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질소 함량 높은 흰 결정체 유기물로 플라스틱 만드는 ‘독성물질’
‘멜라민 과자’ 이어 ‘멜라민 커피크림’까지 일파만파 커지는 ‘멜리민 공포’
또 ‘먹거리 공포’가 시작됐다.
중국발 ‘멜라민 쓰나미’가 국내에까지 상륙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이물질 검출 등으로 어수선한 식품업계는 이번 파동으로 업계 전반에 또다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보건당국 역시 지난 9월24일 국내과자 2개에서 멜라민이 검출되자 뒤늦게 수습에 나선 한편, 중국산 분유 등이 함유된 식품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26일 밝혔다.
국내 식품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중국발 ‘멜라민 공포’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보건당국과 업계는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멜라민’은 질소함량이 풍부한 흰 결정체의 모양으로 많이 발견되는 유기물로, 주로 플라스틱, 접착제, 주방용조리대, 접시류, 화이트보드, 화학비료 등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때문에 멜라민은 절대 음식물에 섞여서는 안되는 독성물질이다.
지구촌 강타한 ‘멜라민’
멜라민 파동은 지난 2007년 중국에서 만들어져 미국으로 수출된 애완동물사료에서 멜라민이 발견, 이 사료를 먹은 개와 고양이들이 신장질환으로 죽으면서 문제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던 지난 9월 초, 중국에서 멜라민이 들어간 분유를 먹은 유아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전세계를 경악케 했다. 이로 인해 전세계는 물론 국내에까지 ‘멜라민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처음 중국에서 ‘멜라민 분유’ 사태가 일어났을 때 분유 등 유제품 함유 소관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문제가 되는 중국의 22개 분유는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다”고 말해, 국내 소비자들은 이번 사태와 우리나라는 무관한 것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중국에 이어 홍콩에서 ‘멜라민 요구르트’가 확인되면서 파장이 커지자, 지난 17일부터 정부도 분유가 함유된 중국산 식품에 대해 멜라민 검사에 착수했다.
이어 우유 성분이 함유된 제품에까지 범위를 넓혀 조사에 착수, 22일에는 원유와 분유 외에 유청과 유당, 카제인 등 유가공품이 함유된 중국산 가공식품 전반으로 검사 범위가 확대됐다.
2차 가공식품도 비상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2차 가공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국내 식품업체들도 자신들은 문제가 된 22개 업체의 분유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사태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지난 24일 조사결과 해태제과의 ‘미사랑 카스타드’와 ㈜제이앤제이인터내셔널의 ‘밀크러스트’에서 멜라민이 검출, 이어 26일에는 2차 가공품인 중국산 커피크림에서도 독성물질인 멜라민이 검출됐다.
커피크림은 국민 대부분이 커피를 마실 때 사용했던 식품이어서, 과자보다 더 큰 파장을 주고 있다.
특히 이번에 멜라민이 검출된 유창에프씨의 ‘베지터블 크림 파우더 25’는 식물성 크림으로, 주로 밀크커피를 만드는 데 사용된 원료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커피 등과 섞여 다른 제품으로 재가공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이 제품을 인식하지 못하고 먹을 수도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식약청은 “이번에 멜라민이 검출된 커피크림이 ‘커피믹스’로 가공돼 유통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또 25일 중국 현지 조사결과 ㈜롯데제과의 중국 현지법인인 롯데 차이나 식품에서 제조된 초콜릿 쿠키에서도 허용치를 초과한 공업용 멜라민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너도 나도 발뺌만
2차 가공품인 중국산 커피크림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되자, 국내 소비자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하지만 식품업체들은 멜라민에 대한 국체적인 대응방안을 내놓기보단 ‘우리는 중국산 안 쓴다’는 식의 변명만 늘어놔 눈총을 사고 있다.
멜라민 검출 사건이 터진 직후 롯데제과와 크라운제과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산 분유파동과 관련해 초콜릿 분유와 아이스크림 분유는 국내산 또는 프랑스과 뉴질랜드산을 쓴다”고 강조했다.
롯데제과의 경우 중국 법인인 ‘롯데 차이나푸드’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것에 대해 “롯데 차이나는 한국과 일본이 합작투자한 회사로, 생산된 제품은 전부 중국에서만 판매되고 있다”며 수습에 나서고 있다.
오리온도 “‘카스타드’를 중국의 베이징과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에 들여오고 있으나, 중국산이 아닌 프랑스산 탈지분유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한편 멜라민이 검출된 해태제과도 중국 OEM 생산 제품 판매를 제한할 뿐 이번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검출된 멜라민은 우유나 분유가 아닌 ‘2차 제품’인 과자, 커피크림에서 발견된 만큼 향후 ‘제3의 제품’에서까지 멜라민이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전 세계 및 국내를 강타한 ‘멜라민 공포’는 당분간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