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병대 여름캠프에 입소한 300여 명의 교육생이 상륙기습훈련용 고무보트(IBS)를 머리에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빨간 모자, 빨간 티셔츠의 ‘귀신잡는’ 해병대 교관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우렁찬 복창과 함께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30도 불볕 더위도 이들을 가로막지 못했다. 나약했던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중학생 아들과 함께 온 이우영(46·서울경찰청 경사) 씨는 “아들과 함께 정신적·육체적으로 새롭게 심기일전하기 위해 왔다”며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거리가 될 것 같다”며 굵은 땀방울을 훔쳤다. 해병대 여름캠프(www.rokmc.mil.kr)가 21일 입소식을 갖고 본격 훈련에 들어갔다.
올여름 캠프는 다음달 15일까지 경북 포항·경기 김포에서 4개 기수 2000여 명이 참가, 극기와 인내심의 한계에 도전한다. 매 기수는 4박 5일간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게 된다. 해병대 캠프는 이제 대중화되다시피한 군·일반캠프의 원조격. 1997년부터 사회공익교육으로 시작한 해병대 캠프는 지금까지 2만7000여 명이 ‘귀신잡는’ 해병대를 체험했다.
해마다 중·고등학생 청소년 지원자가 대거 몰리면서 치열한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큰 인기다. 첫 운영 당시 혹시나 했던 우려를 말끔히 씻어 내고 있는 것. 가족반에서부터 기본반, 고급반까지 편성돼 있으며, 6시에 일어나 밤 10시가 넘어 잠자리에 든다.
IBS기초훈련, 한국형 상륙장갑차(KAAV) 탑승훈련, 공수·각개·유격 기초훈련, 수양록 쓰기, 호신술, 부대 견학, 수료식으로 심신을 수련한다. 해병대 캠프가 이같이 인기를 모으며 체험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아가자 각군도 속속 캠프 대열에 합류했다. 2003년의 육군특전사에 이어 해군(2007)과 공군(2007)도 잇따라 캠프를 열었다.
육군특전 캠프(www.swc.mil.kr)는 공수지상훈련, 모형탑 강하, 헬기 레펠훈련, 참호격투, 낙하산·보트 릴레이 등 특전부대만의 차별화한 훈련으로 몸과 정신을 강하게 단련한다. 벌써 1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서울 강서·송파, 경기 부천 등 전국 6곳에서 2000여 명이 ‘안 되면 되게 하라’는 검은 베레의 극기정신을 기른다. 올여름 캠프는 오는 29일부터 3박 4일간 ‘이열치열’ 한여름을 뜨겁게 달군다.
경남 진해 해군사관학교(www.navy.ac.kr)에서 실시하는 해군캠프는 첫날 구보와 제식훈련, 점호를 통해 병영생활을 체험한다. 둘째날에는 단결심과 협동정신, 인내심 등을 기를 수 있는 IBS 훈련 등으로 해양체육 활동을 한다. 거북선 실물모형 탑승 체험과 해군의 최신예 구축함과 잠수함을 견학하는 일정은 해군캠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채로운 경험.
보통 2박3일 동안 실시되지만 경우에 따라 입소 시기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2007년부터 실시됐으며, 단체 중심으로 연중 지속적으로 실시된다. 현재는 지난 21일 입소한 대진고등학교 학생들이 훈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문을 연 공군항공우주캠프(www.yfk.or.kr)는 오는 28일부터 3박 4일간 공군사관학교와 17전투비행단, 6탐색구조전대, 정보교육대대에서 열린다. 중·고등학생 100여 명이 참가한다.
특히 주한 미 공군 자녀 7명과 재외교포 2명, 국민조종사 선발자 자녀 1명도 참가, 하늘과 우주에 대한 꿈과 희망을 키운다. C-130 수송기 탑승, 항공생리훈련, 물로켓·우주탐사로봇 경연, 지상·해상 생환·구조 훈련, 편지쓰기까지 그야말로 다채롭게 편성된 것이 특징.
각군의 캠프가 이처럼 국민참여형 병영캠프로 사랑받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참가자들이 강한 군대훈련을 통해 인생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 아버지와 함께 해병대 캠프에 참가하는 이정석(13·일산 오마중 1년) 군은 “처음에는 겁을 먹었지만 이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혹독한 훈련을 통해 자신을 단련하면서 인내심과 극기력을 기르고 있다는 것이다.군을 국민의 군대로 인식시키기 위한 좋은 기회도 된다. 특전캠프를 총괄하는 특전사 교육훈련처 장상직(40) 소령은 “내실있는 극기·담력·인성함양 프로그램으로 국민 심신 수련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국민과 함께하는 선진강군의 대국민 홍보와 신뢰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