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방치된 옛 근대산업시설이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거듭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전북 군산 내항을 비롯한 5곳을 ‘지역근대산업유산을 활용한 문화예술창작벨트 조성 사업’의 2009년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문화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은 창고, 공장, 기차역 등 지역의 폐 산업시설을 특화된 지역문화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군산 내항 이외에도 △전남 신안의 염전과 소금창고, △경기도 포천 폐채석장, △대구 구(舊) KT&G 연초창, △ 충남 아산 구 장항선 등이 내년도 시범사업지로 함께 선정됐다.
이에 따라 군산 내항의 부두와 일제시대 건물이 근대사 체험 장소와 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신안의 염전은 미술관, 공연장 및 소금문화체험공간으로 꾸며진다. 대구의 구 KT&G 연초제조창은 대구문화창작발전소로 조성돼 예술 창작의 인큐베이터로 거듭날 전망이다.
포천의 폐채석장은 창작 스튜디어로 조성, 조각 분야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구 장항선은 도고온천역 등 구 역사를 공연과 전시를 위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이 사업은 △산업시대의 역사성과 지역의 정체성 보존, △지역주민의 예술창작 및 문화향유 기반 확대, △문화·예술·관광의 랜드마크 조성을 통한 지역재생, △근대산업유산 활용모델 제시를 통한 지역으로의 능동적 확산 유도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현재 개항 이후 근대 산업 시설 인프라는 일련의 역사 흐름을 조명할 수 있는 유산으로서 의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인식 부족과 개발논리에 밀려 훼손·멸실되거나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유럽 등에서는 산업유산의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문화적으로 보존·활용하여 도심 재생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하는 전략이 보편화돼 있다.
옛 기차역을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탈바꿈시킨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이 대표적인 사례다.
문화부 관계자는 “각 시범사업은 3년 기간으로 추진되며 올해 말까지 추진체계를 마련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며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향후 매년 1-2개소를 추가 선정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산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