욕장의 개장을 돕기 위해서다.
<▲이슈2.> ‘국보 1호’ 숭례문 화재로 소실

대한민국 ‘국보 제1호’로 600년간 서울을 상징하던 숭례문이 2월10일 웅장하던 자태를 잃고 한줌의 잿더미로 변했다.
숭례문 화재, 소실은 문화재청, 소방당국, 중구청 등 유관기관의 평소 느슨하고 부실한 관리 때문에 막아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고, 경찰은 2월11일 강화도에 은신해 있던 범인 A씨를 검거했다.
3월14일에 열린 첫 공판에서 숭례문 화재 사건 범인 A씨(69)는 “4억원짜리 땅이 9600만원밖에 보상금 공탁이 되지 않아 청와대 등에 민원을 제기했는데 대통령도 아무 말이 없었고 국민고충위에서 ‘멋대로 하라’는 말에 화가나 범행을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슈3.> 마포 네 모녀 피살사건
지난 3월초 전직 유명 야구선수가 자신의 내연녀와 그의 세 딸을 무참히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 이호성은 이들 모녀를 살해한 후 여행용 가방에 시신을 넣어 자신의 선친 묘소 옆에 암매장 했다.
그 후 20여일을 잠행했던 그는 경찰의 수사가 공개수사로 전환되자 심리적인 압박감을 감당하지 못해 스스로 한강에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결국 경찰은 3월12일 공범 존재 여부를 밝혀내지 못한 상황에서 이호성의 단독범행으로 잠정결론 지었고 이호성의 자살로 사건은 마무리 됐다.

<▲이슈4.> 안양 초등생 살해범 사형
지난 6월18일, 안양초등학생 이혜진, 우예슬 양 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성현(39) 피고인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그는 2004년 7월 군포에서 부녀자 J(당시44)씨를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해 버린데 이어 지난해 12월25일 안양에서 이혜진(당시11)·우예슬(당시9) 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 살해한 뒤 시신을 잔인하게 토막 내어 유기한 엽기적인 범행을 저질렀다.
정씨는 재판의 최후진술에서 “어리석은 한 인간의 행동으로 피해자 가족들과 국민들에게 씻지 못할 죄를 저질렀다”며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인지는 몰라도 죽어간 생명을 위해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이슈5.> AI 전국확산
지난 4월 초, 전북 김제 소재 한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에서 13개월 만에 국내에서 다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했다.
이로인해 전북에서만 243개 농가에서 총 542만4000여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 됐으며 262만1000수에 달하는 계란과 1000만개의 달하는 부화종란 등이 폐기·처분되는 등 막대한 재산피해를 가져왔다.
그러나 방역당국과 축산농가의 조류인플루엔자 대응이 늦어지며 AI가 전국으로 확산, 지난 5월5일에는 서울에서 처음으로 광진구에서 AI가 발병했다. 이로인해 AI 발생경로를 놓고 서울시와 경기도가 공방을 벌여 AI 방역체계의 허점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는 AI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침체됐던 닭고기와 계란 등의 소비도 회복되고 있다.
<▲이슈6.> 대구 초등생 집단 성폭행 사건
지난 4월30일, 대구의 한 초등학교 학생간 집단 성폭력 사태가 전국을 뜨겁게 달궜다. 이 사건은 동네 선후배 사이인 가해 및 피해 학생이 함께 어울리다가 음란물을 따라하는 놀이를 시작하면서 성폭력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2주일도 지나지 않은 5월13일, 대구의 다른 초등학교에서 유사사건이 또 터졌다. 사건 조사결과 해당 학교 측의 초기대응이 엉터리였음이 확인되면서 학교장과 교육당국에 질책이 이어졌고, 이 사건들로 인해 어른들은 10대들의 비뚤어진 성의식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한편, 경찰은 5월7일 경찰 수사로 당장 전체적인 진상 규명이 어렵다고 판단, 진행중인 학생 조사를 일단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슈7.> 중국 쓰촨성 대지진
지난 5월12일 오후 중국 서부 쓰촨성의 성도 청두시 북서쪽 146㎞ 지점의 원촨현에서 리히터 규모 7.8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공식 사망자 및 실종자 수가 8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밝혀졌다.
쓰촨성 지진은 피해 면적이 한반도 면적의 절반에 육박해 1949년 신중국 건설 이래 최대의 규모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지난 6월10일 중국 정부가 공식 집계한 사망자만 6만9146명, 실종자는 1만7516명, 부상자는 30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중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으로 직접적인 경제 손실액만 2000억위안(약 26조원)에서 5000억위안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중국 쓰촨성 대지진으로 인해 판의 내륙에 위치한 한반도도 지진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줬다.
<▲이슈8.> 美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지난 4월18일 한미 쇠고기협상이 타결된 뒤 쇠고기협상을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5월2일부터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美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는 처음에는 중·고등학교에 ‘쇠고기 괴담’이 번지며 일부 네티즌과 중·고등학생 위주로 시작됐다. 한때 촛불집회는 과잉진압과 폭력시위 사태로 번지는 듯도 했다. 그러나 촛불시위대들은 비폭력 시위로 나갈 것을 강조하며 폭력사태를 자체적으로 예방하기도 했다.
그러던 ‘6월 항쟁’ 21주년이기도 6월10일에는 서울에만 70만명(주최측 추산, 경찰추산은 8만명)이 운집한 대규모 촛불 문화제가 열렸고, 충돌사태 없이 성공적으로 집회를 마무리해 성숙하고 있는 우리의 집회문화를 보여줬다. 현재 촛불집회는 시간이 갈수록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온 국민이 참여하는 ‘촛불문화제’로 가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