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분야 수입급증…경기회복 장애
부품·소재산업 부실화가 경기회복의 걸림돌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한 IT분야의 경우 수출실적에 비례해 막대한 수입유발효과가 있어 부품·소재산업의 급성장에도 불구, 부가가치 유출 및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산하 금융경제연구원은 최근 수출을 주도는 IT산업이 부품·소재에 대한 해외의존도가 높아 막대한 수입을 유발, 수출호조가 경기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국내 부품·소재산업은 양적인 성장과 달리 기술혁신주도 성장전략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낮은 기술력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완성품과 부품·소재분야간 상호작용으로 높은 기술수준을 갖춰야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며 “경쟁력 확충차원에서 장기 지원정책이 요청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에 따르면 부품·소재산업 생산액이 전체 제조업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3년 현재 38%이며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04년 11월말기준 45.8%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부품·소재산업은 양적으로 상당한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질적으로는 여전히 낮은 기술수준으로 후진성을 보여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부품·소재산업의 1인당 생산액은 2003년말 기준 2억원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데 전체 제조업 평균 1인당 생산액이 2억5000만원인데 비해 80%대에 불과한 규모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부품·소재업체들의 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인해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외환위기 이전대비 절반수준을 하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언급했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부품·소재산업은 외환위기 이전인 92년∼97년까지 연평균 11.6%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보이다 외환위기 직후부터 2002년까지 5.4%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대기업의 경우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15.9%에서 12.5%로 떨어졌지만 감소폭은 중소기업이 대다수인 부품·소재산업에 비해 상당히 적은 규모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연구원은 수출효자로 각광받고 있는 반도체 등 IT업종의 경우 수입의존도 및 수입유발효과가 과도하게 높아 수출호조가 내수경기를 부양시킬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반증하듯 전체 중간재 가운데 수입비중은 일반기계·정밀기기·자동차 등에서는 감소한 반면 IT 등 전자기기분야는 90년대 30%대에서 2000년 40%대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반도체·LCD·휴대폰부품 등 전자기기부품은 37.1%에서 54.8%로 수입의존도가 급등했으며 영상·음향·통신기기는 32.3%에서 48.1%로 급상승해 중간재의 수입비중이 높았다. 이 같은 IT분야 부품·소재산업의 부실화는 IT업종의 수입유발계수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2000년 IT업종 수입유발계수는 0.47∼0.55로 0.13에 불과한 일본에 비해 4배나 컸다.
더욱이 수출경쟁력면을 고려한 지표개선추이는 일반기계와 자동차의 경우에도 수입유발계수가 모두 0.28수준이었으나 일본이 0.10과 0.13을 나타낸 데 반해 2∼3배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와 함께 세계전체 부품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93년 2.6%에서 2000년에는 8.2%로 증가한 반면 국내업계 수출액은 같은 기간 13.1%에서 11.8%로 하락해 저조한 상황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