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계의 황진이 손정아씨 음반출시
한국전통의 재미무용가이자 국악인으로 알려진 손정아씨가 조선시대 최고의 풍류기생이었던
'황진이'를 테마로 한 국악가요 음반 '이 마음 밝히리'를 출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양반가의 기녀가 되겠다는 선언을 담고있는 황진이의 시조 '이 마음 밝히리'를 타이틀곡으로 편곡, 남도소리와 대중적 음악과의 조화로운 창법을 구사해 국악과 양악의 만남을 시도한 이 음반은 손씨가 침체된 국악의 발전과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고자 하는데 그 뜻을 두고 있어 의미는 남다르다.
인류의 영원한 테마인 '사랑'을 황진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통해 한국여인의 그리움과 사랑을 담은 황진이의 시조를 국악가요로서 재 탄생을 가져온 손씨는 이번 음반을 발표하면서 '우리의 전통음악은 세계적 수준이다. 그러나 대중과의 만남이 시대적 감각에 비해 문화콘텐츠 산업이 부족한 현실이다'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앨범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총 12곡 중 4곡을 제외한 8곡이 황진이의 작시로 이루어진 이 음반을 제작하면서 손씨는 시·공간을 초월해 황진이와의 교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것은 지난 2002년 월드컵을 맞이해 황진이의 구도자적 삶에 초점을 둔 무용극 '나비야, 저 청산에' 라는 총체극에서 황진이로 춤사위를 펼쳤기 때문이다.
제주도 출신인 손씨는 국립국악원 제1기생인 사촌언니의 영향으로 6세때 처음으로 춤의 세계에 입문, 중학생이 되던 해 이미 작고한 중요무형문화재 27호인 한영숙씨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승무, 살풀이, 학무를 사사받고 역시 중요무형문화재 23호인 (고)박귀희씨에게 가야금 병창, 경기민요, 판소리를 사사 받았다.
그리고 김순태씨 에게 경기소리를, 정권진씨 에게 남도소리를 사사 받고 김덕수씨로부터 장구와 춤, 가락을 섭렵하고 전통판 엔터테이너로 성장한 손씨는 한영숙씨의 특기생으로 선발, 서울국악예술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용계의 신사임당' 되겠다며 19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20여년간 국제무대에서 우리 춤과 가락을 알리는 민간외교관으로 활약했다.
한국문화의 불모지인 미국에서의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는 것이 희망보다는 절망적인 생활이 많았던 손씨는 한인교회에서 한인 2. 3세에게 전통춤을 가르치는 것을 시작으로 87년에는 뉴욕과 뉴저지에 '한국 무용회' 와 '한국고전무용 어린이 학교'를 만들고 컴럼비아대학에도 출강하게된 손씨는 한국 문화를 알리는 전령사로서 활동영역을 넓혀갔다.
손정아씨는 말한다. '춤이란 나의 인생이다' 라면서 지금까지 비록 힘들고 어려운 고행의 외길이기도 하지만 한순간도 춤과 함께 한 삶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한편 한국예총 해외전문위원장, 재미 한국무용회 회장 및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손씨는 앞으로 한국의 멋을 알리는 춤과 노래로서 후배양성에 매진하고 더 나아가 뉴욕 한복판에 한국문화관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삼고있는 '춤꾼' 손정아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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