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은행들, 금융시스템 위기 가능성 낮다”
“한국 은행들, 금융시스템 위기 가능성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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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부실화 가능성 낮고, 기업부채비율 크게 하락

한국의 은행들은 강화된 규제로 인해 가계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낮고, 기업의 재무건전성도 크게 개선되는 등 가계 및 기업부채 부실로 인한 위기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외화부채보다 많은 외화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외화자산 매각을 통한 외화자금 확보에 어려움이 없는 데다, 외환보유액도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11배나 많은 2,397억달러(08.9월말 현재)가 있어 긴급 상황에 안전판 구실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8일 일부 국내외 언론에서 제기하고 있는 한국 금융기관들의 부실화 가능성에 대해 이 같이 답하고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해 대외불안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긴급 기자브리핑을 가진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도 “은행들의 외화자금 사정을 매일 점검하고 있다”며 “은행들의 차환율이 굉장히 좋아졌고, 오버나잇 금리도 급등 후 다시 내려앉았으며, 정부가 150억달러 자금을 투입함으로써 단기간에 유동성 상황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시나리오별로 점검해봐도 은행들이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묘 “최악의 경우 은행들의 외화자산을 매각하거나 외환보유액을 지원하게 되는데 그 전에 시장은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가계 및 기업부채 부실로 금융시스템 위기 가능성 높다?

우선 가계부채를 고려할 때 가계부문의 금융자산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금융자산이 부채를 2.22배(08.6월말)를 초과하고 있어 금융자산으로 부채를 상환하고도 부채만큼의 자산이 남는다.

또 자산증가율과 부채증가율을 따져보면 다른 나라와 달리 금융자산이 금융부채보다 크게 증가했다. 2002년부터 올해 6월까지의 증가율을 따져보면 부채증가율이 57.4%인데 비해 자산증가율은 62.6%를 나타냈다.

아울러 가계대출의 60%는 채무상환능력이 양호한 중상류층을 상대로 한 주택담보대출로 구성돼 있는데, 담보인정비율(LTV)에 대한 엄격한 규제로 인해 LTV비율이 절반(47%)에 그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겪은 미국(LTV비율 94%)과 달리 부실화 가능성이 낮다.

기업부채 규모는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꾸준히 축소돼 왔다. 1997년 GDP 대비 기업부채비율은 131%였으나 지난해에는 104%로 낮아졌다.

아울러 기업들의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인해 기업부채비율이 1997년 424.6%에서 올해 1/4분기 92.5%로 크게 떨어졌다.

기업부문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이자보상비율도 1997년 1.2배(중소기업 0.8배)에서 지난해 4.1배(중소기업 1.7배)로 큰 폭 상승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고 우리 금융기관의 건전성 및 충당금 적립수준 등을 살펴보면 가계 및 기업부채 부실로 인한 금융시스템 위기 가능성은 낮다고 할 수 있다.

▶ 한국의 많은 부채가 달러로 조달되었는데, 이들의 만기 연장이 쉽지 않다?

최근의 신용경색으로 만기연장이 어렵고 비용이 증가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금융부문은 외화부채보다 많은 외화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외화자산 매각을 통한 외화자금 확보에 어려움이 없다.

9월말 현재 국내 은행들의 7일, 1개월 갭비율, 3개월 외화유동성비율을 살펴보면 모두 지도비율을 상회하는 등 엄격한 외화유동성 비율 규제로 미스매치 없이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은행들의 외화자금조달(08.6월말 외화부채/총부채비율 13.7%) 목적을 보면 국내 중소기업 등에 대한 원화대출보다 외화대출, 외화증권 매입 등 외화자산(외화자산/총자산비율 12.7%) 운용에 있어 유동성 확보에 덜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 중소기업 대출경향이 높아 중소기업들의 대규모 부도 위험에 노출됐다?

최근 유가급등 및 원자재 가격 상승, 그리고 환율 상승에 따른 KIKO 손실 등 중소기업들이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중소기업들의 대규모 부도에 따른 금융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중소기업 대출은 397조 1천억원으로 총대출(866.5조원)의 46%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 연체율이 다소 상승하고는 있으나 올해 1/4분기 기준 1.3%를 나타내고 있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손실흡수능력(Coverage ratio)이 2006년말 124.1%에서 올해 6월말 현재 138.4%로 올라갔으며, 중소기업 대출의 부실화가 일정부분 진행되더라도 은행의 건전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더구나 지난 1일 정부가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대책을 마련해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 한국은 수출주도형 국가로 세계 경기침체는 기업 수익성 악화와 실업률 상승으로 직결된다?

세계 금융시장 불안과 선진국 경기둔화 등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수출호조세는 지속되고 있다.

올해 수출증가율이 △1분기 17.4% △2분기 23.3% △3분기 27.6%를 나타냈다. 최근 지표인 9월 수출증가율은 28.7%로 나타났다.

이는 수출지역 다변화와 반도체, 선박, 자동차 등 수출품목의 품질경쟁력 제고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대한 수출비중은 1990년 30%를 차지했으나 올해 들어 11%로 줄어들었다. 반면 중국 수출비중은 1990년 1%에서 올해 23%로 상승했으며, 개도국 수출비중은 올해 69%를 차지했다.

향후 한국 수출의 구조적 강점을 감안할 때, 세계경제가 위축되더라도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수출기업 채산성은 원화약세에 의해 보완되는 측면이 있고 수출부문의 고용 기여도는 낮으므로 수출여건 변화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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