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 건국 60돌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보릿고개를 건너 세계13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기까지의 기적 같은 세월을 그 주인공인 국민들이 함께 이야기하고 미래를 기약할 때다. 건국60년을 진정한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5월 출범한 기념사업위원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행사들이 추진돼 왔다. 그 중에서도 가족들과 즐기기 좋은 문화행사들을 따로 엮었다. 1948년부터 오늘에 이르는 시간의 흔적을 부담 없이 따라가다 보면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낚을 수 있다.
◆ ‘1948년 그리고 오늘’ 특별 도서전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지난 1일부터 1층 전시실에서 건국 60년 기념 특별 도서전이 열리고 있다. ‘1948 그리고 오늘’을 주제로 진행되는 이 전시에서는 건국 이후 60년간 우리나라의 사회, 문화, 경제 전반의 발전상을 조명했다. 국립중앙도서관 소장자료와 분야별 관련 사진, 신문기사와 다양한 그래픽을 묶어 지루하지 않게 구성했다.
이를테면 개화기부터 제7차 교육과정에 이르기까지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국어교과서를 한곳에 묶어 시대에 따른 교육과정의 변천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하는 식이다. 경북 칠곡군 출신의 고 박진우 씨가 30여 년간 매일 써온 가계부를 통해서는 장삼이사의 살림살이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1966년에 50원이었던 갈치는 17년이 지난 1983년 1500원으로 가계부에 적혔다.
전시는 '삶·사람 그리고 우리의 사회', '나눔·어울림 그리고 우리의 문화', '땀과 희망 그리고 우리의 경제', '우리의 꿈, 그리고 미래', '건국 이후, 우리의 생활상과 발전상을 담은 추억의 영상' 등 5개 부문으로 나누어 구성돼 있다. 도서전은 31일까지 계속된다. 02) 590-0591
◆ 한국 현대사진 60년 ‘1948년-2008년’ 전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15일부터 한국 현대사진 60년사를 되짚어보는 기획 사진전이 열린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106명의 작품 380여점이 출품되는 대규모 전시다. 왕성하게 활동한 작가들의 작품 뿐 아니라 잊혀진 작가들도 발굴해 소개하고 있어 주목된다.
초기 한국 현대사진을 조망하는 ‘1948-1960’(제2전시실)에서는 6.25 전쟁과 민족 분단, 전후의 극심한 빈곤 등 고난과 극복의 시기에 한국사진계를 휩쓴 ‘생활주의 리얼리즘’ 사진을 만날 수 있다. 1950년대 대표적인 사진 그룹 ‘신선회’가 이 시기에 활동했다. 이해문, 정범태, 임응식, 신건이, 주명덕, 최민식 등의 작품 80여점이 선보인다.

‘한국현대사진 1970-1980’(제2전시실)에서는 강운구, 배동준, 한정식, 홍순태, 김기찬, 김영수, 양성철, 오상조, 육명심 등의 작품 120여점이 전시됐다. 70년대에는 전통의 몰락, 가족의 붕괴, 개인의 소외 같은 급격한 산업화의 그늘 속에서 작가들 개인의 개성과 시각을 드러낸 작품이 많았다. 주명덕과 강운구가 변화 과정에서 생긴 갈등과 단절에 주목했다면 육명심, 홍순태, 한정식은 다양한 형식 실험을 통해 이전 사진의 정형성을 극복하려고 했다. 1980년대는 김영수, 신복진, 전민조 등이 부조리한 권력에 대한 저항을 사진으로 표현했다.

‘한국현대사진 1990-2000’에서는 구본창 김대수 김중만 민병헌 배병우 오형근 이갑철 이정진 정인숙 최광호 김수강 김아타 김옥선 방병상 정연두 등의 작품 17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여러 매체를 혼합하고 기존의 사진 개념을 파괴하는 등 다양한 실험과 창작이 활발해진 시대다.
전시 기간 중에 ‘한국현대사진을 묻다’라는 주제의 강연회가 마련돼 있다. 여름 휴가철인 8월 15일, 22일, 29일에 가족 단위로 참가하면 전문작가가 찍어준 사진으로 가족 앨범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전시는 10월 26일까지 이어지고 관람료는 성인 기준 3000원이다. 02)2188-6114
◆ 건국60년 특별전 ‘그 고난과 영광의 순간들’

국립민속박물관의 특별기획전 ‘그 고난과 영광의 순간들’은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지금까지 60년의 시간을 살아온 개인들의 일상을 보다 아기자기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다.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보다는 60년을 촘촘하게 엮어온 수많은 ‘우리’들의 삶에 현미경을 댔다.
아버지가 월급날에만 맛볼 수 있었다는 말표 사이다, 서울 공장에 취직한 시골소녀가 들고 나온 푸른 옷가방, 철모로 만든 변기 바가지와 아이스케키통, 문을 여닫는 TV 수상기, 파리잡이 물병, 잡지 ‘선데이서울’, 빨간 공중전화통 등 기억 속의 생활용품들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통계자료도 눈길을 끈다. 1974년의 데이트 평균비용은 남자 4,235원에 여자 25원이었던 반면 2008년에는 남자 7만2,120원, 여자 5만8,420원으로 비슷하게 쓴다.
로보트 태권브이와 똘이장군 등 추억의 만화영화와 감동적인 스포츠 명장면,1970∼1980년대를 풍미했던 음악다방과 DJ박스도 재현한다. 현대 포니 1·2,코티나 마크Ⅴ,대우 로얄살롱 등 1970년대 이후를 대표하는 자동차 5대도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 ‘우리의 땀’, ‘우리의 생활’, ‘우리의 시간’, ‘우리의 추억’이라는 다섯 가지 주제로 500여점의 유물을 엮은 이 전시는 9월 15일까지 계속된다. (02) 3704-3153
◆ 건국60년 특별공연 ‘여민동락’

국립국악원은 15일 오후 7시30분 예악당에서 '여민동락'(與民同樂)이라는 주제를 달고 건국 60주년 기념공연을 연다. 이번 공연에는 국립국악원 정악단, 민속악단, 무용단, 창작악단 등 150여명이 총 출연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다. 관현합주를 시작으로 종묘제례악, 민속무용, 민속합주, 창작 관현악이 이어질 예정이다.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 한다’는 여민동락의 정신을 새겨 문화소외계층, 다문화가정 구성원 등이 공연에 초청됐다. 국립국악원 홈페이지(www.ncktpa.go.kr)를 통해 관람을 신청하는 일반인 200명에게 선착순으로 티켓을 주었는데, 14일 현재 아쉽게도 마감됐다.
◆ 건국60년 경축 ‘큰울림 한강축제’
△ ‘국민의 힘’을 테마로한 대형선단 수상퍼레이드
차분히 실내에서 건국60년의 자취를 살폈다면 슬슬 한강으로 나가봐도 좋겠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건국60년 큰울림 한강축제’가 15일 오후 2시 원효대교의 다리놀이를 시작으로 밤 10시까지 여의도 한강공원(원효대교~한강철교 사이)과 한강 위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30M급 대형 선박 2척을 각각 선두로 18척의 대형 선박들이 이끄는 수상 퍼레이드는 각 선박마다 각기 다른 테마로 장식되며 저녁 8시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한강을 누비며 웅장한 수상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 올여름 막바지 무더위를 날려버릴 ‘빅스타 콘서트’ 무대
△ 강과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을 불꽃 퍼포먼스
저녁 8시부터 한강공원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빅스타 콘서트’에서는 이효리, 원더걸스, 엄정화, 쥬얼리, 노브레인, 쿨, V.O.S, 박현빈 등의 대형스타들이 한 무대에서 대규모 콘서트를 선보인다.
행사 당일 15일 아침 8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원효대교 강남·북 방향의 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되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