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경기 둔화, 고유가 등으로 국내 경제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계기업들은 하반기에 10곳중 3곳만이 투자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주한 외국계기업 845개사를 대상으로 ‘주한 외국계 기업의 투자전망과 과제’를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기업의 31.1%(대기업 39.1%, 중소기업 29.5%)만이 하반기에 투자계획이 있고 나머지인 68.9%는 투자계획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금년 하반기에는 외국계기업의 국내투자가 부진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하반기에 투자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31.1%의 기업들은 작년동기와 비교한 투자전망에 대해 ‘확대’(45.1%), ‘작년동기와 비슷’(43.9%), ‘축소’(11.0%) 등의 순서로 답해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
전반적인 투자환경에서 주요경쟁국에 뒤져
한편, 외국계기업들은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투자환경이 주요경쟁국에 비해 열악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와 주요경쟁국의 투자인센티브 제도, 행정규제 완화, 법제도의 일관성ㆍ투명성 등 7개 분야의 투자환경을 5점 척도로 평가한 바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한국 2.89점, 싱가포르 3.60점, 홍콩 3.51점, 미국 3.46점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외국계기업들이 국내 투자환경을 낮게 평가함에 따라 정책당국이 보다 획기적으로 투자환경 개선노력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인 투자환경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특히 인허가 등 행정규제 완화(2.74점)와 법ㆍ제도의 일관성ㆍ투명성(2.75점) 부문에서 열악한 특징을 보였다. 이에 비해 주요경쟁국인 싱가포르와 홍콩은 전반적으로 투자환경이 양호한 가운데 특히 투자인센티브 제도, 행정규제 완화 등이 우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반기 국내외 투자환경은 열악해질 것으로 전망
한편, 주한 외국계기업들은 하반기에 국내외 투자환경이 보다 열악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에 국내 투자환경을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전체의 57.9%가 ‘열악해질 것’이라고 답했으며, 이어 ‘보통’(28.1%), ‘좋아질 것’(14.0%)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환경이 ‘열악해질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환율 및 금리불안 지속’(34.5%), ‘국내경기 둔화’(31.6%), ‘물가불안 지속’(29.9%), 노사여건 악화‘(2.9%) 등을 들어 정책당국이 환율, 금리, 물가 등 거시경제 변수의 안정적인 운용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하반기에 국제투자환경을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도 ‘열악해질 것’이라는 응답이 56.7%로 ‘좋아질 것’(9.4%)이라는 응답보다 6배가량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 국제 투자환경이 ‘열악해질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들은 ‘유가 및 원자재가 급등 지속’(66.4%), ‘국제 금융시장 불안정 지속’(23.9%), ‘선진경기 둔화’(8.2%) 등을 이유로 지적하고 있어 국제투자환경이 좋아지기 위해서는 유가 및 원자재가 안정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투자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정책과제로 ‘인허가 행정규제 완화’(28.4%)‘가 꼽혔다. ’조세감면 확대‘라는 응답은 27.3%였고, 이어 ’정책일관성 유지‘(19.5%), ’물류인프라 개선‘(10.4%), ’노사관계 안정‘(8.9%), ’저렴한 산업용지 공급‘(3.8%), ’반외자정서 해소‘(0.9%) 등의 순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대내외적 경제상황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계기업의 투자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국들과 비교하여 전반적으로 뒤쳐져 있는 우리나라의 투자환경도 투자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새정부 출범이후 외국인투자유치 중요성을 인식하여 정책당국이 투자환경 개선 노력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외국계기업들이 느끼기에는 아직도 역부족인 상황이다”라고 지적하고, “외국계기업들의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행정규제 완화, 조세감면 등에서 보다 과감하고 획기적인 투자환경 개선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