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전전긍긍’ 속사정
한국타이어 ‘전전긍긍’ 속사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년째 없던 인턴사원 부활 ‘사돈을 모른 채 할 수도 없고…’

이명박 대통령의 외아들 이시형씨가 한국타이어에 입사했다. 시형씨는 인턴사원으로 약 3개월간 근무 후 정규사원으로 뽑힐지 여부를 가늠하게 된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한국타이어가 이 대통령의 사돈이 운영하는 기업인 탓이다. 특히 한국타이어가 10년간 없던 인턴제도로 아들을 취업시킨 것을 두고 모종의 특혜를 예고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가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정·재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이 대통령의 사돈 기업이다.
영등포 빌딩 위장취업 이후 다시 취업 뛰어든 MB의 아들
석연찮은 취업에 정 · 재계 뒷말 물싼 "특혜 주는 것 아냐?"

최근 정·재계에서는 대통령 아들의 한국타이어 취업이 화제다. 당초 1여 년간 유학길에 오를 준비를 해온 이시형씨가 갑작스럽게 발길을 돌려 취업한 것이다.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시형씨와 한국타이어와의 관계다. 한국타이어의 회장 조양래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사돈이다.
이 대통령의 셋째 딸 이수연씨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과 혼인했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늘 사돈인 조양래 회장과 그의 형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관계가 잦은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대통령과 기업회장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 모종의 특혜가 생기지 않겠느냔 우려였다.

이런 배경에 시형씨가 한국타이어 취직이 돼, 양가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이 아들이 간 기업이니만큼 뭔가 혜택을 주지 않겠냐는 추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미 시형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소유로 된 ‘영포빌딩’에 관리직으로 위장취업을 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한국타이어의 노림수(?)

시형씨는 함께 입사한 인턴사원 18명과 지난 7월21일 한국타이어에 첫 출근했다.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시형씨는 3개월간 인턴사원으로 근무하게 되는데 근무 실적과 자질 등의 평가를 통해 인턴 이후 정규직 입사여부가 결정된다.

그럼에도 정·재계 시각은 시형씨의 인턴 입사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시형씨의 한국타이어 입사과정에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는 일부 정치권의 지적도 한 몫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7월23일 저녁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아들의 입사에 대해 “가장 안전한 데 보냈다”며 “어디를 보내도 문제가 될 것 같아서 자기 매부(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랑 둘이서 의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타이어의 측은 시형씨의 한국타이어 인턴채용이 “조 부사장과는 무관한 공정한 절차를 거쳐 인턴으로 채용됐다”는 입장이다. 조 부사장과의 의논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그도 사실 한국타이어가 IMF이전에 인턴 제도를 실시했을 뿐 최근 10년간 인턴 제도를 운용하지 않았다. 의혹이 피어오르는 것도 바로 이 대목이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큰 회사를 가진 든든한 친인척도 없고, 백도 없어 매번 취업시험에서 낙방하는 청년백수들은 이시형 씨를 보며 허탈감을 느낀다”고 비꼬았다. 민주당도 논평을 통해 “이젠 아들까지 낙하산이냐”고 지적했다.
이런 의혹은 재계에서도 틈틈이 관측된다. 재계 한 관계자도 “대통령 사돈기업이 10년만에 인턴제도를 부활시켰는데 그 첫 번에 대통령의 아들이 입사했다면 관계가 없다는 말이 더 이상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게다가 시형씨의 인턴 입사가 의혹을 풍기는 대목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기 인턴십의 경우 모집 조건에 ‘2009년 2월 졸업 예정자’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시형씨는 이미 수년전 펜실베니아주립대를 졸업했기 때문에 인턴사원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가 인턴사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정시 인턴제도가 아니라 국내기업에서는 생소한 수시 인턴제도에 의해서였다. 한국타이어에 IMF이전 수시 인턴제도 시행사례에 대해 문의했지만 오래된 사안이라 알기 어렵다는 답변뿐이었다.

MB의 아들 독일까 약일까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임원으로 채용한 것도 아니고 정식 직원도 아닌데 인턴사원만으로 너무 이슈화 되는 것 같다”면서 “아직 채용이 결정 난 것이 아닌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통령 아들의 입사가 아닌 한 구직자의 인턴과정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국타이어에 아들이 입사한 만큼 세간의 시선이 따가운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오히려 이 대통령이 모종의 특혜를 주기에는 힘들지 않겠냐는 해석도 존재한다. 자칫 특혜시비에 휘말리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한 탓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 아들의 취직이라는 점에서 정·재계의 뒷말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시형씨의 한국타이어 입사가 이 대통령의 특혜로 이어질지, 일개 구직자에 취업에 불과할지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