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글부글 끊는 계파전쟁 오발탄 쏘지 말고 정조준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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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전당대회 실세 대리전

▲ 박희태 VS 정몽준 한나라당 차기 당권은 주류와 비주류의 대리전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주류를 대표하는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이 친박계 허태열 의원, 대선을 거치며 합류한 정몽준 의원과 경쟁하고 있다.
오는 7월3일 치러지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나라당은 집권여당과 제1야당의 당 대표를 뽑는 선거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6월24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전대가 예정된 내달 3일까지 10일간 선거전에 돌입한 상태다. 그러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주류 대 비주류, 또 각각 그 내부에서도 세력 다툼이 본격화되고 있다. 후보 등록 마감결과 주류측에서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공성진·박순자 의원 등이, 박근혜 전 대표측에서는 허태열·김성조·진영 의원 등이 나섰다.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면서 당권 경쟁은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의 물밑 대결 양상으로 전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계파보다는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한 정몽준 의원이 나섰다. 양측이 세 대결로 치달을 경우 당내 기반이 취약한 정몽준 최고위원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정 의원의 일반 여론조사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예측불허의 싸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누가 집권야당의 수장이 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 7·3 전당대회 실세들의 당권 경쟁 장막 드리워
당내 유력 차기주자 박희태-정몽준 ‘빅2’ ‘신경전 가열’
이재오→공성진, 박근혜→허태열 지원설, 홀로선 정몽준
‘계파별 대리전’ 우려 물씬…“화합인사여야 한다” 여론도

한나라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이미 출마선언을 한 공성진, 김성조, 박순자, 박희태, 정몽준, 진영, 허태열 등 7명의 후보가 경선레이스를 펼치며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다음달 3일까지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이들 후보에 대해 한나라당은 곧바로 총 6회의 TV 토론회와 1차례의 라디오 토론을 실시해 후보 검증 작업을 거친다. 경제난과 쇠고기 파동 등 최근 정국을 감안해 후보들의 대규모 합동 연설회는 취소됐다.

‘합종연횡’ 희비 갈릴 듯

현재 박희태, 정몽준 두 후보가 각각 대의원 투표와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친박계의 집중 지원을 받는 허태열 후보와 이재오계의 공성진 후보가 뒤를 추격하고 있다. 지금까지 당권 구도는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정몽준 의원의 ‘2파전’ 양상이지만 짝짓기 결과에 따라 희비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여론조사 결과도 관심거리다. 한나라당 당 대표 선거에는 대의원의 현장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7대3’비율로 반영된다. 민심의 향배가 당락을 충분히 가를 수 있는 비중이다.

민심이 희비를 갈리게 한 비근한 예가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이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당심에선 박 전 대표에게 밀렸으나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이겨 가까스로 경선을 승리를 이끌었다.

친박 표심의 결집 여부도 주목된다. 친이계의 경우 대선 이후 권력분화 과정을 거치면서 결속력이 느슨해졌다. 반면 당내 비주류인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은 끈끈함의 강도가 훨씬 세졌다. 당내 친박계의 좌장인 허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것도 친박 대의원의 표를 모을 수 있다는 자신감 덕이 크다. 허 의원이 ‘다크호스’로 떠오른 이유도 이런 사정과 관련이 깊다.

진영 의원도 호남과 수도권의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김성조 의원도 강재섭계와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순자 의원은 여성 의원 몫의 최고위원 자리를 사실상 확정지은 상황이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한나라당의 당권 구도는 여권 주류측의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차기 대권주자인 정몽준 의원간 ‘2파전’ 양상이다. 한 때 당 대표를 두고 수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박희태 전 의원과 정 의원은 날 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박 전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청와대를 향해 쓴소리를 내놓고 있는 정 의원에 대해 “뒷짐을 지고 구경이나 하다가 비판이나 하는 것은 여당 자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 의원이 일반인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것에 대해 “축구로서 큰 인기를 얻은 분 아니냐”고 평가절하했다.

박 전 의원은 이어 정 최고위원이 오랫동안 무소속이었던 점을 지적하며 “정치와 정당 생활은 좀 다르다. 정당이라는 것이 아무나 몇 달 만에 들어와서 마음대로 뜯어 고치고 운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축구야말로 국민 통합의 스포츠”라며 “계파에서 자유롭다는 것이 한나라당을 변화시키는 역할에 오히려 적임”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표측을 대표하는 허태열 의원이 6월19일 출사표를 던져 선거전의 지형에 미묘한 균열도 일고 있다.

박 전 부의장은 원외인 한계를 ‘화합론’이란 슬로건을 내세우며 돌파를 시도하고 있으며 당내 지지기반이 박 전 부의장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는 평을 받고 있는 정 의원은 참신한 이미지를 앞세워 “지금의 한나라당엔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앞세워 ‘새인물론’으로 맞서고 있다.

박근혜, 허태열에 “최선 다하라”

▲ “새로운 시작은 누구와”한나라당 7.3 전당대회에 당 내 ‘주류’를 결정지을 당 대표 선출이 예정돼 있다. 어떤 계파가 당권을 잡느냐에 따라 한나라당이 내는 목소리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일관된 분석이다.
허 의원은 당내 비주류로서 ‘견제론’을 펴고 있다.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후 박근혜 전 대표에게 보고 한 허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차기 “이왕 출마하셨으니 좋은 성적으로 당선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박 전 대표의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그(박 전 대표의 반응) 속에 박 전 대표의 의도가 들어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지난 총선에서도 지원유세를 하지 않더라도 지원유세를 한 효과가 나오듯이 조용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짐작할 수 있도록 그런 정도의 성원은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박희태, 정몽준 두 후보가 당의 얼굴이 되면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살아나기 어렵고 당이 더 어려운 국면이 될 수 있다”며 “나는 최고위원이 아니라 당 대표가 되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했다.

같은 친박 성향인 진영 의원과의 연대 여부에 대해선 “1인2표제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연대는 불가피하다”며 “후보, 지역별 연대를 어떻게 하는 게 득표율을 높일 수 있을지 분석한 후 (선거전) 중반 이후부터 해도 늦지 않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친박 의원 20여 명 등 박 전 대표측도 허태열 의원의 출마를 계기로 뭉치는 분위기다. 박 전 대표가 드러내놓고 허 의원을 지원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박 전 대표의 대리인으로 여겨지는 허 의원을 상위권에 당선시켜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다.

각 캠프별 세력화 작업

각 캠프별로도 세력화 작업에 적극적이다. 박 전 부의장측의 경우 김효재 의원이 상황실장 역할을 맡고 안경률·최병국·조진형·허천·백성운·정태근 의원 등이 지원에 나섰다. 김효재 의원은 “박 전 부의장은 친박 쪽에서도 거부감이 없는 화합형 대표이자 개혁 지원형 대표감”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박 전 부의장과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 정몽준 의원은 자신의 울산 지역구를 물려받은 안효대 의원과 인척관계인 홍정욱 의원을 비롯해 여상규·신영수·전여옥 의원 등이 도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측은 “서울 등 수도권과 여론조사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친박계 대표격인 허태열 의원은 이성헌 의원이 종합상황실장 역할을 맡았고, 유정복·서병수·이혜훈·김선동·이정현 의원 등 과거 경선 캠프 핵심들이 지원하고 있다. 허 의원측은 “당내에 최소 25% 정도가 친박계 당협위원장들이고, 영남권의 박 전 대표 지지 분위기 등을 모으면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류 공성진 의원측은 현경병 의원과 박종운 당협위원장이 실무를 맡으면서 진수희·차명진 의원 등 친(親)이재오계 의원들이 돕고 있다. 1인2표제라서 박 전 부의장과 공 후보측을 함께 지원하는 의원들도 있다.

친박 경북 출신인 김성조 의원은 대구·경북지역 대표성을 앞세우고 있다. 같은 지역 내 주류측 의원들도 1표는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조직은 이철우 의원이 맡고 있고, 친박계인 정희수·서상기 의원 등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진영 의원은 구상찬·강용석·현기환 의원 등 진 의원과 개인적 친분이 있거나 친박 성향이 있는 의원들과 호남 출신 당협위원장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독자 행보를 해온 정몽준 의원은 높은 대중적 지지도를 바탕으로 각종 지역 행사와 언론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하면서 세 확산에 나서는 모습이다.

실제 30%를 반영하는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최고위원 캠프에선 그러나 전대가 친이-친박 대결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정 최고위원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계파정치 부활, 국민배신”

여기에 후보들간 ‘합종연횡’이 당락을 가르는 중대 변수로 떠오를 조짐이다. ‘1인2표제’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계파별·지역별 연대 가능성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친이계의 경우 ‘박희태(영남)-공성진(수도권)’ 조합이, 친박계에선 ‘허태열(영남)-진영(수도권)’ 콤비가 전략적 연대 대상으로 거론된다. 당내 기반이 취약한 정몽준 의원은 후보간 이합집산 조짐에 대해 ‘시대착오적’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 의원은 “극단적인 계파정치가 복원되는 양상으로 가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며 “대통령도 ‘친이-친박’이 없다고 했는데 다시 이심, 박심을 거론하는 건 구태의연하고 시대착오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의원은 여권 주류측에서 주장하는 ‘박희태 대세론’에 대해서도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께서 박 전 부의장과 가깝고 지원하시는 게 아니냐. 이런 보도들이 있는데 나는 그것을 당연하고 보기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어느 특정 후보를 거기에 관해서 된다, 안 된다 이런 말씀을 하신다면 그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후보별 합종연횡은 1인2표제라는 전대 선거 방식의 특성에 기인한다. 한 명의 대의원이 두 명의 후보에게 표를 줄 수 있어 연대한 후보들이 득표에 유리한 구조로 돼 있다. 자연스레 우군이 없는 후보는 득표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된다. 정 최고위원이 작심하고 후보간 합종연횡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여성 후보로 단독 출마한 박순자 의원은 여성몫 최고위원 선출이 사실상 확정됐으며 당 대표 및 최고위원 4석을 놓고 7명의 후보간에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화합형 대표’를 내세운 박 전 부의장과 ‘강한 대표론’을 들고 나온 정 의원이 ‘양강(兩强)체제’를 형성한 가운데 친박계 중진인 허 의원이 가세하면서 변수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또 친박(親朴) 성향의 진 영, 김성조 의원과 친이계 주류이자 서울시당위원장을 역임한 공성진 의원의 득표력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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