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연찬회... 당 진로 격론
당명개정, 과거사, 쟁점법안 처리 등 논란
한나라당은 3일 오후 충북 제천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의원 연찬회를 열고 당의 이념과 진로, 당명개정문제, 과거사와 쟁점법안 대응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연찬회에서 의원들은 한나라당의 현주소에 대해 `정권탈환이 어려운 총체적 위기의 상황'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했으나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선 개인별, 모임별로 백가쟁명식 의견을 제기하며 격론을 벌였다.
박근혜 대표는 인사말에서 최근 당 내부에서 차기대권 후보와 관련 외부인사 영입 등 후보군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에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건 누가 대선후보가 되느냐가 아니라 당이 대통령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정당으로 변화시키느냐는 것이다. 대선후보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가장 경쟁력 있는 인물을 뽑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당명개정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하면서도 시기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른 것 같다"고 전제한 뒤 "과연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이 대선까지 가져가서 대선을 치를 경쟁력 있는 이름인가" 라며 "새로운 좋은 분들을 영입하려고 해도 당이 매력적이고 들어오고 싶어야 한다"고 문제의식을 던졌다.
박 대표는 이어 "우리가 새 좌표를 만들고 이름도 바꾸면서 새 모습을 국민에게 보이려는 실천을 하면 국민들이 좋게 볼 수 있다"며 당명 개정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점을 강조,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임을 밝혔다.
그러나 곧 이어진 토론에서 의원들은 박대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소장파가 주축인 ‘새정치 수요모임’과 재·3선이 중심인‘국가발전전략연구회’소속 의원들이 ‘공동 대응’키로 사전합의한 6가지 제안을 내놓으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들은 ▲선(先) 당개혁, 후(後) 당명개정 ▲차기 대표 선출시 당권-대권 분리 위해 관리형대표 도입 ▲국보법 등 3대법안 2월 임시국회 처리 등을 촉구했다.
새정치모임의 정병국 의원은 “좌로 한 클릭 이동해 중간층을 흡수하는 개혁적 중도보수를 지향해야 한다”고 했고 김명주 의원은 “한나라당이 광주민주화 운동과 북한에 대한 인식 전환이 없는 한 보수꼴통당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선급 모임인 ‘국민생각’과 ‘푸른정책연구모임’측은 ‘중도보수 실용주의’를 당 노선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박진 의원은 “그동안 민생, 교육, 복지, 노동, 통일, 역사문제 등에서 너무 소극적이거나 뒷북 대응이었다"면서 “진보적 아젠다를 선점, 유연하고 합리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영남권 보수성향 의원 모임인 ‘자유포럼’은 보수노선을 명확히 하자며 소장파를 향해 날을 세웠다. 최병국 의원은 “당내 일부에서 ‘수구세력’‘기득권 안주’ 등으로 당에 부정적 이미지를 덧칠하고 심지어 대표 후보로 나선 사람까지 맞장구를 치고 나서 당이 수구집단으로 내려앉았다”고 몰아붙였다.
의원들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선 "한나라당과 박 대표를 흠집내려는 정략적 공세"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당당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대응방식에 있어선 당 차원의 대응과 박 대표 개인차원의 대응을 놓고 논란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4일 오전까지 토론을 벌인뒤 이를 토대로 당 진로와 노선 등에 관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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