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의 리더십, 쇠고기 문제와 국회 개원 연설을 돌아보며
이 대통령의 리더십, 쇠고기 문제와 국회 개원 연설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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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직후, 국민을 하늘같이 섬기겠다고 했는데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문제점이 쇠고기 파문에 이어 최근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또 다시 드러났다.

지난 11일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 개원 연설 직전 이번 사건을 보고받고도 6·15 공동선언, 10·4 정상선언 이행 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여당의 한 정치인은 "아무런 저항 능력도 없는 여성 관광객이 총격을 당한 데 대해 국민감정이 어떨지는 너무나 분명하다"면서 "이 대통령이 북한에 크게 항의해야 할 시점에 북한과의 대화에 마치 매달리는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정무적인 판단 미스"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또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도 "이 대통령이 최소한 연설에서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밝히려 했으나 돌발 사건이 터진 만큼 이번 사건 해결 후 다시 발표할 기회를 검토하겠다'든가, 하다못해 '진상 파악은 더 해봐야겠지만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는 등의 언급을 하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청와대 참모들도 11일 “이 대통령이 국회로 가기 전 연설문에서 대북제안을 빼거나, 추가 언급을 해야 한다고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이와 같이 대통령의 최근 리더십을 짚어 보면 촛불집회도 그렇고 이번 사태에서도 대통령 리더십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독도 문제로 인하여 다소 뒤로 밀리긴 했지만 대규모의 촛불집회도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에 대한 중대 현안을 국민여론 수렴이라는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소위 밀어 붙이는 이명박 식 통치 스타일로 당선 직후 하늘같이 섬기겠다는 국민을 오히려 무시해버렸다는 데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로 말미암아 사상 초유의 대규모 민중 촛불집회, 두 번에 걸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성명, 청와대 참모진과 각료 경질 등 짧은 집권 기간 동안 사상 유례없는 리더십에 대한 혼란을 불러왔던 것이다.

일찍이 율곡은 “국정을 원활히 하는 길은 온 나라의 능현(能賢)을 널리 규합하여 국사를 같이 의논하며 해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중대한 국면에 처했을 때, 막중한 국사를 정승들과 논의하지 않고 민심을 외면한 채 혼자 밀어붙인다면 나라꼴이 엉망이 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대통령의 리더십은 소위 밀어 붙이는 추진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먼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일차 나라의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 그다음 그것에 대응할 정책을 강구할 상황판단과 정책구상을 참모들과 의논하고 경청해 나가는 자질이다.

즉 예민한 통찰력을 가지고 미래에 닥쳐올 국내외 문제를 미리 분석하고 평가하여 민심을 중심으로 국내외 상황을 하나를 전체로 보는 대국적(大國的) 판단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자질이다.

동양의 경국책(經國策)의 고전인 <육도(六韜)>에서도 “임금이 불초면 곧 나라가 위태로워 백성은 어지러워지고, 임금이 현성(賢聖)이면 곧 나라가 평안하여 백성을 잘 다스려지니, 화복이 임금에게 있고, 천시(天時)에 있지 아니하다”고 했다. 대통령은 불초하지 말고 현성하라는 말임이 명명백백하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군주제도 아니고 귀족제도 아니다. 분명 민주제 국가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측근에 있는 참모들과는 물론 민중의 뜻을 잘 헤아리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대통령의 본분이자 민주주의의 근본일 것이다.

영어의 Democracy(민주주의)의 ‘demo'도 민중을 뜻하고 있다. 이는 곧 민주주의는 ‘민중이 지배하는 정부(rule by the people)’, ‘민중의 정치’를 말한다.

아무튼 ‘이명박 OUT'의 불씨가 아직 살아 있다면, 왜 아직 살아있는지 곱씹어 보기 바란다. 신뢰받고 존경받는 리더십을 발휘했을 때 비로소 국민들 가슴속에 ‘이명박 IN"을 외칠 것이다.

지금 이 시간도 독도 관련, 대 일본 외교력을 어떻게 발휘할 것인지, 국민들은 또 한 번의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당선 직후, 국민을 하늘같이 섬기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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