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의 이미지는 ‘보여주고 싶은 나’와 ‘보이는 나’의 이미지가 서로 틀린다. 이유는 나의 ‘전달위주의 보여주고 싶은 나’와 수용자의 ‘해석 중심의 보이는 나’가 틀리기 때문이다. 즉 이미지의 구축은 해석, 의미 중심의 ‘피 대상자의 관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명박 대통령이 혹시 ‘왜, 내가 밀어붙이는 추진력으로 경제를 잘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국민들이 안 따라주는지 모르겠다’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현대에서 CEO로서 성공한 사장이고 나라 경영도 잘 할 수 있는데’라고 말이다.
그러나 만약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우선 그렇게 생각하는 데서부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국가경영이 비즈니스와는 다른 것은 자기 스스로 결정한 것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추진해 나가기만 하면 직원들이 따르면 되는 것이 기업의 생리라면 국가경영은 그렇지가 않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국가 경영은 무엇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여론의 경청 없이는 아무리 좋은 정책을 편다한들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 것이 국가 경영임을 알아야 한다. 즉 기업의 성공은 목표를 향한 추진력에 있다고 한다면 국가 경영은 물 흐르듯 국민과의 소통과 설득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소위 군림의 철학인 ‘I am Somebody’(나는 무엇이다)가 아닌, ‘I am Nobody’(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즉, ‘I am nothing’(자기 부정)을 통한 ‘humble’(겸손)을 통해서만이 성취할 수 있는 원리다. 이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책임과 보상’만이 우선 주어지는 기업의 ‘I am Somebody’ 원리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즉 국가경영에서는 정치 지도자는 국민 앞에서 ‘I am Nobody’ 라는 생각의 철학, 섬기는 언어, 섬기는 리더십을 견지하지 않는 한 언제나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원리이다.
레이건 대통령 PI(president identity) 담당관이었던 로저 아일즈는 ‘You are the message’(메시지는 바로 당신 그 자체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지도자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는 바로 그 자체가 국민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요, 지도자의 이미지로 직결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시대적으로도 ‘기술 시대’가 아닌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도래해 있다. 1960년대를 라디오시대, 1970년대를 TV시대, 1980년대를 컴퓨터시대, 1990년대를 인터넷시대라고 한다면 2000년대인 오늘날은 커뮤니케이션 시대라 정의할 수 있다. 즉 대상이 누구든지 상대와의 소통 여하에 따라 조직의 성공, 협상의 성공, 개인의 성공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과거 국민 소득 8천 불에서 현재 2만 불로 끌어 올릴 정도의 급속한 기술 진보를 가져 왔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노사 간의 갈등, 인간 간의 갈등, 나아가 정치인과 국민과의 소통 문제는 자연히 관심 밖의 일로 여겨져 왔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특히 소통의 문제가 오늘날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회자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최근 언론을 통해 국민과의 대통령의 언어 소통 문제가 심각한 화두로 지적되고 있는 것도 아마 그런 연유에서일지도 모른다.
물론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문제이겠냐 마는 어느 나라 지도자든 그러한 원리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이제 소통의 문제인 국민과의 쌍방커뮤니케이션, 설득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이 시대의 최고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결코 이 대통령의 정권의 성공도 국민과의 원활한 소통을 비켜가서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최근 언론을 통하여 다가올 8월 15일, 광복절에 이 대통령이 밝히겠다는 ‘개혁 청사진’도 사전에 국민과의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묻고 싶다. 만약 국민과의 사전 소통 없는 청사진이라면 국민으로부터 공감을 얻기는커녕 ‘개혁의 흑백사진’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I am Somebody가 아닌, I am Nobody 정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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