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스를 이용한 세공기술 개발, 특허출원
인력개발 및 꾸준한 봉사활동 전개
귀금속공예란 한마디로 요약하면 금·은 및 이의 합금을 소재로 하는 공예를 말하는 것으로 장신구와 각종 기구나 장식품 등을 만드는 일도 포함된다. 귀금속공예는 고대문명의 발상지인 에게해(海) 주변의 선사시대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며, BC 2000년 전의 것으로 보이는 트로이 유적인 프리아모스의 유보에서 볼 수 있듯이 보석세공이나 귀금속 제품이 그 시대의 귀금속공예의 발달 정도를 보여 준다.
정교한 관대·장신구·팔찌 등은 거의 장식이 없으며, 1장의 금판을 두드려서 형태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후 귀금속 공예은 인류문명의 발달과 함께 귀중한 문화유산 및 자산으로서의 그 가치는 더해가고 있다. 때문에 오늘날 귀금속 공예품은 부를 상징하거나, 삶의 질을 높이는 도구로서의 기능을 함께 가지기도 한다.
귀금속 공예는 각 나라의 지역과 문화에 따라 여러 형태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각종 귀금속의 장식이나 문양 등을 통해 그 나라의 귀금속 발달사는 물론 역사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귀금속 공예은 5000년의 역사만큼이나 귀중한 문화를 이뤄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귀금속 공예를 터득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과 시간의 투자는 한때 부흥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과거에 비해 많은 문화는 발달한 반면 기능인력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그런 가운데 귀금속 공예의 보급과 기능인을 배출하며, 이웃과 더불어 가는 삶을 통해 봉사정신을 발휘하는 기능인이 있다.
'귀금속 공예는 아름답다는 마음만으로 시작할 수 없는 것으로 장인의 정성과 독창성 그리고 세련미를 갖춤으로 해서 공예의 기본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며 올해로 35년째 귀금속공예 발전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귀금속 공예인 박정열(진양사 대표)씨.
귀금속기술은 내 삶의 전부
경북 청도 출신인 박정열씨는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일찍이 조실부모하고, 가정형편상 초등학교 졸업하고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70년 사회진출에 나섰다. 첫 직장으로 대구 대신동에 소재한 평화당에 입사한 박씨는 귀금속 공예기술을 배우기 위해 온갖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작은 실수로 근로폭력을 당하면서도 오로지 기술을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평화당에서의 생활은 10여년. 그동안 박씨는 귀금속공예기술을 배우기 위해 남보다 더 노력하고 부지런함으로 주위에서 귀금속공예의 탁월함을 인정받았다.
뿐만아니라 대구 중앙통에 소재한 미광당 주인의 추천으로 미광당 기사로 출발하여 공장장이라는 현장책임자가 된 후에도 기술개발과 연마에 가일층 정진하던 중 20여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89년 현재의 진영사를 개업하고, 기존의 귀금속 문양의 특화를 위해 화려하고도 특색 있는 동양화를 축소시켜 귀금속 세공작업에 접목, 세공문화의 발전을 도모해 왔다.
후배기능인 양성에 애착
박 씨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귀금속공예 기술을 배워 진영사를 개업했지만 이로서 만족하지 않고, 귀금속공예를 통한 기술보급과 독창성을 발휘하는 귀금속공예품 개발에 전념했다.
이와함께 박씨는 전국기능경기대회와 지방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해 귀금속 공예부문에서 입상, 제18회 대구공예품 경진대회에서 동상을 비롯 각종경진대회에 출전 입상, 공모전에서 특선과 입선을 하는 등 귀금속 공예 기술을 인정받았다.
이밖에 박씨는 후배기술기능인의 양성에 따른 기능장려사업에도 남다른 애착과 노력의 일환으로 94년부터 기능경기대회 귀금속공예직종 심사위원과 심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그리고 기능교육의 헌신적인 노력과 꾸준한 자기개발로 2001년에는 대구광역시 수성구 신지식인 제1호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박씨는 2002년 3월부터 대구 계명문화대학의 장식 조형과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대구과학대학에서 매학기 특강을 하고, 지방기능경기대회에 입상한 귀금속 가공 직종 선수들에게 전국대회에 대비, 훈련 지도교사로 활동중이다.
보유기능 기술특허 출원
박씨는 그동안 자신만의 기술개발에 노력해왔다. 그중에서도 업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금, 은의 세공제작은 하드왁스 등으로 원본작업을 해서 장신구를 제작하게 되는데 이 방법으로 작업을 하더라도 몰딩작업을 거쳐서 세공작업을 한다.
특히 이 작업은 반지나 펜던트 팔지 등의 경우 널리 쓰이는 기술로 제작시간이 긴 것이 단점이다. 이에 박씨는 기존의 제작방법에서 벗어나고자 water wax 작업기법을 개발, 현재 특허출원 중이다. 박씨가 개발한 water wax 작업기법기술은 요즘 많이 이용되고 있는 투어멀린이나 바로크진주 등 형태가 일정하지 않고 기형적인 보석을 아주 정교하고 완벽한 장신구로 제작이 가능한 기법이다.
이 기법에서 꽃잎의 경우 꽃잎뒷면에 잔잔한 주름이 많아서 꽃받침을 제작할 경우 틈 메우는 작업은 금속 자체로만 제작하기에는 부적합하다. 그러나 water wax 작업기법으로 제작하게 되면 제작시간이 단축되는 것은 물론이고 보석과 금속이 아주 정교하고 완벽하게 밀착되어서 매우 섬세하고 훌륭한 장신구로서 가치를 한 층 높이는 기법이기도 하다.
water wax 작업기법은 메인 보석에 틈이나 기형적인 형태에 액체를 바르거나 틈 사이에 흘려 넣은 다음 응고시킨다. 액체가 응고되어 일정한 형태로 굳어지면 보석과 응고된 wax를 분리시켜 메몰한다. 다음은 주조를 하고 세공작업의 여러 가지 공정을 거친 다음 보석과 금속을 접합하여 마무리 한다.
그리고 보석의 평면 위에 장인이 원하는 형태의 그림을 똑같은 그림을 완성하고, 응고 냉각시켜서 분리한다. 이어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세공작업을 거친 다음 마무리 하고, 작업이 완성되었을 때 아주 정교하고 세밀하여 어떠한 보석이 기형적인 형태를 가졌을지라도 모두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는 작업방법으로 박씨의 귀금속 공예는 타인에 비해 귀금속을 제작하는데 머물지 않고 우리의 전통적인 동양화를 세공작업에 접목시켜 학계나 미술계에 주목을 받기도 했다.
독거노인을 위한 봉사활동
박정열씨는 귀금속공예의 인재양성을 위한 노력과 함께 봉사활동 또한 늦추지 않는다. 95년부터 무의탁 노인 도시락 배달을 비롯 독거노인 생신 상 차리기, 효도관광 보내드리기, 양로원 봉사, 어버이날 기념 독거노인에게 은반지 전달과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각종 봉사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는 봉사활동을 박씨 자신에서 그치지 않고 온 가족이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아름다운 가족으로 정평이 나 있기도 하다. 민경범기자 mkb@sisafocus.co.kr
인터뷰
귀금속공예 기술을 배우게 된 계기는
귀금속공예기술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돌파구이기도 했지만, 어릴 적부터 남다른 손재주가 있어 손으로 할 수 있는 기술을 찾던 중 지인의 도움으로 귀금속 기술을 접하게 됐다. 그러나 귀금속공예기술을 배우면서 보석으로서의 아름다움보다도 자신만의 독창성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보석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것에 매료된 것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내가 만든 공예품은 곧 나 자신' 이라는 신념으로 귀금속 공예의 발전을 도모할 것이다. 그리고 귀금속 공예의 주얼리디자이너는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많은 분야중의 하나로 진정한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귀금속공예의 다양화를 위해 더욱 더 매진하고 고급인력개발에 충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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