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음악은 팀 명칭 그대로 '소규모'다. 김민홍과 송은지로 이루어진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는 소박하면서도 내면으로 잦아드는 스타일의 음악세계를 펼친다. 우리는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드림 팝' 혹은 '슬로코어'라는 카테고리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푸른새벽, 플라스틱 피플 등 남녀 보컬리스트가 우울한 심상으로 내면의 컬러를 읊조리는 스타일의 선례는 이미 존재하고 있음도 알고있다.
대개 이런 경우, 남성 보컬리스트는 별다른 감정이 실리지 않고 담백한 세계를 지향하기 십상이다. 반면 여성 보컬리스트는 팀컬러에 맞는 감정을 적절하게 발산한다. 그런데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는 조금 다르다. 송은지의 보컬은 한없이 투명하여 미스테리 할 정도인데 비해, 김민홍의 보컬은 절절한 고독함으로 가득하다. '역할전도'가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독특함이 곧바로 독창성에까지 이르지는 않는다. 이들은 자신이 예민하게 의식하듯 메지 스타(Mazzy Star)를 분명 닮아있고, 무엇보다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이라는 게 '변신'의 폭이 그다지 넓지 않은 것. 나쁘게 말하면 '태생적 한계'라는 말을 쓸 수도 있겠지만, 깎아내림은 여전히 이르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음악은 분명 한국 대중음악의 다양성과 성숙도에 만만치 않은 기여로 확고하게 자리매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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