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두나라당 되나?
한나라 두나라당 되나?
  • 김부삼
  • 승인 2005.02.1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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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朴 vs 反朴’격돌 조짐
한나라당은 제2창당에 버금가는 새로운 출발을 위해 지난주 충북 제천에서 열린 의원연찬회를 계기로 ‘반박(反朴)’기류가 형성된 가운데 전여옥 대변인이 박 대표를 공격했던 의원들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면서 `친박(親朴)그룹'과 반박그룹이 또다시 격돌할 조짐을 보이는 등 `연찬회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친박그룹은 "당직자도 개인적 의견은 피력할 수 있는 게 아니냐"면서 전 대변인을 두둔한 반면, 반박그룹은 "박 대표 측근정치의 부활 신호탄"이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한나라당은 당 쇄신 프로그램을 마련, 당내 분란을 수습하기 위한 정면 돌파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11일 염창동 당사에서‘연찬회 후속 대책회의’를 열어 당 쇄신 방안을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전여옥 대변인 홈피 글 논란 제천 연찬회에서 박 대표를 비판했던 정의화 의원은 10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몇개월 동안 박 대표의 행보를 보면서 독한 시어머니 밑에서 자란 큰며느리가 생각났다”면서 “제가 아는 박 대표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기에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의미에서‘제왕적 총재에게서 배운 것이 군왕적 대표냐’고 힐책했다”며 박 대표를 비판한 배경을 설명했다. 정 의원은 이어 “지난 두 번의 대선 실패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면 한나라당의 미래는 없다”고 지적한 뒤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회창 총재의 측근들이 지금은 자기가 했던 말과 행동을 잊은지 모르지만 언론과 우리 당원들은 분명히 기억한다”며 전 대변인을 이 전 총재의 측근들에 빗대고, 전 대변인의 비판을 박 대표에 대한 과잉충성으로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전 대변인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은 연찬회에서 인간적 신의가 모든 것의 출발이라고 새삼 생각하게 된 소회를 밝힌 것에 불과하다”며 “저들이 한나라당을 위해 박 대표를 비판했다면 나 역시 한나라당을 위해 저들의 신의없는 행동을 비판한 것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당내에선 “전 대변인이 없는 말을 만들어 낸 것도 아니지 않으냐”며 전 대변인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중도성향의 한 재선의원은 “전 대변인이 논평을 낸 것도 아니고, 개인적 소회를 밝힌 것에 불과한데 무리를 지어 전 대변인을 공격하는 걸 보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이른바 ‘반박’ 그룹은 박 대표와 전 대변인을 비판하기에 앞서 자신들은 그동안 당을 위해 무얼 했는지 살펴야 할 것”이라고 ‘반박’ 그룹을 몰아세웠다. 발전연 소속 홍준표 의원은 "당직자는 당무에 충실한 게 도리"라면서 "대표가 비판을 두려워해선 안되며, 친위세력들이 나서면 당도, 대표도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보수성향 모임인 `자유포럼' 소속 이방호 의원은 "전 대변인의 글이 박 대표의 속내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태도는 가족주의나 온정주의에 의해 당을 끌고가겠다는 것으로 적절치 못하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전 대변인은 "당 대변인으로서의 입장이 아니라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며 박 대표가 측근정치를 안한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당내 의원들이 잘 알지 않느냐"면서 "친박세력 세력화와도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당 쇄신 방안 구체화 한나라당은 11일 염창동 당사에서 김무성 사무총장 주재로 `연찬회 후속 대책회의'를 열고 당혁신추진위 구성을 비롯해 당 쇄신 구체화작업에 나선다. 핵심 당직자는 "연찬회를 통해 한나라당이 바뀌어야만 한다는데 대해 당내 모든 사람들이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젠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면서 "누구에게 물러나라거나 책임떠넘기식의 흔들기는 안된다"고 말했다. 반면 개혁성향의 소장파 그룹인 `새정치 수요모임(이하 수요모임)'과 선명야당노선을 주장하는 `국가발전전략연구회(이하 발전연)' 등은 의원총회 소집을 통해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개혁법안 처리문제 등을 의결할 것을 거듭 주장했다. 거창한 당쇄신 프로그램을 만들기보다 당장 의정활동을 통해 국민들이 한나라당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나가자는 것이다. 수요모임 회장인 정병국 의원은 "연찬회 내용 중 당 공식기구에서 의결할 것은 의결하고, 박 대표가 선택해서 바꿀 부분은 바꿔야 한다"면서 "우선 국가보안법 등 3대입법 처리문제에 대해 의원총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요모임은 14일, 발전연은 18일 각각 모임을 갖고 연찬회 후속대책을 논의한다. 한편 박근혜 대표는 이날 오전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위급하게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했다"면서 "당에서 국회 통외통위, 정보위, 국방위 등 관련 상임위 소집을 포함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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