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피격··· 남겨진 의문은 무엇?
관광객 피격··· 남겨진 의문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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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의문 집중해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사건 의혹이 지난 7월16일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이 전달한 북한의 해명과 7월16일 고(故) 박왕자씨에 대한 부검 결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게다가 북한의 해명이 이전과 달라 ‘짜맞추기’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어 사실규명을 더 복잡하게 하고 있다. 결국 북한이 거부하고 있는 현장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의혹 해소에 실패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지금까지 풀리지 않은 의혹은 ▲피격 시각이 정확히 언제며 피격 장소는 어딘지 ▲초병이 도대체 몇 발의 총격을 가했는지 ▲과잉대응은 아닌지 ▲의도적 도발인지 여부이다. <시사신문>이 깊어져만 가는 4가지 의혹을 파헤쳐 봤다.

부검으로 피격 거리, 발사 횟수, 과잉대응 여부 알 수 없어…
금강산지역 초소 군인, 상부 지시 없이 절대 총격할 수 없다.

금강산 관광을 떠났던 박왕자(여·53)씨가 지난 7월11일 오전 4시 18분(북한 측 설명) 투숙 중이던 호텔에서 나와 인근 해수욕장을 산책하던 중 북한 초병이 가한 총격으로 그 자리에서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은 사건발생 5일후에야 윤 사장을 통해 해명을 했지만 오히려 의혹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 의혹1. 피격 시점·장소

북한은 지난 7월16일 윤 사장을 통해 ‘박씨가 피격된 시각은 7월11일 오전 4시55분~5시’이며 ‘피격지점은 펜스(군사통제구역 기점)에서 300m 떨어진 곳’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지난 7월12일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밝힌 사망시각(오전 4시50분)과는 다르다.

다만 현대아산이 “CCTV 시각이 잘못 됐다”면서 “박씨의 비치호텔 출발시각을 오전 4시18분”이라는 설명에 비춰볼 때, 사건당시 처음 제기 됐던 ‘50대 여성이 20분(호텔에서 나온 시각 오전 4시 30분 ~ 피격된 시각 4시 50분)동안 3300m(호텔에서 나와 피격시점까지 이동한 총거리)를 이동했다’는 의혹은 풀리긴 했지만 기존의 입장을 번복한 점이 또 다른 의혹을 낳게 했다.

한편 북한이 주장한 피격지점에 대해 서중석 국과수 법의학부장은 “현장조사와 총기류 등 정밀조사 없이 부검결과로는 판단하는 데 무리가 있다”고 말해 현장조사가 없이는 의혹이 풀리지 않음을 피력했다.

▲ 의혹2. 발사횟수

금강산에 머물던 관광객 2명의 증언과 북한이 윤 사장을 통해 전달한 발사 횟수가 차이가 난다. 북한은 공포탄 1발과 조준사격 3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금강산에 머물던 관광객 2명이 “2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같은 주장을 하고 있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당시 총성을 들었던 한 관광객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첫 총소리 직후 비명소리가 들려 북한군이 자살했나 싶었고 조금 있다가 다시 한방이 터져 군인 한 사람이 동료를 쏘고 자신도 자살한 게 아니냐며 남편과 농담같이 이야기를 나눴다”며 당시 정황을 상세하게 떠올렸다.

▲ 의혹3. 과잉대응 논란

북한군 초병의 과잉 대응 여부도 논란의 대상이다. 7월16일에 시행된 박씨의 부검 결과가 과잉대응의 근거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서중석 법의학부장은 “부검 결과 총상은 2m 이상의 원거리 사격으로 판단될 뿐 정확한 사거리는 추정하기 어렵다”고 밝혀 의구심을 낳고 있다.

북한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금강산 초병은 완벽하게 훈련받은 자들이며 특히 이번 사건은 북한 자체법적으로도 납득이 안가는 과잉대응”이라며 상부의 지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피력했다.

▲ 의혹4. 의도적 도발 논란

금강산 피격사망사건에 대해 북한의 의도적인 도발이라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한 전문가는 “금강산지역 초소의 군인들은 상부의 지시나 방침이 없이는 절대로 총격을 가할 권한이 없다”며 “북한 초병 개인에 의한 돌발행위가 아니라 북한당국의 의도적인 도발행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 전 의원은 민주당 금강산대책반 제2차 회의에서 “6월22일 북한은 남북군사회담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정부가 남북 간 3통(통행?통신?통관)합의를 이행하지 않아 금강산 사업과 개성공단사업이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며 “올 2월까지 북한에 제공하기로 약속한 자재?장비제공건과 이번 사건이 관련된 게 아니냐”고 말해 북한의 의도적 도발 가능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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