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투자라더니 이면합의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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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파만파] 어청수 경찰청장 동생 성매매 업소 파문

성매매 업소 운영 일축하던 어 청장 동생 관련 ‘이면합의서’ 발견
‘룸살롱 행정적인 운영 부분에 최대한 협조 한다’ 는 내용도 담겨

잠입 취재 중 룸살롱 여종업원 “2차 호텔방 값은 50% 할인” 귀띔
야당 및 시민단체 어 청장 퇴진요구, ‘수신제가 하지 못했다’ 질책

▲ 어청수 경찰청장


어청수 경찰청장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성매매 업소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던 어 청장의 동생에 관한 새로운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재수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어 청장의 입지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어 청장은 “동생은 단순 투자자일 뿐”이라고 해명한 탓에 정치권으로부터 공세를 받고 있다.

<시사신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어 청장 동생 성매매 업소 운영 의혹 파문의 전모를 살펴봤다.

어청수 경찰청장의 신변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 4월 어 청장의 동생 어모씨(48)씨의 사업에서 비롯됐다.

그가 운영하는 부산 R호텔에 위치한 유흥업소에 그가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당시 어 청장은 “단순 투자자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최근 경찰 조사에서는 이와 배치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성매매 업소 관련 합의서

지난 8월12일 부산경찰청 수사과는 어씨가 부산 해운대 R호텔이 공매를 거치는 과정에서 호텔내 유흥업소 운영과 관련된 ‘이면합의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황은 R호텔 실소유주인 A(46)씨와 그의 사촌 B(48)씨가 불구속 입건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A씨 등이 지난 2005년 10월 호텔 부지 매입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전 토지 소유주인 이모(43)씨와 짜고 실제 매매대금보다 부풀린 이중 계약서를 만든 뒤 모 투자증권사로부터 당초 대출액보다 12억2000여 만원을 더 대출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경찰이 이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어 청장의 동생이 호텔 시공사 등과 공모, 공매 유찰 뒤 수의계약을 통해 감정가보다 싼 가격에 호텔을 매입하려 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 특히 이들 사이에서 작성한 이면합의서에는 어씨의 역할이 고스란히 명시돼 있다.

경찰에 따르면 어씨와 구속된 A씨, 시공사 N건설은 지난 5월 ‘대출금 미납으로 공매로 나온 호텔을 시공업체가 유찰키로 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이 이면합의서에는 어씨에 대해 ‘유흥시설에 대한 명도는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내용과 함께 ‘유흥시설에 대한 행정적인 운영에 대한 부분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경찰은 어 청장의 동생이 유흥업소 경영에 깊숙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조사결과 어씨의 호텔 투자금 가운데 4억5000만원은 이 룸살롱의 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어씨는 “채권 문제로 합의서에 명의를 올린 것일 뿐, 유흥업소로부터 배당금을 받거나 업소 운영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이번 수사와 관련 어씨에 초점을 맞추고 전면 재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 4월 최초 의혹이 불거진 이후 수사를 벌여 유흥업소 사장 등 4명을 입건했다.
그러나 어씨의 경우 17억여 원을 투자했지만 유흥업소 운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파문을 일축한 바 있다. 해당 유흥업소는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로 경찰 단속에 적발돼 폐업했으나, 이후 다른 유흥업소로 재개장해 영업 중이다.

때문에 정계 일각에서는 ‘제대로 수사가 이뤄질까’라는 의혹을 내보이고 있다. 어 청장이 어씨의 수사에 대해 은연중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된 까닭이다.

‘2차 방값은 50% 할인’

지난 8월13일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이에 대해 “경찰은 이 사건을 다시 수사하겠다고 했지만 누가 그 수사결과를 믿겠는가”라며 “이 사건은 당연히 검찰에서 즉각 재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 청장이 엄정한 법집행은커녕 자신의 지위와 직권을 남용해 범죄 행위를 은폐, 무마하는데 급급했다는 것이다.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도 논평에서 “동생의 불법행위를 비호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법질서 확립에 앞장서야 하는 경찰청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혹평했다.

이런 정황은 처음 어 청장 동생의 성매매 업소 소유 논란이 불거진 지난 4월부터 이뤄졌다. 당시 부산 MBC는 어 청장의 동생이 소유한 부산 해운대 R호텔 룸살롱에서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는 당시 뉴스보도가 삭제된 상태지만 지난 5월28일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부산 MBC는 지난 4월23일과 24일 두 차례에 걸쳐 어 청장의 친동생이 투자한 호텔에서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부산 MBC가 부산 R호텔 룸살롱에 잠입 취재해 여종업원들이 속칭 ‘2차’를 통해 성매매에 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들의 성매매 장소로 호텔 객실이 이용되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다. 해당 여종업원은 부산 MBC와의 인터뷰에서 “호텔방 값은 50% 할인된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또 부산 MBC는 호텔 개업식에 어 청장 명의의 대형 화환이 전해졌고 개업식 초청장에도 동생 어씨가 호텔 회장으로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에 대한 경찰의 반응이 각종 의혹을 쏟아 낸다는점이다.

부산 MBC는 최초 보도 다음날인 지난 4월24일에도 보도에서 “어청수 경찰청장의 동생이 최대 투자자인 호텔에서 버젓이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어청수 청장이 과연 몰랐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어 청장은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경찰조직을 활용해 은폐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었다.

방송은 이어 “경찰청장 동생이 호텔과 룸살롱을 운영한다는 소문이 돌자 경찰 정보라인이 본격 가동됐다”며 “부산경찰청 정보과는 어 청장의 지시로 동생 어 씨가 호텔에 돈을 투자한 경위와 언론사의 취재 동향, 심지어는 취재기자의 신상정보까지 보고서로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개입 대체 왜?

하지만 당시 이 보도는 가볍지 않은 사안 임에도 불구하고 MBC 본사는 물론 주요 언론사에서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부산MBC의 해당 보도가 ‘뉴스 다시보기’에서 삭제되며 석연찮은 뒷말만 남겼다. 파문이 확산된 것은 순전히 인터넷의 공이었다. 어 청장의 ‘촛불문화제’ 강경 대응 방침에 반발한 네티즌들이 보도영상을 주요 포털과 블로그 등으로 퍼 나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결정적으로 이번 사건에 어 청장의 영향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가중된 것은 어 청장 동생 관련 게시물이 삭제되기 시작하면서다. 사이버경찰청은 지난 5월, 언론 보도를 그대로 옮겨둔 포털 게시판, 개인 블로그에까지 어 청장 관련 게시물을 ‘명예훼손’을 이유로 삭제토록 조치했다. 이를 두고 세간에서는 ‘어 청장 보호하기’라는 뒷말이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현재 대부분의 포털과 블로그 약관은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면 포털 측에서 요구, 삭제토록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어 청장 측은 MBC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이 배경을 두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재까지 경찰 측은 구체적인 해명은 하지 않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포털 측에)삭제 요구 공문을 발송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 이유에 대해서는 더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어 청장의 동생 문제이니 만큼 구체적으로 밝힐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심지어 어 청장은 지난 6월 “어모씨는 동건물 실소유주의 권유로 투자했을 뿐, 룸살롱 운영과 무관하다”고 보도자료를 낸 이후 일체의 언급을 삼가고 있다.

하지만 경찰 안팎에서는 이번 수사에서 나오는 결론이 어 청장의 입지까지 위협할 ‘폭탄’이 될 가능성까지도 점치고 있다. 논란의 도마에 오른 어 청장 동생의 유흥업소 관련 수사가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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