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경이야” 문자로 꼬득여 동거까지
“나 여경이야” 문자로 꼬득여 동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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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아줌마의 ‘여경 사칭 사기극’

“어제 당직근무 했는데 피곤하다” 문자메시지 군 간부 수십명에게 보내
답장 오면 ‘여경’이라 속이고 만나 성관계는 물론 돈·핸드폰·귀금속 사취

▲ 본 사진은 특정기사 내용과 무관함


‘이번엔 사기꾼 아줌마한테 당했다?’

군(軍) 간부들이 또다시 농락 당했다. 여간첩 원정화에 이어 또다시 군 간부들이 경찰 간부를 사칭한 30대 여성의 사기극에 농락 당한 것이다.

이 여성은 검거되기 전까지 무려 20여명의 군 간부들과 만남을 가져왔던 것으로 알려져 군 당국에도 적잖은 파장을 가져오고 있다.

여간첩을 뺨칠 정도로 대담했던 30대 아줌마의 사기극을 들여다봤다.

여간첩 원정화는 자신의 공작활동을 위해 군 간부들에게 성(性) 로비를 펼쳐 정보를 빼냈다. 이번에 검거된 30대 여성은 성을 미끼로 군 간부들에게서 돈을 사취했다.

때문에 군 간부들은 여성들의 사기극에 정보도 뺏기고 돈도 뺏긴 ‘농락의 대상’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가정도 버린 현 경찰 부인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9월16일 사기 및 공문서 위조 혐의로 A(37·여)씨를 구속기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경찰 간부를 사칭하며 지난 2006년부터 무려 20여명의 군 간부들을 만나왔다. 양다리에 쓰리(?) 다리도 다반사였다. 더욱이 그는 현직 경찰관의 부인이자 한 가정의 주부여서 세간을 놀라게 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의 범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는 지난 2004년에도 경찰관을 사칭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이 현직 경찰관이기에 경찰관 사칭이 쉬웠던 것일까. A씨는 여경 사칭 행위를 멈추지 못했다.

그는 이미 경찰관의 생리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A씨는 본격적으로 여경을 사칭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정복 1벌과 근무복 2벌, 경찰 흉장 1개를 구입했으며, 몇 년 전 자신의 남편과 같은 경찰서에 근무해 서로 잘 알고 있는 여경 B 경감의 신분을 사칭했다.

A씨는 또 남편의 경찰 공무원증을 스캐너로 복사한 뒤 자신의 사진을 붙여 신분증까지 위조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올해부터 플라스틱 신분증을 사용하고 있지만 지난해까지 종이로 만든 신분증을 사용해 위조가 가능했다.

그러면서 군 간부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 번호가 ‘010-50**’으로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의도적으로 이런 번호를 무작위로 찍어 엉뚱한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A씨는 “어제 당직근무 했는데 피곤하다” 등의 미끼성 문자메시지를 군 간부 수십 명의 핸드폰으로 보낸 뒤 답장을 기다렸다. 그러면 군 간부들은 “문자를 잘못 보내신 것 같다”는 답장을 보내왔다.

그러면 A씨는 곧바로 “서울에 근무하는 여경 경감인데 실수했다”며 접근해 이들과 만남을 가진 뒤 성관계까지 맺었다.

가출 후 군 간부와 동거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결국 A씨의 범행은 사무실로 엉뚱한 전화가 자주 걸려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B 경감의 진정에 따라 경찰과 기무사의 공조 수사로 꼬리가 잡혔다.

A씨의 사기극에 농락 당한 피해사실을 알린 군 간부는 3명으로,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A씨의 법적처벌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외에 A씨가 지목한 대부분의 군 간부들은 “A씨를 모른다”며 A씨와의 만남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이들 피해 군 간부들은 A씨의 꼬득임에 빠져 돈을 빌려주는가 하면 A씨의 ‘결혼하자’는 말을 믿고 동거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만남을 가졌던 경기도 양주시의 C(35) 상사는 A씨로부터 무려 20여 차례에 걸쳐 5070만원을 사취 당했다.

C 상사는 A씨가 여경인 것을 철썩 같이 믿었기에 A씨의 요구에 계속해서 돈을 송금했다고 한다.

또 A씨는 지난 2월부터 만남을 가졌던 강원도 양구군의 D(31) 대위에게는 ‘휴대전화를 사달라’며 휴대전화를 선물 받았다. 거기에 전화요금 한 달치인 22만원까지 D 대위에게 대신 내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거 당시 A씨와 동거하고 있던 강원도 철원 군부대의 F(28) 대위는 A씨가 “결혼하자”고 접근해 최근까지 동거를 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F 대위로부터도 패물 명목으로 귀걸이, 팔찌 등의 귀금속 300만원어치를 사취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최근 자식과 남편을 버리고 집을 가출한 상태였고 남편으로부터도 이혼청구 소송을 받은 상태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광역수다대 지능팀은 “A씨는 어떤 피해자와도 합의하지 않은 채 혐의 사실을 그대로 시인했다”며 “범죄에 대한 어떤 회의나 반성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A씨는 의정부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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