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전 대표를 만난 한 인사는 “박 전 대표가 지난 대통령후보 경선을 거치면서 ‘사람공부 많이 했다’면서 진짜 자기 사람이 누군지를 정확하게 알게 됐다는 취지의 말을 최근 했다”며 “다음 승부를 앞두고 박근혜 사단을 정비하려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자기 사람은 끝까지 믿고 맡기는’ 것이 그의 인재관리 요령이지만 지난 대선 ‘뒷통수’가 상당히 아팠다는 것. 때문에 그는 최근 행사에 참석하거나 친박계 의원들과 식사를 같이 하면서 몇몇 인사들에 대한 검증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그는 계파색을 흐리게 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계파를 강조하는 듯한 모습은 장기적으로 득 될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너무 ‘친박’이란 계파 보스 이미지를 버리는 것이 좋겠다”며 “나라를 걱정하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세우는 것이 좋겠다”는 이만섭 전 국회의장의 조언처럼 계파색이 짙은 행보는 최대한 자제하며 지내고 있다. 이를 위해 박 전 대표는 친이계가 메머드급 정치모임을 만드는 데도 ‘친박계 모임’에 회의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당내에서 일부 측근들이 친박모임을 구성하려 하자, “왜 그런 걸 만드세요”라고 반문했다. 친이계의 계파모임에 대응한 것이었음에도 만류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저쪽(친이명박계)에서 저런 서클을 만드는데 우리도 박 전 대표를 따르는 의원들로 모임을 하나 결성하면 어떠냐”는 측근의 말에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저쪽이 한다고 우리도 그렇게 하면 이건 완전히 계보로 보이지 않겠느냐. 저 쪽은 저렇게 하더라도 우리는 우리대로 할 길이 있는데 꼭 그렇게 대립적으로 모든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계파색을 줄여나가자 중립지대의 인물들이 친박계와 한층 가까워진 모습을 보이는 등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박 전 대표와 친박계 의원 20여 명이 활동하고 있는 ‘여의포럼’에 김세연, 장제원 의원 등 중립성향의 의원들도 활동하고 있는 것. ‘순수 공부모임’을 표방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친박계였다는 점에서 ‘외연확대’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