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法 통과 막겠다”... 박대표 “뜻대로 되는 것이 있느냐”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특별법이 마지막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까?
지난달 28일로 예정된 특별법안의 국회 법사위 처리가 한나라당 반대파의 제동으로 무산되면서 회기 마지막날인 2일 국회는 신행정수도 후속대책 관련법(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특별법) 통과를 놓고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한나라당 이재오, 김문수, 박계동, 배일도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법안 통과를 막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들 의원은 ‘12부4처2청 이전’이라는 여야 합의를 “편법 야합”으로 규정하고 국회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 대표실에서 1일 현재 7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각각 의원총회를 거쳐 합의한 만큼 결국 통과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기는 하다. 그러나 이들의 반발로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며 자칫 법안 처리가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결론이 어떻게 나든 그 후유증은 심각할 전망이다. 통과가 되면 ‘농성 의원들’은 헌법재판소에 관련법의 위헌 시비를 가려달라는 헌법소원을 내는 한편 범국민 반대운동을 벌이겠다는 태세다. 반대로 처리가 연기될 경우 박근혜 대표를 중심으로 한 한나라당 지도부의 리더십은 회복불능 상태가 되고 한나라당은 심각한 위기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3·1절 휴일인 1일 오후 박근혜 대표는 농성장을 찾아 위로의 뜻을 전했고, 저녁엔 김덕룡 원내대표가 만나 의총 대비책을 논의했다. 여야 합의안을 환영했던 손학규 경기도지사도 농성장을 찾아 의원들을 설득했다.
농성중인 이재오 의원은 “과정이 너무 짧아 국민들이 찬반론을 개진할 기회가 없었다”며 “한번 더 논의할 수 있도록 4월로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박계동 의원은“수도 이전은 국가백년대계를 결정짓는 중차대한 사건인데 국민 여론도 들어보지 않고 이렇게 군사작전하듯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가 결정하면 재임 기간 큰 업적이 될 것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대표로서의 직무유기”라고 압박했다.
이어 과천이 지역구인 안상수 의원이“여론조사에서도 부정적인데 밀어붙이기 식으로 나가는 것은 대표님의 대권욕 때문이 아니냐”며 “여야 합의안에는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절차가 너무 적었다”고 했다.
이에 박 대표는 즉답은 피했다. “뭐든지 자기 뜻대로 되는 것이 있느냐.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입에 맞는 떡이 없다”고 받았다. 박 대표는 “정치 한두해 한 것도 아니고 슬기로운 판단이 선 것이 아니냐. 내일 (의총에서) 충분히 말씀하라”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박 대표에 이어 농성장을 방문한 손학규 지사에게도 공세를 폈다. 안상수 의원은 “손 지사는 수도권에서 완전히 가버렸다. 지사란 사람이 나라도 생각 안하고…. 대권 치워라”고 말했다. 손 지사는 “내가 대권만 생각했으면 (당내) 예비 선거도 해야 하는데 그 생각만 했겠느냐”며 “나라고 이런 내용이 전부 흡족하진 않지만, 나라가 전부 갈라졌으니 조금씩 뒤로 물러서야 한다”고 설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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