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 핫머니 주의보 내려
대만정부가 최근 환율급락에 대해 강력한 대처의지를 밝혔다.
이와 관련 대만중앙은행은 지난25일 美달러/대만달러가 31.175대만달러를 기록, 지난 2000년 9월이후 53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급락한데 대해 투기자금인 해외 핫머니 주의보를 내렸다. 또한 이례적으로 외국계 금융기관 임원들을 소집해 환투기를 위한 헤지펀드 등의 대만달러 보유는 용납할 수 없으며 현지통화로 보유한 자금은 주식시장에 투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중앙은행 관계자는 “현재 외국계 금융기관이 보유한 대만달러 자금이 주식시장에 투자되지 않고 환투기 목적으로 계좌에 단순 예치되는 상황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난주말 외국 투자기관 임원과의 회동에서 앞으로 외국계 투자자들의 대만달러 보유목적은 대만증시에 대한 투자로만 국한돼야 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대만중앙은행의 강경한 입장은 최근 대만달러 가치가 4년5개월만의 최고기록을 갱신하는 등 美달러/대만달러 환율이 폭락하는데 대한 정부대책의 일환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앞서 환율급락사태를 겪은 서울외환시장과 마찬가지로 지난 주말 美달러/대만달러 환율은 31.175대만달러를 기록하며 2000년 9월이래 53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당시 대만중앙은행 역시 최근 몇 주간 외환시장에 개입해 수억달러에 이르는 정부자금을 동원, 美달러화 매수를 통해 급락하는 환율방어에 역량을 기울였지만 모두 허사로 끝나버렸다. 전문가들은 대만금융당국의 강경한 입장표명에도 불구, 지난 2003년 금융시장을 전면 개방한 상황에서 환율방어에 한계가 있는 만큼 당분간 환율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美달러/대만달러 환율하락은 달러약세에서 막대한 외환을 보유한 동아시아 국가의 외화자산 운용정책에 따른 외환시장의 딜레마 때문인 것으로 파악돼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국제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일본과 함께 대만 역시 수출주도의 경제구조를 갖추고 있어 환율하락이 수출경쟁력 저하로 이어져 정부차원에서 강경한 대처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대만은 2427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외환을 보유해 일본과 중국에 이어 세계3위의 외환보유국으로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달러약세로 외화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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