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적 행동인가 숨겨진 꼼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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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피격 사건 북한 '의도적 도발' 사례

▲ ‘군사 한발 앞으로’ 지난 7월11일 금강산 관광객이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북측이 협동 사건 진상조사를 거부하고 있어 사건의 의혹만 더 커지고 있다. 사실 그동안 북한은 꾸준히 ‘의도적 도발’을 해왔다. 일부 전문가들도 이번 사건을 고의적 행동이라며 북측과 하루 빨리 대화 라인을 형성할 것을 충고했다.


‘군사통제구역’ 출입 묵인하던 북측 경비병들 느닷없이 태도 돌변
북측, 정치·경제·사회적 목적 달성 위해 꾸준히 ‘의도적 도발’ 했다

금강산에서 민간인 관광객이 피살당했다. 1998년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이래 여러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은 뭔가 냄새가 다르다. 그동안 북한은 경고의 의미로 관광객을 억류하는 경우는 있었어도 직접적으로 관광객을 피살 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북측의 ‘고의적인 행동이 아니었는지’ 조심스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과거 북한은 민감한 사안이 있거나 자신들의 불만을 토로, 적대감을 표시하기 위해 종종 테러를 벌여온 이유에서다.

지난 7월11일 새벽, 북한 금강산 특구 해수욕장 인근 통제구역에서 관광객 박왕자씨(53·서울 노원구)가 북한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998년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이래 관광객 실수로 계곡에 빠져 사망하거나, 관광객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사망한 경우는 있었지만 박씨처럼 북한군의 총격에 의해 직접적으로 사망한 경우는 없다. 더욱이 박씨가 들어갔다는 ‘군사통제구역’에 다른 관광객의 출입 사례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북측의 ‘의도적 도발’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안보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간 ‘군사통제구역’의 관광객 출입을 묵인 해오던 북측 경비병들이 느닷없이 태도가 돌변한데는 상부의 어떤 지침이 있었을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사실 그동안 북측은 정치·경제·사회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꾸준히 ‘의도적 도발’을 해왔다. 민간인 피살은 물론 수차례 우리 어선을 납북 시키고 심지어는 국가원수를 암살 시도하는 등 꾸준히 대남테러를 벌여왔다.

꾸준히 ‘의도적 도발’

국방대학교 안전보장대학원 김태준 교수의 ‘북한의 테러와 테러리즘’ 논문에 따르면 북한이 남한에 자행한 대표적인 테러 사례로는 지난 1968년 1월21일에 발생한 김신조 사건을 들 수 있다. 당시 김신조를 비롯한 북한 특수부대 소속 테러리스트 31명은 청와대를 기습,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할 목적으로 남파됐다. 하지만 이들은 청와대 근처까지 접근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우리 군과 경찰에 의해 저지되어 김신조를 제외한 30명의 암살대원들이 사살됐다. 이들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우리 군과 경찰도 68명이 목숨을 잃고 66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비록 대통령 암살은 막아냈지만 많은 젊은이들의 목숨을 빼앗아갔다.

생포된 김신조는 TV로 생중계되는 기자회견에서 남한 침투 목적을 묻자 ‘박정희의 목을 따러 왔다’고 답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그후 지난 1976년에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전쟁 발발의 위기까지 갔었던 큰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당시 사건은 판문점에서 시야를 방해하는 미루나무를 미군측이 도끼로 베려하자 북측군인들이 도끼로 미군들을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건으로 미군 장교 2명이 사망했고 수십명의 한·미장병들이 중경상을 입었다. 당시 미군측은 폭격기 및 7함대 항공모함을 한반도로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긴장한 북측은 김일성 당시 주석 명의로 유감표명을 했고 재발방지를 약속을 했다.

‘대화 라인’형성 중요

‘대한항공 858기 공중폭파’ 사건은 북한이 저지른 사건 중 가장 잔인한 사건이다. 또 이 사건은 북한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는 계기가 됐다.

지난 1987년 11월29일 아부다비를 출발해 방콕을 거쳐 서울로 향하던 대한항공 858기가 미얀마 랑군의 지상 관제소와 최종 교신 후 항로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갑작스런 항공기의 실종소식을 접한 한국정부는 기상 이변이나 기체 이상 보고가 없었던 점 등의 상황분석을 토대로 북한에 의한 테러리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미얀마와 태국 등 관계 국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수색작업을 벌인 결과 1987년 12월3일, 안다만 해상에서 항공기 잔해를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한국 수사당국은 즉시 탑승자 조사를 하였고 특히 아부다비에서 내린 15명의 승객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일본인 남녀 여행객으로 위장한 신니치 하치마와 마유미 하치아를 주목하고 레바논 정부에 신병확인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였다. 이에 따라 레바논 정부는 출국을 기도하던 이들을 공항에서 체포하기에 이르렀다.

체포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극약으로 자살을 기도하였으며 결국 신니치는 사망하고 마유미는 한국에 인도되었다. 한국에 인도된 마유미(김현희)는 대한항공 858기 폭파에 관련된 북한의 음모를 모두 자백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대한항공 858기 공중폭파 사건은 김정일이 직접 지시한 사건이며 항공기 폭파를 통해서 남한 내의 사회적 불안을 조성하여 1987년 12월로 예정되어 있던 대통령 선거를 방해고 더 나아가, ‘88서울올림픽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행된 것임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다.

이처럼 북한은 끊임없이 남한을 도발해왔다. 또 의도적인 도발을 해놓고 곧바로 사과를 하거나 유감표명을 한 적이 없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도 이런 북측의 숨겨진 의도가 담긴 ‘의도적 도발’일 것으로 보고, 속히 북측과의 대화 라인을 형성해 자세한 사건의 전모를 밝히고 재발방지 등에 대한 약속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 금강산 관련 사고 일지 >>

-1999년 6월 관광객 민영미씨 북측에 억류. 40여 일간 관광중단.
-2003년 4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60여 일간 관광중단.
-2003년 8월 정몽헌 회장 자살로 1주일간 관광중단.
-2004년 10월27일 60대 관광객 계곡에 빠져 사망.
-2005년 6월5일 관광객 정모(37)씨 사망. 심장마비로 추정.
-2006년 2월27일 만물상 관광객 오모(57)씨 사망.
-2007년 7월20일 만물상 관광버스 전복, 대학생 등 6명 부상.
-2007년 10월15일 구룡폭포 인근 무룡교 와이어 끊겨 20여명 추락. 3명 중상.
-2008년 7월11일 관광객 박왕자(여·53)씨 북한군 총격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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