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끝을 모르고 오르던 국제 유가가 하락 반전했다. 하지만 언제 다시 오를지 모른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소비자들의 기름값 부담 역시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때를 같이 해 각 카드사들이 주유할인 혜택이 돌아가는 할인카드를 줄줄이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고유가에 따른 국민부담 경감과 유가안정화를 위해 오는 9월1일 ‘석유제품판매 표시광고 고시'를 폐지한다고 밝혀 주유할인 카드는 변수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살펴봐야 한다.
각 카드사 주유특화 카드 내놓고 ‘함박웃음’
반면 현재 혜택 ‘폴사인제 폐지’ 따라 유동적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면서 기름값 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조금이라도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할인카드를 이용하려는 고객들을 잡기 위해 카드사들은 주유할인에 중점을 둔 상품을 내놓고 있다.
주유카드는 포인트 적립과 일정액 할인으로 나뉘는데 할인방법과 범위가 다르고 각종 조건이 붙기 때문에 보다 큰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의 주유패턴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적립은 일정한 포인트를 모아야 사용할 수 있고, 할인은 현장에서 바로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전월 카드 사용금액 조건과 특정 정유사 주유소에서만 혜택을 주는 카드가 많다.
할인혜택에 카드회원 급증
‘현대카드 O’는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ℓ당 60원 할인, LPG 충전소에서도 ℓ당 30원이 할인된다. 이 카드는 지난해 10월 출시이후 고유가 현상이 두드러졌던 올 2분기(4~6월)에 10만2000명이 가입, 1분기(1~3월) 가입자수보다 2000명 더 늘어난 수치로 6월말까지 36만5000명에서 7월 들어 3만명 가량이 더 몰리면서 39만5000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기존 회원에게 부가서비스 차원에서 발급되던 카드인데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 리터당 6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점이 알려지면서 신규가입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져 5~6월 신규회원에게도 기회가 제공됐다”고 말했다.
롯데카드의 ‘SK스마트 롯데카드’는 SK주유소에서 리터당 60원의 할인혜택과 주유금액의 0.5%를 OK캐시백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특히 롯데포인트와 SK그룹 포인트 프로그램인 OK캐쉬백을 한 장의 카드에 담아 보다 편리하고 혜택이 큰 포인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11월 출시 후 6월말까지 7개월 동안 14만6000장이 발급, 한달 평균 2만장 정도가 발급된 셈이다.
삼성카드의 ‘오일&세이브 카드’는 GS칼텍스에서 리터당 80원을 적립해준다. 기존 주유카드가 가지고 있는 ‘주유서비스에만 국한된 포인트’의 한계를 극복하고 적립된 포인트로 GS칼텍스 전국 3400여 주유소 외에 GS25 편의점, 자동차 정비업체 오토오아시스, CGV, 메가박스 등 다양한 사용처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출시 후 6월말까지 10개월간 총 13만1000장이 발급됐다.
KB카드의 ‘에쓰오일 KB카드’는 7월 현재 1만9000장이 발급됐다. KB카드 측은 “대부분 제휴카드는 출시 두 달 동안 3000~4000장 정도 발급되는데 최근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하면서 주유특화 카드의 인기가 급상승했다”고 말했다.
비씨 ‘매직탑카드’는 주말과 공휴일에 ℓ당 100원, 평일에는 80원의 적립 혜택이 있고 ‘대한민국 카드’는 GS칼텍스에서 주유할 때 리터당 80원씩 적립해 준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LPG차량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카드도 등장했다.
신한카드의 ‘신한 S-oil 보너스 LPG카드’는 S-oil에서 LPG 충전시 5% 청구할인과 S-oil 보너스포인트 0.5% 적립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기존 주유할인카드는 휘발유, 경유 중심이었는데 LPG까지 할인 대상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며 “자주 가는 주유소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를 고르면 기름값을 아끼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까지 2년 동안 경차 운전자에게 혜택이 주어지는 신한카드의 ‘경차 유류구매전용카드’를 활용하면 연간 10만원씩 절약할 수 있다. 휘발유와 경유를 구입할 때 리터당 300원, LPG는 리터당 147원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폴사인제 폐지’ 주시해야
그러나 정부가 고유가에 따른 국민부담 경감과 유가안정화를 위해 오는 9월1일 ‘석유제품판매 표시광고 고시'를 폐지한다고 밝혀 주유할인카드의 변수가 예상된다.
그동안 끊임없는 논쟁거리를 제공하던 주유소 상표표시제(폴사인제)가 폐지되면 각 주유소에서 여러 정유사의 기름을 섞어 팔 수 있어 카드할인혜택의 적용을 둘러싸고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정유사들의 결정에 따라 할인혜택의 축소나 폐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폴사인제 폐지에 따라 정유사와 주유소의 계약 관계가 정리된 후 정유사와 카드사간 협의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유가시대에 카드할인혜택을 보던 가입자들의 반발이 예상돼 직영주유소나 100% 자사 기름을 판매하는 주유소의 경우 카드 할인 혜택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8월까지는 현재 할인제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