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손대서 밑진 장사는 “택배와 유통 뿐!”
삼성이 손대서 밑진 장사는 “택배와 유통 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범삼성家 무리한인연만들기
▲ 택배업계가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최근 택배업계로 진출한 대기업들 대부분이 맥을 못 추고 있는 가운데, 뜬금없이 삼성그룹이 세간의 입방아에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은 이미 8년 전에 택배업계로 진출했다가 기존 대형 업체들의 ‘텃새(?)’와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힘 한번 제대로 못쓰고 쓰디쓴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끝내 진출한지 몇 해 만에 철수하는 수모를 당했다. 그런데 택배업을 접은 지 꽤 오래된 삼성이 왜 다시 거론되고 있는 걸까. 본지가 알아봤다.


지난 2000년 2월 삼성그룹은 계열사 삼성물산을 통해 인터넷 쇼핑몰인 ‘삼성몰’의 배송을 맡던 ‘HTH’에 39억원을 투자해 택배업계로 야심차게 진출했다.

범삼성가, 택배업 잇단 고배

당시 삼성물산은 쇼핑몰 서비스 강화를 위한 명목아래 택배업계로 진출했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 물류시장까지 넘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의욕만큼이나 상황은 불리하게 전개됐다. 삼성몰과 삼성플라자 등 그룹 내 유통계열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택배사업도 점점 물량이 줄어드는 등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끝내 삼성플라자 매각설이 나돌던 지난 2006년 삼성물산은 HTH 지분을 CJ그룹 내 유통계열사인 CJ GLS에 매각하고 택배업계에서 철수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삼성플라자 역시 이듬해에 애경백화점에 매각됐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삼성물산으로부터 HTH 지분을 인수한 CJ GLS 역시 대한통운과 한진, 현대택배 등 ‘빅3’의 틈바구니에 끼어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던 것. 사실 알고보면 CJ는 범삼성가에 속하는 기업이다.
나아가 아이러니하게도 범삼성가에 속하는 ‘신세계’ 또한 택배업계에서 고배를 마셨던 것.

삼성물산, 신세계 등 삼성가, 택배업계 진출했다가 고배
그나마 CJ GLS '빅4‘ 대열에 끼어 삼성가 체면 유지

신세계는 삼성물산이 택배업에 진출한 지 3개월 뒤인 지난 2000년 5월 백화점, 사이버몰 물류를 처리할 자회사로 세덱스를 설립했다.
이후 2006년 5월에 세덱스를 통해 택배업에 진출했다. 당시 신세계는 삼성물산처럼 이마트와 백화점 물량이면 택배시장에서 승부를 겨룰 만하다는 판단을 했지만 대형 유통업체 사이에서 존립이 어려워지자 결국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삼성물산이 HTH 지분을 팔았을 때나 신세계가 세덱스 지분을 팔았을 때 모두 시장의 반응이 긍정적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손대서 밑진 장사가 있다면 택배와 유통뿐 아니겠느냐”며 “물류업체 간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경험 없이 뛰어들다 보면 대기업들도 견디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빅4’간 경쟁심화

한편, 최근 택배업계는 크게 요동치고 있다.
신세계가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세덱스)를 한진에 넘기고 동원그룹이 진출 1년 만에 택배업에서 철수하는 등 택배업계의 지각변동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
현재 국내 택배업계는 이른바 대한통운, 현대택배, CJ GLS, 한진 등 ‘빅4’ 속에서 신규 진출한 대기업 계열 후발업체들로 섞여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하지만, 후발업체들이 기존 ‘빅4’ 텃새와 주위 환경 악화로 인해 맥을 못추고 하나둘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지자 어느 정도 ‘교통정리’ 수순을 보이고 있다.
물론, 후발업체들이 택배업에서 후퇴함에 따라 기존 ‘빅4’간의 경쟁은 심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택배업계 관계자는 “현재 택배업계에서 루머로만 떠돌던 후발업체들의 매각설이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제 교통정리를 통한 상위 업체들 몇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