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업우려…中·印 반사이익
섬유수출 쿼터 폐지로 세계 섬유산업 판도변화가 진행중이다.
특히 미국과 일부 개도국들은 실업사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풍부한 노동력을 보유한 중국·인도는 올해 섬유수출 쿼터 완전폐지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섬유산업전문가들은 지난 79년이래 잔존해온 섬유수출 쿼터가 올해초 완전 폐지됨에 따라 섬유산업 세계판도가 급변, 중국과 인도의 수출실적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저임노동에 의한 중국 섬유·의류수출이 최근 탄력을 받고 있어 쿼터 폐지의 최대 수혜자라는데 이견이 없고 인도 역시 외국계 회사들의 현지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반증하듯 쿼터 폐지이후 6주동안 인도에는 시어스와 막스 앤 스펜서가 현지영업점을 신설했으며 갭 역시 최근 인도현지에 대한 자원공급을 대거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140억달러에 이르는 인도의 섬유수출은 오는 2010년까지 4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각에서는 5년내 800억달러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 저임 노동력이 풍부하고 대규모 외환보유액은 물론 운송·통신시스템을 포함한 인프라까지 향상시킬 여력이 있는 만큼 해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한계로 치닫고 있는 미국 섬유산업은 대규모 실업사태가 예상되는데 앞서 지난 74년 240만명을 정점으로 2000년까지 40%가 줄어드는 등 노동자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무역장벽 철폐는 긍정적이지만 그간 쿼터의 혜택을 입었던 중남미지역 개도국으로 진출한 섬유·의류업체의 수출감소로 이어져 수익이 급격히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지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엘살바도르는 쿼터폐지 전망으로 지난해 11월 수출이 30%나 급감했으며 도미니카공화국도 고용수준이 40%대까지 떨어져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세계 섬유·의류산업 전체의 수출실적은 연간 5000억달러에 달하는데 쿼터 폐지이후 수출이 꾸준히 늘어 오는 2010년까지는 1조2000억달러수준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저임노동에 의존하는 섬유산업 특성과 중국과 인도 진출로 창출되는 이익률이 높은 만큼 향후 수년간 세계 섬유·의류업계는 이들 국가에 투자를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섬유수출 쿼터제도는 지난 74년 유럽과 미국의 섬유산업 보호를 위해 MFA(다품목섬유협정)체결을 계기로 등장했으며 비관세장벽으로 비판받다가 94년 MFA자체가 전격 폐지됐다.
그러나 WTO(세계무역기구)체제 하에서도 무역자유화에 따른 과도기적 조치로 사실상 수출쿼터가 유지됐지만 잔존했던 쿼터관행까지 올해 초 완전 폐지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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