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성상품화’ 논란 속에서 미국의 ‘섹시’ 레스토랑 후터스가 진출을 했다. 후터스는 1983년 ‘친절하고 아름다운 미녀들의 서빙’을 콘셉트로 삼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처음 문을 연 패밀리 레스토랑.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미주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총 500여 개의 가맹점이 성업 중이다. 대체 후터스의 무엇이 논란을 부르고 또 인기를 누리게 만드는 걸까. 과연 그곳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까. 서울 강남 압구정동에 자리잡은 한국 후터스에 가봤다.
“안녕하세요. 후터스입니다.”
섹시한 미녀들이 서빙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 레스토랑 ‘후터스’의 첫 한국 지점. 그곳에 들어설 때부터 대부분의 남성들은 ‘흥분과 긴장’ 상태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오렌지색 핫팬츠와 민소매 유니폼이 인상적인 ‘후터스걸’들의 미모와 현란한 서빙 테크닉이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기 때문.
한국 후터스는 일단 인테리어부터 시원시원하게 되어 있었다. 비교적 높은 천장과 개방된 분위기의 매장은 ‘패밀리 레스토랑’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었다. ‘후터스’(Hooters)는 올빼미라는 의미지만 속어로는 ‘여성의 가슴’을 뜻한다. 실제 그녀들의 육감적인 가슴이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는 듯했다.
이곳 후터스걸들은 엄밀한 심사를 거쳐 미(美)와 지(知)를 갖춘 여성들로 구성됐다고 업소 측은 말한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발되었을 뿐만 아니라 3~4회의 심층 면접까지 통과한 여성들. 그후 서비스 교육과 테이블 예절 교육까지 모두 마쳤다는 것. 특히 외국인들이 많을 것을 대비해 영어교육 전문가에게 영어회화 교육까지 받았을 정도라고 한다.

실제 그녀들의 미모는 ‘섹시함’보다는 ‘신선함’과 ‘생기발랄함’에 가깝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 의상 자체도 몸에 딱 붙는다거나 비키니에 가까운, 기존의 후터스를 표방한 여타 업체들의 경우와는 달리 일반적인 스포츠팬츠 수준이라 오히려 보기에 부담 없어 좋다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실제 후터스걸들의 행동은 특이했다. 주문이 이어지지 않거나 순간순간 매장 내의 분위기가 늘어지기라도 하면 곳곳에서 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선사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서 후터스 측은 별도의 댄스교육까지 시켰다고 한다. 후터스걸들은 줄을 지어 매장을 흥겹게 뛰어다니면서 연신 볼거리를 제공해주려 애썼다.
이외에도 곳곳에서 눈에 띄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후터스걸은 손님 중에서 자신이 마음에 드는 남성이 있으면 ‘찜’을 할 수도 있다. ‘I Love You’라고 적혀 있는 하트 모양의 부착물을 손님의 옷에 붙이는 것. 물론 ‘찜’을 당한 남성들은 황홀한 표정이었다.

후터스걸과의 생기발랄한 대화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즐거움 중의 하나. 특히 모든 후터스걸이 20대 초중반의 건강한 섹시미녀들인 데다 톡톡 튀는 화법과 매너로 무장하고 있어 ‘시각과 청각’ 모두 유쾌해지는 듯하다. 후터스걸 ‘제이’ 양의 이야기다.
“처음엔 사람들이 ‘성을 상품화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하기도 하고 저 역시 그런 게 마음에 안 걸린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막상 일을 배워보니까 서비스정신도 투철해지고 전문교육도 많이 받더라고요. 이젠 일하다 보면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나의 건강미를 마음껏 자랑하면서도 즐겁게 일할 수 있어서 좋아요. 사실 고생스럽게 일을 한다기보다는 그냥 재미있는 곳에 놀러온 기분이에요.”
실제 그들의 일하는 모습은 활기차고 발랄해 보였다. 손님들 역시 색깔 담긴 눈길로 그녀들을 바라보기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여줄 때가 많았다. 후터스걸을 대하는 남성들의 반응은 대부분 엇비슷했다. 처음에는 은근히 야한 것을 기대하고 왔지만 실제 후터스걸들과 게임하듯 이야기를 나누고 서빙을 받는 것이 또 다른 기분을 느끼게 한다는 것. 직장인 최지환 씨(36)는 “생각보다 밝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선입관이 있어서 들어가기조차 쑥스러웠는데 음식도 맛있고 분위기도 흥겨워서 회사의 회식장소로도 좋을 것 같아요. 가격도 상당히 비쌀 줄 알았는데 일반 호프집과 기존의 패밀리 레스토랑의 중간 수준이어서 지갑에 크게 무리가 가지는 않는 것 같네요.”
취재 중에 갑자기 홀 안이 조용해지더니 한쪽에서 후터스걸들이 왁자지껄 한꺼번에 소리를 질렀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았더니 “한쪽에 모여 자기들끼리 파이팅을 외치는 소리”라고 귀띔한다. 후터스걸들은 주문을 받고 돌아서며 또 서빙을 하면서도 줄곧 어깨를 들썩이는 것이 얼핏 보아서는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홍보담당인 홍장미 과장에게 물어보니 도리어 그렇게 매장 곳곳에서 취하는, 음악을 즐기는 듯한 행동과 몸짓이 오히려 손님들을 흥겹게 만든다는 것. 이는 호주와 캐나다에서 선발되어온 외국인 교관들이 알려준 서비스비법이라고 한다.
개점 이후 후터스를 즐겨 찾는 손님들은 외국인들이 상당수이고 호기심에 찾아오는 남자들이 많다고 하는데 예상외로 여성손님들도 적지 않았다.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이진선 씨(여·28)는 “평소 레스토랑에 관심이 많고 언론에서도 이슈가 된 곳이라고 하기에 한번 와봤다”며 “아가씨들의 ‘쭉쭉빵빵’ 몸매는 같은 여자가 보기에도 부러울 정도라 남자친구랑 함께 오기에는 질투 나는 곳”이라면서도 생각보다 야한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고 평했다.
물론 일부에서는 곱지 않은 눈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때문에 후터스는 ‘매혹적이며 도발적인, 하지만 때 묻지 않은’이라는 이미지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여성의 매력을 통해 한껏 유혹적이기는 하지만 결코 퇴폐적이거나 음침함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후터스 코리아 측은 “후터스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눈 자체가 오히려 색안경을 쓰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제 한국에도 천편일률적인 외식문화에서 벗어나 새로운 레스토랑 문화가 정착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후터스가 과연 ‘여성의 상품화’라는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정착할 수 있을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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